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효심과 애민정신이 스민 조선판 신도시, 수원화성에 개성 넘치는 가게가 하나 둘 늘고 있다.
왕이 알면 흐뭇해하다 못해 박장대소를 날릴 ‘왕의 골목’이란 이름으로 .대안공간 눈
2005년, 이윤숙 대표가 자신이 살던 집을 개조해 오픈한 비영리 전시공간. 시아버지가 직접 짓고
온 가족의 추억이 서린 집이었지만, 인구 100만이 넘도록 개인 화랑이 한 곳도 없던 수원의 열악한 문화환경과
슬럼화한 원도심 골목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2주마다 바뀌는 전시 외에도 벽화골목을 조성한 2010년 부터의 ‘행궁동 사람 들’ 프로젝트를 비롯해 매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카페 ‘봄 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야생 오디 주스로 목을 축이다 호르헤 이달고 (Jorge Hidalgo) 작가와 마주쳤다.
개발논리로 훼손된 행궁동 벽화 골목의 복원 프로젝트에 손을 보태고자 콜롬비아에서 막 달려온 참이란다.
놀라운 건 대안공간 눈이 제6회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을 만큼 지역문화 활성 우수사례임에도
정부 지원금은 단한 푼 없었다는 사실. 감사함과 속상함이 동시에 밀려들었다.
“자기가 살던 집을 전시공간으로 운영해 달라는 분, 담장을 선뜻 허물어 무대로 만들어주신 분….
응원해주시는 주민 덕분에 대안공간 눈이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답니다.”
- 이윤숙(대안공간 눈 대표·조각가)
골목책방 브로콜리숲
20년 동안 패션업계 선후배로 일한 ‘패션피플’ 이경희·박정민 대표가 의기투합 \해서
2017년 9월에 문 연 골목책방. 행궁동 특유의 한적한 분위기와 여행 온 듯한 설렘이 맘에 들어 조용하고
또 조용한 자리를 물색했다.
‘브로콜리숲’이란 이름은 행궁동의 첫인상이던 ‘남쪽 푸른 나무’를 비유한 것. 문학과 에세이,
독립 출판물, 여행서적 등을 팔고 간단한 카페도 겸하고 있다.
9월 6일 신간 <아주 어른스러운 산책>을 낸 한수희 작가의 북토크 겸 글쓰기 워크숍이 열릴 예정이다.
수원 화성
조선에 르네상스를 꽃피운 개혁군주, 정조대왕의 꿈과 이상이 담긴 수원 화성. 5.7km에 달하는 성곽이
곧지 않고 굴곡진 것은 백성의 집을 허물지 않고 하나하나 품었기 때문이다.
또한 거중기를 발명한 정약용이 동서양의 최신 토목기술을 접목해 과학적이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것이 특징.
외벽은 벽돌로, 내벽은 토성으로 지어 대포를 맞아도 무너지지 않는다.
정조대왕이 최소 배우신 분임을 엿볼 수 있는 일화 하나. 방어용 성곽이 왜 아름다워야 하느냐고
딴지거는 신하에게 이렇게 일갈했다. “관첨지미(觀瞻之美), 아름답게 하는 것도 적을 이기느니라!”
화성행궁
행궁(行宮)은 임금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때 머무는 별궁이다.
정조대왕은 아버지 장조(사도세자)의 묘소인 융릉과 가까운 곳에 화성과 화성행궁을 지어 진찬연 및 과거시험 등을 거행했다.
600칸에 달하는 웅장한 규모였으나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파손된 뒤 꾸준히 복원 중이다.
1975년, 창덕궁부터 시작해 화성까지 6000여 명이 동원된 ‘화성행차’를 재현한 축제 ‘정조대왕능행차’와 1년에
두 번 열리는 ‘수원 문화재 야행’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EAT, DRINK, LOVE...
모던한식 오름
쿠킹 클래스를 하던 주인장이 어릴 적 추억이 담긴 골목에 문을 연 한식 레스토랑. 이름처럼 ‘옳은’
음식을 마음으로 대접하고자 김치부터 레몬즙까지 국내산 재료를 이용해 직접 만든 다.
손이 많이 가지 않은 음식이 없는 만큼 테이블은 단 세 개뿐. 최소 이틀 전에 예약해야 한다.
그때그때 냄비로 밥을 짓기 때문에 집밥같다는 피드백이 많다고. 물론 대부분의 집밥은 이 정도로 맛있진 않지만!
리블럽
르코르동 블루 출신 셰프가 선보이는 프랑스 가정식과 샐러드 레스토랑. ‘소고기 밀푀유 라자냐’와
12시간 저온 숙성시킨 ‘통 닭다리 구이와 퀴노아&렌틸’, ‘돼지고기 뽀삐에뜨와 필래프’ 등 이름은 낯설지만
정다운 맛의 요리가 기분을 들뜨게 한다.
홈메이드 리코타치즈에 제철과일을 곁들이는 ‘모네의 정원’ 샐러드는 리블럽의 시그니처 메뉴.
개인적으로 이곳에서 인생 리코타치즈를 만났다.
수원전통문화관
숭례문의 아름다움에 견주는 장안문 옆에 자리한 수원전통문화관.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체험이
이루어지는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제공헌이다.
바로 낮에 먹는 궁중 다과상인 ‘주다소반과(晝茶小盤果)’를 먹어볼 수 있기 때문. 우리말로 ‘낮것상’으로 불리는
주다소반과는 떡이나 한과, 과일, 차 등이 주로 올라왔다고 한다.
증편 종류인 기증병에 꿀물에 송홧가루를 탄 송화밀수를 한 잔 곁들이니 나랏님이 된 것 같다.
비원
노란 자판기 앞에서 멈췄다.
세상에, 세일러문 내행성 피규어에 변신스틱이라니! 근데 진짜 자판기가 아니라 지하 바(bar)로 통하는 문이었다.
내려가니 더 별천지였다.
명작 <카우보이 비밥> 이 빔 프로젝터로 상영 중인 것을 보고 사장님의 멱살을 잡고 정체를 물었다.
듀스 김성재와 마이클 조던 마니아인 그는 1990년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비밀 공간을 꾸미고 싶었다고 한다.
‘듀시스트’의 아지트가 된 건 예상외였지만.
홍라드
행궁동 일대에서 가장 힙한 카페 중 하나. 트레이드마크인 스마일 표시를 찾아 좁은 계단을 오르면
느른한 음악이 흐르고 각자의 세계에 탐닉 중인 사람들이 보인다.
시그니처 메뉴는 카야토스트와 아이스크림 위에 초코 찰리가 그려진 찰리브라우니.
화성행궁 광장 맞은편에 있어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 좋다. 애견 동반 가능, 노키즈존 아님.
카페 칠이공구
주인장을 똑 닮아 아담하고 사랑스러운 카페. 아기자기한 소품과 취향이 드러나는 소장도서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크림이 쫀쫀한 소금라테와 오리지널 블렌딩의 더치큐브라테. 독특하게도 ‘피크닉 세트’를 빌려준다.
라탄 바구니에 피크닉 매트, 미니테이블, 우드트레이, 사진 찍기 좋으라고 예쁜 조화까지 살뜰하게 들어 있다.
43works 트레이 ‘오디너리홈’에서 선물용으로 구입했지만 내가 가질 듯.
오리엔트 케이스 ‘플랫핑거’에서 자체 제작한 휴대폰 케이스. 기종에 따라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봉숙카롱 없어서 못 먹는 봉숙카롱을 운 좋게 겟. 요즘 유행하는 ‘뚱카롱’ 스타일!
첫댓글 관광지 정보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