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종류에 대한 분류는 철학적 입장에 의한 분류와 과학적 입장에 의한 분류로 크게 나뉜다.
철학적 입장의 대표적인 경우는 피셔의 분류인데, 헤겔변증법에 기초하여, 예술의 분류 근거를 상상 작용에 두고
(1) 상상력이 직관으로 작용하는 경우, 시각에 대한 '객관적'예술로서의 조형예술과,
(2) 상상력이 감정으로 작용하는 경우, 청각에 대한 '주관적'예술로서의 음악과
(3) 양자가 종합된 상상력이 관념적 감각성에 근거한 '주관적. 객관적'예술로서의 시적 예술로 나눈다.
이 삼분법이 조형예술을 건축. 조각. 회화로 분화시킴으로써 결국 5개의 주요한 예술형식이 성립하게 된다.
과학적 입장에 의한 분류는 발생론적과 유형학적으로 구별된다.
발생론적 입장에 서있는 쉬마르조프는 시가예술내에서 음성을 예술형식으로 하는 음악과 몸짓을 예술형식으로 하는
연극과 음성 몸짓을 종합으로 된 언어를 근본요소로 하는 시를 구별하고, 이것에 따라 공간 예술내에서 입체의 형
성자로서의 조각과 공간의 형성자로서의 건축, 그리고 입체와 공간의 종합으로 된 형상을 표현수단으로 하는 회화
로 나눈다.
그에 따르면, 3대 예술인 연극과 조각, 음악과 건축,시와 회화가 시·공의 계열에 따라 대응하게 된다.
문학은 예술의 이러한 하위분류 중 언어를 근본요소로 하는 시에서 발전된 장르이다.
요즈음은 산문인 소설 등이 더 위세를 떨치고 있고, 언론의 대중매체의 중요성으로 인해 비평에 비중이 실려지고
있다. 물론 비평활동은 앞서의 모든 예술의 종류를 포괄하여 전개되고 있다.
그러면 문학평론 내지는 비평이라는 명칭으로 사용되는 장르의 개념은 무엇인가?
'문학'으로 범위를 좁힐때, 작가가 창작한 작품을 대상으로 일반독자들이 나름대로 가치판단을 내리는 경우나, 좀
더 전문적인 독자인 비평가들이작품에 대해 가치판단을 내리거나, 문학 전반에 대한 심미적인 판단을 내리는 모든
행위가 바로 비평의 개념과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즉 좁은 의미에서 한 작가나 작품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그러나 비평행위는 평가를 내려야 하므로, 무엇보다 높은 가치의식이 요구되며, 가치판단에는 어떤기준(Criterion)
이 있어야 한다.
요약하면, 문학비평은 정확한 비평 기준과 비평적 안목에 의해 작품에 대한 올바른 가치판단을 내리는 실천적 행위
라고 볼 수 있다.
1-1-2. 비평의 어원적 고찰
비평은 그 어원을 통해서도 개념을 파악해 볼 수 있다. 동양에서는 위진시대 제나라 사람 안진추(顔之推)가 맨 처
음 문학평론에 관한 용어를 썼다고 전한다.
그의 가훈에는 문장을 배우려면 먼저 친구에게서 평론을 얻은 뒤에 발표해야 한다고 적혀있었다.
여기에서 쓴 평론은 실천비평(評)과 이론(論)을 의미한다. 그리고 평론이란 용어와 거의 동일한 명칭으로 쓰이는
비평은 여러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비(批) :
1. 손으로 치다
2. 밀다
3. 바로잡다
4. 판정, 품평하다
5. 서로 잇다
6. 약정하다
평(評) :
1. 헤아리다
2. 공평하게 하다
3. 논평하다
4. 선악을 따지다
5. 고치다, 바로 잡다
6. 판정하다
비평이라는 'criticism'의 어원에는 희랍어 'krino'나 'krinein'에 내포되어 있는 다른 뜻을 함께 고려해 보아야
한다.
생사의갈림길이나 중대 국면을 지칭하는 위기(crisis)라는 의미와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카타르시스(catharsis)의 배설 혹은 심리적인 정화라는 의미가 그것이다.
비평의 주요한 속성에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출하고 싶은 욕구와 정치적 사회적으로 문학에 대한 인식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어원적으로 비평에 해당하는 criticism(독일어의 kritik, 불어의 critique)은 라틴어 criticus, 희랍어 krinein에
서 나온 말로 critic에 ism을 더한 말이다. 라틴어 criticus는 'a judge'의 뜻으로 '재판관', '심판관', 감정가',
'심사 원'이라는 뜻이며, 희랍어 crinein은 '분할(分割)', '구분' 또는 '결정하다'(todecide), '식별하다 ', '권위
있는 의견을 말하다'(to give an authoritativeopinion)라는 뜻에서 온 말이다.
결국 'criticism'은 판단, 식별의 뜻이며, 판단작용, 선택의 일들을 의미한다. 비평은 결국 판단과 식별에 의한 평
가작용을 의미한다.
