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옥따옥" 따오기를 만나다
우리나라 동요에 나오는 새들이 참 많다
뜸부기, 꾀꼬리, 파랑새, 방울새,
종달새, 뻐꾸기, 따오기 등
여러 종류의 새가 있다
이 새들 대부분 오랜 세월 인간과
더불어 살아오고 있다
그들 중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로 시작되는 동요 속의 따오기
한국, 중국, 일본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귀한 생명을 이어갔던 철새
농경시대 인류와 함께 했던
고귀한 새이지만
환경 변화와 서식지 파괴 등으로
안타깝게도 멸종 위기에 처한 따오기
우리나라에서도 1979년 판문점에서
마지막으로 따오기가 목격된 후,
더는 자연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1981년 중국 샨시성에서
7마리가 야생에서 발견되어
이들을 통해 멸종 직전에 복원되어
다시 날갯짓을 하게 된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새이다
우리나라도 2008년 중국에서
암수 한쌍을 기증받아
창녕 따오기 복원 센터를 운영하면서
온갖 정성으로 복원시켜
2018년부터 방사가 시작되어
차츰 개체수가 늘어가고 있다
이렇게 멸종되었던 따오기
40여 년 만에 이 땅에도
따옥따옥 소리가 들리게 된 것이다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런 고귀한 따오기를 만나려
창녕 따오기 마을을 한번 가봤으면
바람해 왔는데
며칠 전
시흥 호조벌에 따오기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다
따오기를 바라보며
귀한 모습에 흠뻑 빠져
따오기와 온종일 같이 있었다
그 늠름하고 우아한 자태를 보면서
멸종에서 복원되어 다시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따옥따옥, 처량한 울음소리"
어린 시절 동요로만 들어왔던
따오기의 울음소리가 현실이 되어
내 귓가를 울린다.
시흥 호조벌의 맑은 하늘 아래,
한 마리 따오기가 우아한 자태로
날갯짓을 펼친다.
곱게 물들어 가는
가을 풍경과 어우러지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그 순간 나는 자연과 따오기가
전하는 경이로움에 사로잡혔다.
가을 하늘을 가로지르며
햇살과 부딪처 곱디고운 날개 빛깔이
눈부시게 화려하다
따오기는 우리의 역사와 함께
숨 쉬어온 고귀한 생명이다
흰 깃털이 햇빛에 반짝이고,
넓게 펼친 날개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멋스럽다.
순백색에 날개 가장자리와
꼬리 깃털은 저녁노을빛을 닮고
얼굴 뺨도 붉은색을 띠어
행운과 축복의 새로 여겨진다
번식기에 수컷은 목에서
분비하는 회색 가루로 몸을
염색하며 치장을 하고
암컷은, 번식기 동안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증가하여 깃털 색이
변화하는 것이라 한다
따오기의 번식기 변화는
이 새가 얼마나 독특하고
흥미로운 생물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다.
호조벌을 찾아온 따오기
가을 햇살과 저녁노을에 반사되어
그 아름답고 고매한 자태
정말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1925년 한정동 작사, 윤극영 작곡의
동요 '따오기'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이 노래는 일제강점기 시절
고통받는 조선을 떠나야 했던 이들의
애달픈 마음을 담고 있어
당시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이 노래는
단순한 그리움을 넘어,
자연 회복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우포 따오기 마을에 봄이 오면
수컷은 나뭇가지를 물어
암컷에게 선물하며 썸을 타고
사랑을 고백한단다
이렇게 서로를 알고 연을 맺으면
둥지를 마련하느라
좋은 소나무를 찾아다닌다고 한다
멋진 사랑을 위해 물가에서
목욕을 하며 몸단장도 하고
청아한 따옥따옥 소리도 줄이고
산란 준비를 하는 따오기
맺은 인연 절대 저버리지 않는
고결한 품성을 가졌다 하니
더한층 품격과 격조가 높아 보인다
우포늪 태어난 고향을 멀리하고
호조벌에 나타난 따오기 한 마리
따오기 마을을 벗어나
홀로 여행을 하는 걸까?
아님 살아갈 새로운 곳을
개척하려고 물색 중인 걸까?
저어새, 백로, 왜가리, 기러기
모두들 무리 지어 함께 하는데
상서로운 따오기 그들 틈에 끼어
홀로 움직이는 외로운 모습
왜 그리 측은해 보이던지...........
따옥아!
먹이활동 열심히 해서
올 가울 체력 비축해
새봄이 오면 평생 함께할 짝쿵
만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따옥따옥" 울리는
따오기의 소리가 이제는 더 이상
처량하지 않기를, 소원하며
희망과 생명력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갈 때,
따오기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 소망이 따오기의 날갯짓에 실려,
하늘을 향해 힘차게 펼쳐지기를.....
2024.10.17
배규택
#따오기 # 호조벌 따오기
#따옥따옥 따옥소리 #천연기념물 198호
첫댓글 너무 평화롭고 여유롭고 자유롭고 ...
오늘 저는 따오기가 너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