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인법과 화타
1. 도인법의 개념
도인법(導引法)은 4계절의 구분이 뚜렷하며 농경을 주로 하던 동북아시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몸을 움직이면서 호흡과 의념을 배합하여(調心, 調身, 調息) 만들어진 수행 및 건강법이자 치유법으로, 주로 사지와 몸통을 여러 각도와 방향으로 움직임으로써 몸의 활력을 되찾아 신체를 정상화하고, 나아가서 노화된 몸을 젊게 만들어 주는 방법을 말합니다.
현대화된 사회 구조 속에서 자연과의 관계에서 멀어진 사람들은 점점 편협된 생활방식과 운동부족 및 편중된 사고(思考)등으로 인하여 점점 타고난 본래의 각종 생리적 능력들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몸과 마음의 부조화로 인하여 건전한 마음과 건강한 육체를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한 상태를 잃게 됨에 따라 우리들의 몸에 많은 변화가 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허리나 골반의 비뚤어짐과 이를 보상하기 위한 다른 부위들의 변형들, 이로 인한 각 신체부위들의 변형 등을 우리 몸의 모든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외형의 부조화 뿐 아니라 신체 내부 오장육부에까지 왜곡이 온 경우를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됩니다. 도인법의 수련은 이러한 불건강한 상태의 근본 원인을 치유할 수 있으며 생활 습관 및 자세 교정과 함께 구조적인 문제 해결, 손상된 신경 ․ 인대 ․ 근육 등의 정상적 개선도 가능하게 해줍니다.
도인법은 가장 오래된 건강법이지만, 현대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이고 안전한 건강유지법이자 인격도야의 방편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도인법은 형체(形體)와 운기(運氣)의 양 측면을 모두 다루는 운동법입니다.
현대의 운동법은 외형적 신체활동만을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도인에서는 다양한 동작으로 신체를 움직이는 과정을 통하여 음양의 조화를 위한 내기(內氣)의 운행을 실행합니다. 따라서 도인을 행하는 사람이 동작의 외형만을 연습하고 운기의 방법을 배우지 못 한다면 그 효과가 크게 감소하게 됩니다. 운기작용을 터득해야만 인체 내부 장기의 섬세한 움직임을 통제하게 되며, 정서의 조절과 기질적인 변화까지 가능하게 됩니다. 도인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이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도인이라는 이름은 ‘도기영화 인체영유(導氣令和 引體令揉)’ 라는 문장으로부터 ‘도기인체(導氣引體)’라는 용어로 간단하게 불려졌고, 이것이 다시 ‘도인(導引)’이라는 용어로 간략화 된 것입니다. 이를 도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도인법은 원래부터 운기를 실행하는 바가 수련의 핵심인 바, 전통이 잘 전승되어진 도인술에서는 내기를 운행시키는 방법이 반드시 동작과 함께 교육되어집니다. 예를 들면 태극도인술(太極導引術)이라는 도인법에서는 선천기(先天氣)를 다루는 공법과 후천기(後天氣)를 다루는 공법을 교수한 후 이 두 에너지 운용법을 교합시키는 선후천교역공을 교수합니다. 이로써 인체의 관절이 바른 기준을 얻고 음양 에너지의 조화를 이루어 바른 형체와 조화로운 내기가 결합될 수 있도록 합니다. 장경영 선생이 전수한 고식(古式) 화타오금희는 내기 운용의 법칙에 따라 각 동작의 중간에 반복적으로 동작과 토납을 반복시켜 특정부위의 운기를 배려해 놓았으나 후대의 전승과정에서는 생략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보입니다. 동작을 통해 에너지를 조절하는 것이 도인법의 높은 수준이며, 이를 통하여 신체의 정상화와 내적인 변화가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2. 도인개념의 확장
도인(導引)이라는 개념은 육체적인 부분에만 머무르지 않고 심리적인 부분의 조절까지 확장됩니다. 기본적으로 도인법에서는 신체와 정신이 하나라는 관점에서 인체를 해석합니다. 따라서 도인법의 훈련을 통한 정교한 신체조절이 정신의 장애를 없애는 것도 가능하게 됩니다. 정서와 정신의 문제들은 반드시 신체에 그 영향력을 남기게 되고 이 영향력이 습관적으로 반복되거나 강해지면 신체를 편중된 상태로 고정시킵니다. 