또한 평가는 가치를 규명하고 그 의의를 밝혀야 하므로, 비평은사물의 가치를 판단하고, 그 의의를 천명하는 것이
다. 따라서 이 판단과 평가의 작용 이 문예작품이나 문학의 이론이나 여러 문제에 미칠 때 문학비평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논의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설명으로 정리할 수 있다.
① 판단한다. to judge
② 가치를 평가한다. to evaluate
③ 분석한다. to analyse
④ 감상한다. to appreciate
⑤ 결점을 찾는다. to fault-finding
⑥ 칭찬한다. to praise
⑦ 종류를 나눈다. to classify
⑧ 비교한다. to compare
비평작업이라는 것을 위의 여덟 항목으로 종합해 봤을 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예술 작품을 접할 때 이러한 비평작업들이 수행되곤 한다.
즉, 문학비평에서도 일반적으로 행하는 독서행위에 약간의 방법과 기술을 응용한 행위라고 볼 수도 있다.
1-2. 비평 시대의 도래
1-2-1. 이론비평과 실천비평
독서의 상식적인 차원에서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차원까지를 포함하는 비평이란 한편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것은 이론비평(theoretical criticism)과 실천비평(pracrical criticism)의 두 분야이다.
문학의 본질과 기능, 가치 평가의 기준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이론비평이라면, 고금의 문학작품에 대해 그 의미
를 해명하고 가치를 평가하며 작가의 기능을 논하고 그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실천비평이다.
ㄱ) 이론비평 theoretical criticism
일반적 원리에 기초하여 문학작품의 고찰과 해석에 적용될 수 있는 용어·구별·범주들의 일관된 체계는 물론이고 작가와 작품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려고 노력한다.
서양 최초의 이론비평서로는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의 <시학 peri poitiks>이 유명하다. 동양에서는 중국 유
협(A.D. 465∼521)의 <문심조룡(文心雕龍)<이 알려져 있다. 현대에 와서는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1916)을 비롯하
여 프라이(N.Frye)의 {비평의 해부}(1957) 등 많은 이론 비평서가 나왔다.
우리나라 이론비평의 예로는 이광수의 <문학(文學)이란 하(何)오>를 들 수있다. 이광수는 문학의 정의, 문학과 감
정, 문학의 재료, 문학과 도덕, 문학의 실효, 문학과 민족성, 문학의 종류 등에 관해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ㄴ) 실천비평 pracrical criticism
실천비평은 특정한 작품과 작가들에 대한 논의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비록 이론의 토대 아래 비평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실천비평의 경우 이론이 표면에 드러나기 보다는 내재되어 기능
한다.
현대 실천비평의 예로는 마르크스주의 계통에서 루카치의 [톨스토이와 리얼리즘의 문제](1936), 구조주의 계통에서
바르뜨(R.Barthes)의 [로브그리예에 관한 계산서] 등이 있다. 우리나라 근대문학 초기에는 김동인의 [춘원연구]가
실천비평의 영역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평론이란 이름 아래 쓰여진 작품에 대한 논의는 모두 실천비평의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1-2-2. 비평시대의 도래
서양에서 문학비평이라고 할 수 있는 최초의 작업은 BC 4세기경의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시학(詩學)>이다
찬반론 등 많은 논의를 빚어낸 그의 이론은 지금까지도 유효하게 사용된다. 그는 비극이 카타르시스를 가져온다고
썼다. 비극의 공포가 평소에 쌓였던 답답하고 무거운 감정으로부터 관객을 해방시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이 의견은 비극 작품의 내면과 관객의 마음의 움직임을 동시에 똑똑하게 관찰한 결과 생긴 탁월한 비평이다.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자, 중세적인 신학의 지배에서 문학을해방하기 시작한다.
자아의 표현으로서 문학을 생각하는 근대문학의 개념이 싹트게 된 것이다. 이때 그리스 ·라틴문학의 재발견이라는
문제가 등장한다.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모습을 읊고 묘사한 것으로서 고전부흥의 기운이 일어났으며, 아리스토텔
레스를 비롯한 고대 시학이 크게 각광을 받게 되었다.
낭만파의 시대를 맞이하자 근대비평의 시조격인 프랑스의 생트-뵈브가 등장한다. 근대 과학정신에 바탕을 두어 개
별적인 문학작품의 실태를 추구하려 한 것이 그의 업적으로 꼽힐 수 있다.
작가의 전기적인 사실을 조사하여 작가의 내면세계와작품 사이의 유기적인 관련을 발견하면서 비평심리학(批評心理
學)을 엮어나가고, 한 나라 문학의 전개를 그 나라의 역사와의 연관성 위에서 파악하려는, 이른바 문학의 역사적
비평을 만들어낸 것은 그의 독창적인 작업으로 들 수 있다. 생트-뵈브의 비평방법은 20세기 들어 여러 가지 점에서
비판을 받게 된다. 그러나 문학 작품의 부수물로 생각되던 비평 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문학적인 자율성을 갖게 된
것은 그의 뚜렷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즉, 창조로서의 비평은 다음 세대인 보들레르의 예술비평에서 한층 확고한
것이 되고, 보들레르에게서 시작되는 상징주의문학운동은 비평과 창작을 거의 표리일체(表裏一體)의 문학행위로보
는 근대문학에서 획기적인 전개양상을 보인다. 제1차 세계대전 후인 1920년대에는시나 소설보다 비평에서 날카롭고
풍요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이어서 30년대가 되면 미국에서 뉴크리티시즘(신비평)이 출발한다.
