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원제는 'The Theory of Everything'이라 '모든 것에 대한 이론' 또는 '모든 것의 이론'으로 번역해야 합니다. 모든 것의 이론이란 물리학자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양자이론과 상대성이론을 하나로 통합하는 이론을 말합니다. 이 통합이론이 발견된다면 우주의 모든 비밀이 풀린다는 것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이 통합이론을 찾기 위해 평생을 연구했고, 다른 과학자들도 이 통합이론을 찾는 연구에 뛰어들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의 이론'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스티븐 호킹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The Theory of Everything'으로 제목을 삼은 것인데, 우리말로 번역할 때 엉뚱하게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이 영화는 스티븐 호킹에 대한 전기 영화이지만 인상에 남는 것은 역시 스티븐과 제인의 사랑이야기입니다. 해리 포터의 앞이야기인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주연을 맡은 에디 레디메인이 스티븐 호킹 역을 맡아 완벽하게 스티븐 호킹를 재현합니다. 에디 레디메인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평범하지 않은 캠브리지 대학원생인 스티븐 호킹이(물론 천재라는 뜻입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여학생 제인 와일드를 만나서 평범한 사랑을 합니다. 그런데 스티븐 호킹이 아무 이유도 없이 쓰러집니다. 의사의 진단은 근육이 점점 마비되어 결국 죽게되는 루게릭 병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2년 밖에 못산다고 합니다. 스티븐 호킹은 절망했지만 겨우 2년 밖에 목숨이 남지않은 남자와 기꺼이 결혼하려는 제인때문에 용기를 얻게됩니다. 스티븐 호킹은 2년 밖에 못산다고 했지만 그 후로도 50년이 넘게 생존했습니다. 결혼 후에 아들과 딸을 두었고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물리학자로서 명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제인은 지쳐갑니다. 이 모든 고난을 예측하고 결혼했지만, 스티븐 호킹의 간호와 수발과 비서 역활에 아이들의 육아까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게됩니다. 스티븐 호킹은 무신론자였지만, 제인은 독실한 성공회 신자여서 갈등이 없을 수 없었습니다. 교회 성가대에서 만난 성가대 지휘자 조나단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호킹 부부를 도와주고 호킹의 자식들을 자기 자식 처럼 돌보게 됩니다. 그러나 제인이 세번째 자식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 애가 조나단의 아들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자 조나단은 떠나고 맙니다.
그리고 호킹이 폐렴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된 이후 전문 간호사인 일레인을 채용하게 되고 제인과는 조금씩 멀어지게 됩니다. 스티븐 호킹은 제인이 조나단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자기도 간호사인 일레인이 더 편했기 때문에 제인과 이혼하기로 결심합니다.
"우리 몇년 됐지?" "2년을 산댔는데 오랜 세월을 함께 했지." "모든 것이 잘 될거야."당신을 사랑했었어. 나는 최선을 다했어." 그리고 같이 눈물 흘립니다. 가슴 아픈 결말같지만 해피엔딩입니다. 이혼 후에 제인은 조나단과 결혼했고 문학박사 학위를 땄고, 두 사람은 좋은 친구로 남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뭔가 계기가 있어야 보게됩니다. 팟빵의 '과학하고 앉아있네'의 코너 <격동 5백년>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일대기 방송에서 이 영화를 추천해서 보게되었습니다. 예전에도 이 영화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호킹 영화라니. 참 지루하겠다."하면서 전혀 볼 마음이 없었는데, 이번에 보니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