(시작기도)
주님,
되어 질 상황을 예상하게 하시고
미리 준비하여 당황치 않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잠잠히, 담담히, 기꺼이 섬기게 하옵소서.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새벽에는 이 본문을 ‘일상의 은혜’로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는 이 시간
더 깊은 은혜를 누릴 수 있게 인도하여 주옵소서.
성령님을 의지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본문)
10. 이스라엘 자손이 그 곳을 떠나 오봇에 진을 쳤고
11. 오봇을 떠나 모압 앞쪽 해 돋는 쪽 광야 이예아바림에 진을 쳤고
12. 거기를 떠나 세렛 골짜기에 진을 쳤고
13. 거기를 떠나 아모리인의 영토에서 흘러 나와서 광야에 이른 아르논 강 건너편에 진을 쳤으니 아르논은 모압과 아모리 사이에서 모압의 경계가 된 곳이라
14. 이러므로 여호와의 전쟁기에 일렀으되 수바의 와헙과 아르논 골짜기와
15. 모든 골짜기의 비탈은 아르 고을을 향하여 기울어지고 모압의 경계에 닿았도다 하였더라
16. 거기서 브엘에 이르니 브엘은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시기를 백성을 모으라 내가 그들에게 물을 주리라 하시던 우물이라
17. 그 때에 이스라엘이 노래하여 이르되 우물물아 솟아나라 너희는 그것을 노래하라
18. 이 우물은 지휘관들이 팠고 백성의 귀인들이 규와 지팡이로 판 것이로다 하였더라 그들은 광야에서 맛다나에 이르렀고
19. 맛다나에서 나할리엘에 이르렀고 나할리엘에서 바못에 이르렀고
20. 바못에서 모압 들에 있는 골짜기에 이르러 광야가 내려다 보이는 비스가 산 꼭대기에 이르렀더라
(나의 묵상)
오늘은 본문이 짧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을 향해 계속 이동하며 진을 치고 떠나고 또 진을 치고 떠난다.
그런데 너무도 놀라운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16절 말씀으로서 40년의 광야생활 가운데 처음 보는 장면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생활 중 항상 물이 없다고 하나님께 불평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그 믿음 없음을 야단치시고는 또 물을 주셨다. 앞에서 있었던 므리바의 물 사건에서도 백성들이 아우성을 치니까 모세가 분을 내어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이나 치고 물이 나오게 된다. 이 일로 모세와 아론은 가나안 입국 금지 명령까지 받았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먼저 백성들에게 물을 주시겠단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시기를 백성을 모으라 내가 그들에게 물을 주리라”(16절)
그리고 백성들은 “우물물아 솟아나라 너희는 그것을 노래하라 이 우물은 지휘관들이 팠고 백성의 귀인들이 규와 지팡이로 판 것이로다”(17~18)이라며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무엇 때문에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졌는가?
그것은, 높이 들린 놋뱀을 바라본 이후 분명히 달라진 이스라엘 백성들의 태도에 있었다.
놋뱀 사건 이후 백성들은 하나님의 구원을 보았고, 하나님께 순종하여 자신들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그리고 물을 얻게 된 브엘에 이르기까지 진 치고 떠나기를 계속하며 자신들의 삶을 이어나간다.
그들이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고 물이 없었지만 이제 그들은 물이 없다고 아우성치지 않았다. 그러자 백성들의 상황을 다 보고 계시고 알고 계신 하나님께서 백성들에게 물을 주시겠다고 먼저 말씀하신다.
놋뱀 사건 이후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전히 목이 말랐지만 ‘이제 물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습니다’라는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에게 브엘에서 우물을 파게 하신다.
언제나 불평하고 원망하고 야단맞으며 물을 얻어 마시다가, 물 같은 것은 필요도 없는 것처럼 하고 있었더니 하나님께서 먼저 물을 주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노래가 나오고 기쁨이 충만한 삶이 되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토록 달라지게 한 것, 놋뱀을 바라보는 것은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이다.
십자가의 삶은 내가 주님과 함께 죽은 사건이요, 주님과 연합되어 다시 사는 삶을 말한다.
그 십자가에서 나의 죄가 사해졌고, 그 십자가에서 나의 옛 사람은 죽었다. 그 십자가에서 육신의 정욕, 이생의 자랑, 안목의 정욕을 못 박았다. 선한 일 이후 나를 주장하는 생각도 온전히 못 박는다.
십자가의 삶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게 필요한 것들이 참으로 많지만 그 필요에 내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
잘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하고, 승진하기 위해 인맥이 필요하고, 일하고 또 즐기기 위해 건강이 필요하고, 인정받기 위해 지식이 필요하고, 행복하기 위해 짝이 필요하고.....
그렇지만 믿음을 가진 우리는 이 필요에 스스로 목매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 필요들에 마음을 묶어두지 않고 오직 주님께로만 온 마음을 드린다.
그러면 내게 필요한 샘물을 내 눈 앞에서 하나님께서 솟아나게 하신다.
오늘 새벽 기도를 마치고 본당을 내려오면서 벽의 검은 돌에 새겨진 말씀이 놀랍게도
민수기 21장 17절 말씀인 것을 보았다.
“샘물아 솟아라”(공동번역)
30년이 넘는 동안 그 벽 앞을 지나쳤건만 한 번도 유심히 보지 않았던 그 검은 돌의 말씀이 오늘 내 눈에 확 들어온 것이 정말 신기하다.
내 안에 솟아나는 생수를 느낀다.
그것은 매일 말씀을 통해 나를 만나 주시는 성령님의 친밀감이다.
성령님과 함께 나는 오늘도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해 나갈 것이다.
새벽기도를 끝내고, 말씀 묵상을 하고, 오카리나 봉사 연주를 하고..... 지체들과 은혜를 나누고, 또 내일의 준비를 하고......
이스라엘이 온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면서 진 치고 떠날 때 하나님께서 필요한 샘물을 주신 것을 누리며 찬양하는 것을 보며 나의 오늘 일상도 성령께서 보여주시는 무한한 은혜를 찬양하는 하루가 될 것임을 생각한다.
일상을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로 사는 이, 십자가의 삶을 사는 이에게 하나님께서 직접 우물물을 파서 주신다.
오늘도 눈앞에 솟아나는 샘물을 보며 더욱 주님을 찬양하기를 소망한다.
(묵상기도)
주님,
삶에 필요한 우물물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나 제 안에 넘치는 주님의 생수를 더 간구합니다.
말씀으로, 십자가의 삶으로 이 생수가 제게 넘쳐나게 하옵소서.
그리고 이 생수를 주님 원하시는 또 다른 곳으로 흘려보내는 자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