이렇게 형성된 신체의 편중을 교정시킴으로써 정서와 정신적인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도인법의 반복적인 훈련은 정서와 사고의 조절 능력까지 얻게 해주어 현실에서 부딪치는 각종 상황에서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적절한 감정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몸의 변화에 따라 정신도 변하여 노이로제와 우울증, 스트레스의 완화와 해소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도인은 총체적인 자아관리법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도인법은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동북아시아에서 생겨난 수련법입니다. 따라서 수련의 방식이 정지(靜)된 동작 중심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움직임(動)을 중심으로 발달되었습니다. 도인법의 원리는 움직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고, 움직이면 문제 없이 건강하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옛말이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호추불두, 류수불부(戶樞不蠧, 流水不腐) -문지도리는 좀이 슬지 않고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이 문구는 도인법의 움직임에 대한 비유로써 겉으로는 사지를 움직여서 내적인 변화와 작용을 촉진시키고 이로써 내장과 골격에 혈액과 기운의 소통을 촉진시켜, 내적인 움직임까지 일으키는 것이 도인법의 방식입니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안 통하면 아프다.이 말 올바른 움직임으로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게 통하면 통증이나 병은 생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도인법의 다른 운동법 및 수련법과 차별되는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바로 움직임(動)을 단련한다는 것입니다. 도인법의 수련은 몸을 한 자세로 고정시킨다거나 형체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지를 규율에 맞게 끊임없이 움직이며 움직여지는 바로 그 순간에 일어나는 인체의 작용과 내적인 에너지 운용을 단련합니다. 움직임의 단련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인체의 영역은 관절입니다. 움직임에 있어서 가장 주동적인 부분이 바로 전신의 관절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관절 중심으로 움직임을 단련하는 도인법의 수련체계에서 유래된 말이 바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환골탈태(換骨脫胎)입니다. '환골-뼈대를 바꾸어서, 탈태-태를 벗겨내다'란 뜻인데, 여기서 환골이란 움직임으로써 관절의 개합(開合)방식과 운기법을 터득한다는 방법론입니다. 태란 변화하지 못하고 통하지 못하게 하는 신체와 정서와 사고상의 고정적인 습관성을 말하는 데, 탈태라 하면 이러한 고정적 습관성을 벗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정리를 하면 뼈대를 바꾸어 냄을 통하여 나를 한계 짓는 습관성을 벗어내고 새로와진다는 뜻이라 하겠습니다.
움직임을 단련하는 도인체조에는 움직임의 원리를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규칙이 생기게 됩니다. 움직임의 원리는 바로 음양법칙으로 이는 인간 존재에게 이미 부여된 천리(天理)입니다. 한쪽을 구부리면 반대쪽은 펴지게 되어 있고, 숨을 들이마시면 내쉬게 되어 있습니다. 이 음양법칙은 섬세하게는 장부의 작용과 정서와 사고의 사용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이미 부여된 음양의 원칙이 맞게 삶을 살아간다면 늘 건강한 상태겠지만 삶의 과정 속에서 음양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들과 이 행위들의 고착화로 건강한 상태를 점점 잃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도인법의 동작은 반드시 음양의 원칙에 맞게 음양을 교차하여 진행되며 원래의 조화로운 상태로 되돌아가도록 도와줍니다. 도인법의 동작이 다양한 각도와 방식으로 몸을 돌리고, 사지를 뻗고 구부리며, 굴신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신체의 에너지 또한 승강(昇降), 개합(開合), 선전(旋轉) 등을 이루게 되며, 결과적으로 우리 인체를 음과 양이 모두 가능한 상태로 이끌어 줍니다. 음이나 양으로 치중된 동작은 반드시 심신을 편중된 상태로 변화시키게 되기에, 전통적으로 잘 구성되어진 도인법은 반드시 일양일음(一陽一陰)의 리듬을 지킵니다. 더 나아가 도인법의 수련이 깊어지면 단순히 원래의 음양조화의 상태로의 회귀뿐 아니라 음양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됩니다.
