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시漢詩에는 우정의 고마움과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가 많다.
우선, 명나라의 유명한 시인 高啓(호는 靑丘다)의 시[尋胡隱君]다.
渡水復渡水 도수부도수
看花還看花 간화환간화
春風江上路 춘풍강상로
不覺到君家 불각도군가
이 오언절구五言絶句는 우애를 노래한 시로서 널리 칭송된다. 보통
한 작품 속에 같은 글자를 중복해 쓰는 것은 좋지 않게 여기지만, 이
시에서는 기와 승에서의 반복이 오히려 묘미를 준다.
물건너 또 물건너
꽃구경 또 꽃구경
봄바람 강변江邊길을 어슬렁어슬렁 걷노라니
어느새 자네 집에 이르게 되었네.
간결한 시지만 유유자적悠悠自適, 봄바람을 맞으며 술한잔 마시려고
친구의 집을 찾아가는 시인의 낭만과 운치가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다음은 두보의 빈교행(貧交行)을 보자.
飜手作雲覆手雨(번수작운복수우) 紛紛輕薄何須數(분분경박하수수)
손바닥 뒤짚으면 구름이 일어나고 또 다시 뒤엎으면 비되어 내리나니
경박한 이 세상을 헤아릴 수 없구나.
君不見官鮑貧時交(군불견 관포빈시교) 此道今人棄如土(차도금인기여토)
관중과 포숙아는 마음으로 사귀었네, 빈천을 초월하여 서로서로 도왔는데
이 일을 지금 사람은 모른체만 하누나.
<주석>
관(官) : 춘추시대 제(齊)의 환공(桓公) 밑에서 명상(命相)으러 일컬어진 관중(官仲)
포(鮑): 관중(官仲)의 친구인 포숙(鮑叔)
기여토(棄如土): 흙처럼 값없는 것이라 해서 아낌없이 내버린다는 뜻.
<해설>
빈교행(貧交行)의 행(行)은 '노래'와 같다. 따라서 이 제목은 가난한 때의 교제에 대한 노래라는 뜻이다. 작가가 장안(長安)에서 빈한한 생활을 하면서 사관(仕官)을 구하던 시절의 작품으로 보인다. 작가의 열망(熱望)에도 불구, 조정(朝廷) 사람들은 그에게 냉담해서 쉽사리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냉담한 세상에 노여움과 절망을 느낀 그가 이 시로써 어느 특정한 개인에 대한 분노를 나타낸 것이란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