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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낮은 값 경매
재배면적 늘어 생산량 증가
병해충 피해도 없어 단수 ↑
올해산 건고추·홍고추 값이 산지경매에서 지난해보다는 낮고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발했다.
5일 경북 서안동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에서는 건고추가 화건 600g(한근)당 평균 1만727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날 평균 경락값인 1만3995원보다는 23% 낮고, 1만원 초반대였던 평년 경락값과 비슷한 수준이다.
홍고추도 1㎏당 2420원에 거래돼 지난해 같은 날의 3301원보다는 26.7% 낮고, 평년과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
서안동농협 측은 “2일 올해산 홍고추에 대한 올해 첫 경매가 시작됐다”며 “강세였던 지난해보다는 낮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로 출발한 상태”라고 밝혔다.
건고추·홍고추 값이 전년보다 약세를 보이는 데는 재배면적과 단수가 증가해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산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날 건고추 화건의 공판장 반입량은 7.7t으로 지난해 1.3t보다 6배가량 증가했다. 홍고추 반입량도 13.6t으로 지난해 8.8t보다 크게 늘었다.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서 9917㎡(3000평) 규모로 시설고추를 재배하는 류재덕씨(49)는 “지난해 강세 여파로 경북지역에선 올해 고추 씨앗 판매량이 4%가량 늘어나는 등 재배면적이 증가했다”며 “특히 올해는 비가 적게 온 영향으로 병해충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단수가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북 이외의 주산지에서도 재배면적과 단수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동길 전남 해남군농업기술센터 원예작물팀장은 “해남지역은 건고추 재배면적이 지난해 839㏊에서 올해 852㏊로 소폭 늘었다”며 “병해충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단수는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건고추 재배면적이 3만2377㏊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4%, 6%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단수는 10a당 231㎏으로 지난해 대비 19.7%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노호영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장은 “올해 건고추 생산량은 7만4791t으로 지난해보다는 24.5%, 평년보다는 6%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량이 평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값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들이 많다.
조연수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 경매사는 “8월에 비 소식도 없어 현재로선 생산량이 감소할 요인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8월 중순부터 건고추 출하가 본격화하면 건고추 화건 평균 경락값이 600g당 1만원 이하로 내려가는 등 평년보다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