도인법은 단순한 외적 움직임으로 인체의 외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수련법이 아닙니다. 외적 움직임을 도구삼아서 반드시 기의 작용을 이끌어 내고 장부와 관절 속에까지 활기를 불어 넣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동작을 행하는 가운데 인체의 팔, 다리와 몸통 이 세영역을 결합시켜야 합니다. 이를 삼합작용(三合作用)이라고 합니다.
이 삼합작용에 의한 기의 작용은 마치 불빛과 물체와 흰 벽면이 합을 이루는 순간 그림자가 생겨나는 것과 같습니다. 불빛과 물체와 벽면의 세 요소 가운데 하나라도 없어진다면 그림자가 생겨나지 않는 것처럼, 도인법의 동작에 있어서 삼합작용이 없으면 도기(導氣, 기의 운행 작용)는 불가능합니다.
도인법을 행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각기 수련의 깊이가 달라지는 까닭은 각 동작의 삼합작용을 잘 이해하고 있느냐의 문제 때문입니다. 각 동작의 삼합작용은 각 동작 고유의 운기효과를 포함하고 있기에, 올바르게 동작을 행하였을 때 각기 다른 효용을 얻을 수 있으며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운 오장육부를 다스실 수 있습니다. 즉 동작마다 운기의 비밀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른바 도인법에서의 비전(秘傳)이란 삼합작용의 전승여부인 것입니다.
도인법은 스스로 행하여 자신을 다스리는 수련입니다. 이에 비하여 안마는 타인에게 도인의 효능을 적용하는 방법입니다. 도인법이 도기(導氣)와 인체(引體)로 구분되듯이 타인에 대한 술기에도 형체를 다루는 방법과 운기를 다루는 방법 구분됩니다. 타인의 형체를 다루는 방법이 안마의 마(摩)이며, 타인의 운기를 다루는 방법이 안마의 안(按)입니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도인과 안마가 한 짝의 치료법이었으며, 특히 도인법의 숙련으로 스스로의 수련의 깊이를 이루는 것이 안마를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도인(導引)'이란 단어는 《장자》에서 처음 볼 수 있습니다. 그 구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취구호흡, 토고납신, 웅경조신, 위수이이의 (吹呴呼吸, 吐故納新, 熊經鳥申, 爲壽而已矣.)
차도인지사, 양형지인 팽조수고자지소호야. (此道引之士, 養形之人 彭祖壽考者之所好也)
(찬 것을 내쉬고 더운 것을 들이마시는 호흡을 단련하고, 묵은 것을 토해 내고 새 것을 받아들이며, 곰이 나무에 기어 올라가는 듯, 새가 다리를 쭉 뻗는 듯이 하는 것은 건강 장수를 위한 것일 뿐이다. 이런 도인을 하는 사람은 신체를 보양하는 자이니, 팽조처럼 장수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다.)
또한 《여씨춘추》의 기록에는 춤이라는 형식으로 도인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석도당씨지시, 양다체복이담적, 수도옹색, 불행기원,
(昔陶唐氏之始, 陽多滯伏而湛積, 水道壅塞, 不行其原,)
민기울알이체착, 근골슬축불달, 고작위무이선도지.
(民氣鬱閼而滯着, 筋骨瑟縮不達, 故作爲舞以宣導之)
(옛날 요 임금 초기에 양이 많이 막히고 잠복하여 습기가 많이 쌓이고, 물길이 막히어 흐르지 못하였다. 백성의 기가 답답하게 체증을 일으키고 근골이 위축되었다. 그래서 춤을 만들어 백성을 가르쳐 이끌었다.)
