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7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일용할 양식의 뜻
잠언을 읽다가 오늘 주님의 기도의 뜻을 밝혀주는 주요한 대목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주님의 기도의 7가지 청원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위한 7가지 길을 제시합니다. 요약하자면 하느님께 내 인생의 주도권을 맡겨 드리고 그분의 뜻 안에서 살게 해 달라는 청원과 그 청원은 하느님께서 이미 주신 것에 만족하고 감사드리며, 형제를 용서하고, 죄와 악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자유로움을 달라는 것으로 구체화됩니다. 그 중에 오늘 묵상하고 싶은 대목은 ‘일용할 양식’입니다. ‘일용하다’는 표현이 사람마다 그 정도가 다를 수 있겠지만, 그 본질적인 의미는 잠언을 참조하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당신께 두 가지를 간청합니다.
제가 죽기 전에 그것을 이루어 주십시오.
허위와 거짓말을 제게서 멀리하여 주십시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시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하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잠언 30, 7-9)
우리가 소유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과 이웃을 만나는 수단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과도한 부는 주님께 대한 관심과 사랑을 빼앗아 가고, 절대 빈곤은 그 괴로움 때문에 유혹에 빠지게 하여 죄를 짓게 합니다. 그러니 필요한 만큼만 주시는 게 은총이라는 결론입니다. 다시 말해 재물은 필요하지만 그것에 얽매여 하느님과 이웃을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사순시기, 교회는 절제와 자선을 강조합니다. 다 같은 맥락입니다.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자는 스스로 검소하고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자입니다. 부디 입술로 바치는 주님의 기도가 몸으로 바치는 기도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 실천을 다짐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