비평에서 낭만주의적인 편견을 없애고 문학작품 자체를 논의하는 일군의 비평가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것은 롤랑 바르트의 구조주의 비평과 노드롭 프라이의 신화비평(神話批評)으로 변모하여 오늘에 이른다.
한국의 문학비평은 1920년대 후반의 민족주의 문학파와 프로문학파의 대립·논쟁에서 근대적인 의미에서의 제 모습
을 갖추게 된다. 프로문학파인 김기진(金基鎭) ·박영희(朴英熙)는 프롤레타리아 계급혁명에 바탕을 두고 문학도
그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염상섭(廉想涉) 등의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국민문학파가 맞서 서로 논쟁을 벌이고, 양주동(梁柱東) 등은 양
쪽의 타협을 주장하는 절충론을 내세운다.
이어서 30년대에는 프롤레타리아문학을 적극 주장하는 카프비평가 임화(林和) ·김남천(金南天) ·안함광(安含光)
등이 등장하여 계급문학론을 펴나간다.
그러나 1935년 일제에 의한 카프 해산으로 이들의 활동은 막을내린다. 이어 1934년을 전후해서 전문적인 비평가가
대거 등장한다. 이때 등장한 비평가는 최재서(崔載瑞) ·김기림(金起林) ·김환태(金煥泰) ·김문집(金文輯) ·백
철(白鐵) ·김남천(金南天) 이원조(李源朝) ·이헌구(李軒求) 등으로 개성있는 비평활동을 전개한다.
1945년 해방 후, 좌우의 대립은 문학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민족문학과 정치주의 문학을 놓고 김동리(金東里)·조연
현(趙演鉉)과 김동석(金東錫) ·김병규(金秉逵)의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다. 50년대에 접어들자 6 ·25전쟁의 비극
으로 전후문학이 새로이 자리를 잡는다.
비평에서도 서구의 문예이론을 받아들인 비평가들이 등장하여 문학작품의 구조적인 분석에 주력하는 한편,
한국 문학의 지상과제인 민족문학의 이론 확립에 관한 꾸준한 작업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1-2-3. 비평의 과제
전통적인 비평의 이론과 실제의 유형은 문학작품을 설명하고 판단하는데 있어서, 작품을 외부세계 혹은 독자 또는
저자에 귀착시키는가, 아니면 작품 자체를 하나의 실체로 보는가에 따라서 몇 가지로 구별될 수 있다.
첫째, 문학 작품이 작품의 내용을 구성하는 대상과의 관계에서 볼 때에는 모방론적 비평관이 성립되며,
둘째, 문학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과의 관계에서 볼 때에는 효용론적 비평관이 성립되고,
셋째, 문학을 작가와의 관계에서 볼 때에는 표현론적 비평관이 성립되고,
넷째, 문학을 그 자체로서 하나의 자족적 관계로 볼 때에는 존재론적 혹은 객관적 비평관이 성립된다.
이는 에이브럼즈(M.H. Abrams)의 설명을 통해 논의해 볼 수 있다. 이는 제2강에서 자세히 논의하기로 한다.
이러한 비평 유형들은 개별적으로 구분되어 작품 분석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모방론 계열의 사실주의 비평은 문학의 원천으로서 사회를 논할 뿐 아니라 문학의 사회적 효용에 관해서도 말한다.
문학이론가 웰렉(R. Wellek)이 구분한 외재적(extrinsic) 비평과 내재적(intrinsic) 비평으로 구분한 것에 따르면,
모방론·효용론·표현론은 외재적 비평에 속학고 존재론은 내재적 비평에 속한다.
인간의 생활이나 우주만상, 독자에의 영향, 작가의 정신 등은 모두 문학작품의 외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의미
있는 구조는 작품에 내재하는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결국 비평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그러한 외재적 요소와 내재적 구조 사이의 유기적 관련성을, 문학작품을 손상하지
첫댓글문학평론가 박태상 교수는 연세대 문과대 및 동 대학원에서 공부하여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M. S. U) 객원교수와 연세대 대학원·교육대학원·고려대학교 등에서 강사를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방송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문학비평에 관한 박태상 교수의 글을
첫댓글 문학평론가 박태상 교수는 연세대 문과대 및 동 대학원에서 공부하여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M. S. U) 객원교수와 연세대 대학원·교육대학원·고려대학교 등에서 강사를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방송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문학비평에 관한 박태상 교수의 글을
<문학비평의 개념과 어원>, <비평의 4가지 관점>, <역사·전기적 비평>, <형식주의 비평>, <구조주의 비평>, <심리주의 비평(정신분석 비평)>, <신화 원형비평>으로 나누어 올린다. html로 되어 있는 것을 텍스트로 옮기면서 그림이나 도면 등은 생략하였으며,
일부 원문 상의 기표는 시인성을 고려하여 본인이 수정하였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