이를 종합해 본다면 도인법은 건강장수를 위한 방법으로 무척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동물의 움직임과 특징을 모방한 형태의 도인법을 방생도인(方生導引)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도인법의 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자》에 나오는 방생도인은 “웅경조신”으로 곰과 새를 모방한 것 뿐이나, 후세에 이 기초 위에서 많은 발전이 더해졌습니다. 1973년 중국 호남성의 장사에서 출토된 한대(B.C. 206 ~ A.D.9)의 고분인 마왕퇴(馬王堆)에서 44폭의 수련 모습이 묘사된《도인도 導引圖》가 발굴되었습니다. 도인도 중에는 동물을 동작을 모방한 것이 8~9종이 있습니다. 서한 시대의 유안은 《회남자》〈정신훈〉편에 “웅경조신(熊經鳥申)ㆍ부욕원구(鳧浴蝯蠼)ㆍ치고호시(鴟顧虎視)” 등 곰・새・오리・원숭이・올빼미・호랑이의 “육금희(六禽戱)”를 싣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영향 력이 크고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는, 동한 시대 말년의 명의인 화타가 창안한 “오금희(五禽戱)”인 바, 《장자》의 웅경조신, 마왕퇴에서 출토된 《도인도》ㆍ《회남자》의 육금희 등은 한 줄기로 통하는 연원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한초기 무덤인 마왕퇴에서 출토된 도인도(導引圖) 고식화타오금희의 동작들과 유사한 동작들을 볼 수 있다.
한의학 경전인《황제내경ㆍ소문》이법방의론 편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중앙자, 기지평이습, 천지소이생만물야중. 기민식잡이불로,
(中央者, 其地平而濕, 天地所以生萬物也衆. 其民食雜而不勞,)
고기병다위궐한열, 기치의도인안교, 고도인안교자, 역중앙출야.
(故其病多痿厥寒熱, 其治宜導引按蹻, 故導引按蹻者, 亦中央出也.)
(중앙은 그 땅이 평탄하고 습하여 천지에 만물도 많이 생겨난다. 그 백성은 온갖 것을 먹고 몸을 움직이지 않는 까닭에 그 병도 저리고 마비되며 허약하여 한열에 침습되는 것이 많다. 그것을 치료하려면 마땅히 도인안교를 해야 한다. 고로 도인안교는 중앙에서 나온 것이다.)
상기 내용은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에서 각기 다른 풍토환경에서 각각 다른 치료방법이 나왔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동방에서는 돌침을 사용하는 폄석(砭石), 서방에서는 약물(藥物), 남방에서는 침술(鍼術), 북방에서는 뜸(灸), 중앙에서는 도인(導引)이 각각 출현하였음을 말하고 있으며, 특히 도인은 중앙에 배속됨으로써 모든 치료방법에 적용될 수 있는 성격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도인이 고래로 의학의 한 분야였으며, 치료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 황제내경 소문 > < 입법방의론편 >의 내용
신의(神醫)로 추앙받는 화타의 초상
화타는 후한 말기의 명의(名醫)입니다. 패국 초현(沛國譙縣-현 안휘성 박주)사람으로 자는 원화(元化)이며 동시대의 동봉(董奉)과 장중경(張仲景)과 더불어 건안삼신의(建安三神醫)라고 불립니다. 그는 매우 뛰어난 의술로 각종 치병방법에 능했으며, 이미 지금으로부터 1800여년 전인 당시에 외과 수술에 능했다고 전해집니다.
≪후한서≫ㆍ<화타전> 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인체는 활동하고자 하나, 다만 지나쳐서는 안 된다. 움직이면 소화가 잘 되고 혈맥이 유통하며 병이 생기지 않는다. 문지도리가 녹슬지 않는 이치가 이것이다. 옛 신선이 하는 도인인 웅경치고(熊經鴟顧)란 허리와 몸을 구부리고 당겨 모든 관절을 움직여 쉽게 늙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나에게 오금희라는 술(術)이 있다. 하나는 범, 둘은 사슴, 셋은 곰, 넷은 원숭이 다섯은 새인데, 여러 질환을 없애고 다리를 튼튼하게 하는 도인이다. 몸이 불쾌할 때, 일금(一禽)의 희(戱)를 행하면 땀이 나고 피부가 좋아지면서 신체는 가벼워지고 식욕이 생긴다.”
화타의 오금희는 다섯 종류 동물의 움직임을 통해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요소를 운동법에 적용한 것으로 본격적인 도인법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오금희가 우주의 오행(五行)이치를 관찰하여 만들어진 운동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안휘성의 화타의 고거(故居)
≪삼국지≫ ㆍ<화타전>에는 오금희의 효과에 대한 다음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화타는 "운동을 하면 몸속의 나쁜 기운을 발산시켜 혈의 흐름과 맥박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병을 예방할 수가 있다"라고 하며 몸을 단련하는 법인 오금희를 지도했는데 화타의 제자 오보는 이것으로 몸을 단련하여 언제나 가벼운 몸을 유지하였으며 90세가 지나서도 귀, 눈, 치아가 쇠약해지지 않고 장수를 누렸다고 전해집니다.
화타가 삼국지의 관우를 치료하는 모습
화타오금희는 이미 1800여년 이전에 생겨난 것이기에, 현재 전해지고 있는 오금희들은 그 종류도 많으며 동작상의 차이가 매우 많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 종류가 원류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기록상 남아있는 가장 오래 된 오금희는 위진남북조(魏晉男北朝) 도홍경(陶弘景)의 양생연명록(養生延命錄)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매우 직접적인 동물의 움직임에 가깝습니다.
< 양생연명록 >중 오금희 복원도
송 및 명, 청대에도 오금희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매우 많은 오금희가 발표되어 있습니다. 2002년 이후 중국에서는 많은 오금희를 통합 및 편집하여 독립적인 10개 동작의 ‘건신기공 오금희’를 정리하여 보급중이며, 대만계통의 오금희는 특징적인 여러 단락으로 구성된 연결 동작으로 독특한 자기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간에 알려진 오금희는 다음과 같습니다. 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지면상 여기에 다 소개하지는 못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오금희의 다섯 동물과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오행(五行)의 배속은 전통적으로 통일된 이론이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대에도 이 부분에서는 다양상 의견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섯 동물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다음의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① 사슴(녹鹿) :
사슴의 다른 이름은 반룡(班龍)입니다. 용은 동방에 속하고 동방은 목에 속하고 인체의 장부(臟腑)로 보면 간입이다. 게다가 녹각(鹿角)은 봄에 빠른 속도로 자라나는 특징으로 사슴은 봄을 담당하여 봄의 기운인 생장을 주관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② 새(조鳥) :
새는 하늘을 납니다. 불이 하늘의 향해 상승하듯이 새의 특징은 날개를 이용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입니다. 새(鳥)가 주관하는 방향은 남방이고 오행에서는 화(火)에 속합니다. 색으로는 홍색(紅色)이며 장부(臟腑)는 심장(心臟)에 속합니다. 실제로 조류의 심장은 비율로 환산해보면 포유류의 심장보다 두 배나 큽니다. 때문에 조류는 산소와 양분을 전신의 각 부분과 장부에 보내는 데 매우 효율적입니다. 그래서 화타오금희의 새의 동작인「조희(鳥戱)」는 혈액의 순환계통을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③ 원숭이(원猿) :
원숭이는 지혜롭고 총명한데다 형상이 “사람”에 가깝습니다. 원숭이는 사지를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이는 비위의 활동성과 관계가 깊습니다. 오행의 토(土)가 되며 비(脾)는 의(意)를 수장하는 기능을 합니다. 또한 비(脾)가 강하면 뇌(腦)가 영활하고 의지가 강건해집니다. 그래서 화타오금희의 원숭이 동작인 「원희(猿戱)」는 위(胃)를 조화롭게 하고 비장(脾臟)을 건강하게 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④ 호랑이(호虎) :
서방(西方)을 백호(白虎)와 연관짓는 바는 매우 오래된 관념입니다. 호랑이는 금(金)에 속하고 장부 중 폐(肺) 역시 오행 중의 금(金)에 속합니다. 《위생보감(衛生寶鑑)》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르고 있습니다. “용(龍)은 목(木)에 속하고 간(肝)을 주(主)하는데 간장(肝臟)은 혼(魂)이다. 범(虎)은 금(金)에 속하고 폐(肺)를 주(主)하는데 폐장(肺臟)은 백(魄)이다. 범은 용맹하고 힘이 있어 근골(筋骨)이 강장(强壯)한 외에도 힘(力氣)이 강대하다. 폐(肺)는 기(氣)를 주(主)하고 금(金)에 속하는데, 기(氣)가 족하면 뼈와 근(筋)이 강장(强壯)하다. 고(故)로 「호희(虎戱)」는 폐(肺)의 기능을 증강하고 기력(氣力)을 증대하는 운동이 주(主)가 된다."
⑤ 곰(웅熊) :
오행 중에서 “흑색(黑色)”은 수(水)에 속하고 장부는 신장(腎臟)에 속합니다. 곰은 오금희의 다섯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동면을 하는 동물입니다. 이러한 곰의 특성은 “겨울은 수장(收藏)을 주관한다” 는 관념과 합치됩니다. 곰의 모습을 흉내낸 여러 도인체조를 보면 상체를 하체의 움직임에 고정시켜서 허리와 하체를 통해 전신을 움직이도록 합니다. 그래서 곰의 동작인 “웅희(熊戱)”는 반드시 신장의 기능을 강화(强化)하는 것을 주요하게 여깁니다. 예를 들면 몸을 흔들어주어 양쪽 신장의 자극을 이끌어내고 족삼음(足三陰)을 서전(舒展)하여 하지(下肢)를 강화시킵니다.
화타오금희 수련은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근골격계를 바르게 정립전신의 관절을 고르게 움직여 줌으로써 관절의 노화를 방지하고, 신체 전반의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매우 큽니다. 이를 통해 사지와 척추의 관절들이 바르게 잡히며 특히 관절염과 요통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호흡계통 강화 및 혈액순환 촉진화타오금희의 매 동작은 호흡토납을 이끌어 전신으로 유통시켜줍니다. 몸통의 굴신과 사지의 움직임을 통해 온몸에 신선한 공기를 흡입하며 폐를 포함한 호흡기계통의 기능을 강화합니다. 또한 기를 전신에 걸쳐 순환시키며 이를 따라 혈액의 순환도 원활해지며, 신체의 각 부위와 내장 등에 어혈과 탁한 기운을 배출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유산소운동으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신진대사가 잘 되어 신체의 면역력을 증가시키며 자연 치유력을 높여줍니다.
내장의 자아안마를 통한 소화 및 배설기능 강화화타오금희의 각 동작은 삼합작용으로 전신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후 사지의 움직임을 통해 위와 장의 연동운동을 극히 강화시켜 직접적으로 내장에 대한 안마를 해 준 것과 같은 효과를 얻도록 합니다. 화타오금희의 일차적 효과는 소화기능이 좋아지는 것부터 시작되며, 대소장을 안마시켜 변비나 설사 등의 소화기 문제를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음식도 소화시킬 수 있게 몸의 조건이 긍정적으로 조율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체근력의 강화 및 성능력 강화화타오금희의 많은 동작은 쪼그려 앉거나 다리의 굴신을 통해 하체의 단련을 반복시킵니다. 신장부터 발까지의 단련을 통해 인체의 뿌리가 되는 하체의 힘을 증강시키며, 기를 내리는 동작과 허리와 신장을 강화하는 동작은 생체에너지를 북돋아 주어 성능력을 높여줍니다. 여자의 경우 여러 가지 여성 질환들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계의 균형화타오금희 수련은 일양일음(一陽一陰)의 리듬이 반복되는 움직임을 통해 신체 전체의 음양 균형을 맞추어 줍니다. 척추와 신경계통을 조절하여 에너지의 각성 상태와 평정 상태의 균형을 유지시키며 심신의 항상성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정서의 조절과 정신적인 안정감 유지화타오금희 수련을 통해 명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서작용은 신체의 에너지 상태가 인체 각 부위의 조합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써 에너지의 운용이 지속적으로 습관화 되면 그 에너지 작용에 상응하는 인체의 조합상태가 고착화 되고 이에 따라 일정한 정서 상태를 늘상 체험하게 됩니다. 현재의 상황과는 상관 없이 늘상 화가 나있거나, 우울하다거나, 매사에 항상 불만인 것들이 이러한 상태라 할 수 있겠습니다. 화타오금희의 수련을 통해 고착화 된 인체의 각 부위들을 움직이고 소통시켜 주면 가슴속의 맺힌 울화가 사라지게 되며, 분노나 우울 등의 감정의 편중이 조절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내 안의 고정적인 에너지 패턴들이 조절되면 외부의 사물이나 상황을 또렷하게 인지하는 능력이 생기며 에너지의 적절한 반응능력이 생기게 됩니다.
삶의 질의 향상화타오금희 수련은 마치 붓글씨처럼 평생의 취미이자 수양법으로써 매우 훌륭한 가치를 지닙니다. 또한 뚜렷한 건강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정신적인 만족감도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특히 노년으로 갈수록 수련을 매개로 한 타인과의 교감이나 수련지도를 통한 활동은 삶의 질을 높여 줍니다.
고식화타오금희는 정통 도인법의 원칙을 그대로 살림으로써
동작에 따라 자연스럽게 호흡토납이 생겨나고 운기(運氣)가 이루어집니다. 또한 큰 동작의 흐름 속에 인체의
각 부위를 자극하고 내장을 자가안마하도록 하는 섬세하고 구체적인 동작들이 배려되어 있습니다. 이는 기타의 간략한 오금희(五禽戱)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고식화타오금희만의 특징입니다.
엄격한 삼합작용고식화타오금희의 모든 동작은 엄격한 삼합작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 동작이 목적으로 두고 있는 구체적인 인체(引體)작용과 도기(導氣)작용을 분명하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정 증상 개선 및 부위별 신체 단련의 목적에 맞추어 화타오금희의 개별적 동작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고식화타오금희의 전체 동작을 수련하는 것은 당연히 심신건강에 종합적으로 매우 이로울 것이며 수련 대상자의 특성과 목적에 따라 특정 동작만 뽑아내서 연습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완정(完整)한 체계성고식화타오금희는 그 내용이 방대하여 수많은 도인체조 중에서도 매우 긴 형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식화타오금희는
인간의 심신(心身) 전체를 다루는 방식으로 완정(完整)한 체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투로의 수련을 끝내면 그 과정에서 신체 각 부위를 한 번 이상 효과적으로 움직여주어 전신에 기가 통하게 됩니다. 또한 동일해 보이는 동작의 반복에 있어서도 섬세한 운용법의 차이를 통하여 다른 효과를 얻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마도 세 번에 나누어 진행함으로써 전후 순서상에 그 효과의 극대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음양원리에 부합하는 동작구성고식화타오금희 전체를 구성하는 개별적인 동작들은 다양한 목적에 따라 음양을 실행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낱개의 동작들이 일정한 순서와 흐름에 맞추어 구성된 전체의 투로 또한 음양의 법칙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는 마치 하루의 주기가 해가 뜨고 지는 음양의 반복이고, 이 하루하루가 모여서 일년이 구성되면 그 일년 또한 4계절의 흐름에 따라 한번의 음양 순환을 이루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식화타오금희의 전체 투로를 반복하는 것은
내 몸의 작은 영역의 음양 순환을 이루는 것과 동시에 전신이 일년의 춘하추동의 음양작용을 모두 겪는 것처럼 거시적인 의미에서의 에너지의 조화와 순조로움을 얻은 것입니다. 이는 작게는 인체 각 부위를 건강하게 하지만 크게는 인체의 에너지 시스템이 자연의 순환 시스템과 연결되어 심신 양면에 있어서의 크나큰 건강 효과를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잘 짜여진 투로라는 것은 이러한 내용을 지닌 것으로서 음양의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구조를 볼 수 없다면 함부로 동작을 줄이거나 생략할 수 없는 것입니다.
(출처/http://www.qigong.co.kr/ogeumhee/ogeumhee04.html)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