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없는 윤,한 회동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간 만나 김건희 여사와 의정 갈등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어요
한 대표는 한 달 전 대통령에게 단독 회동을 요청했지만,
회동은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지요
그러나 회동 직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 쟁점 사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냈는지 밝히지 못했어요
한 대표는 “나빠지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이 전했지요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그리고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방안과 함께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을 말했다고 하지요
여야 의정 협의체를 제외한다면 한 대표 요청 사항은
대부분 김 여사와 관련된 것들이었어요
한 대표는 “정부의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지요
윤 대통령이 무슨 답을 했는지 묻자 한 대표 측은
“대통령실에 확인해 보라”고 했어요
그러나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따로 내지 않았지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 되기로 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을 뿐이지요
그러나 다음날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명태균씨 논란을 비롯한 각종 의혹 해소 등 3가지 사안 해결을 요구했다 했어요
이에 윤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제가 여러 의원들을 설득해서 특검법 통과를 막았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감당하지 못하게 돼 걱정이 된다”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우리 당 의원들이 위헌적인 특검법을
우리당 의원들이 브레이크를 건 것은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화답했다 하지요
이어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 우리 당 의원들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의원들과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결과가 온다면, 그 결과에 대해선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지 않겠느냐”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믿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아주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신 것”이라고 했어요
한 대표가 면담에 앞서 요구한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 관례에 따라서 해왔다”며
“김 여사 본인도 굉장히 힘들어하고 스스로 대외활동하는 걸
꺼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윤 대통령은 “이미 집사람은 많이 힘들어하고 의욕이 없다”면서
“아내가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 말고는 대외 활동은 이미 자제되고 있고
앞으로도 보면 알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어요
또한 한 대표가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협조를
언급한 데 대해선 “이미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니 일단 지켜보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한 대표의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전 직원을 모두 인적 쇄신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것 아니냐.
구체적으로 누군가가 어떤 시기에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근거를 대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어요
인적 쇄신의 주체가 윤 대통령인만큼 대상과 문제를 특정해야만
살펴보고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요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선 “여야가 합의해야 될 문제고
북한 인권재단 이사 임명과 연동돼 있는 문제”라며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어요
윤 대통령은 최근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논란’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에 대해 처음 만나게 된 경위부터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윤 대통령은 “명태균이 처음 우리에게 접근한 건
‘김종인 박사의 말씀을 들어야 된다, 김종인 박사와 손을 잡아야 된다’라는
조언을 하기 위해서였다”며 “실제로 초기에는 그렇게 된 것도 맞는 얘기고,
명태균의 조언대로 그렇게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전했어요
이어 윤 대통령은 “그러나 나중에 중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단호하게 잘라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김 여사와 명 씨가 연락을 주고받은 일에 대해 윤 대통령은
“(나는 단호히 잘라냈지만) 집사람이나 가족은
그렇게 못하는 거 아니냐”며 “나 몰래 어쨌든 명 씨를 달래고
좋게 좋게 선거를 치르려고 그렇게 하지 않았겠냐,
그게 가족들의 역할이었다”고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어요
이날 면담에선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서로 지원과 공조도 결의했지요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정부도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뜻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어요
면담 말미에는 미국 대선 상황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검찰은 최근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모두 무혐의 결정을 내렸어요
그리고 명태균씨와 그 주변 인물들이 김 여사의 카톡 메시지와
총선 공천 개입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여론은 악화됐지요
한 달 전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나 선제적으로 조치하지 못하고 미루다
논란을 더욱 키운 측면도 있어요
한 대표 역시 회동 전부터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등 3대 요구 사항을
공개적으로 내놓으면서 자기 정치를 우선한다는 비판을 받았지요
대통령과 여당 대표, 그리고 통상적 당정 관계에선 보기 드문 일이지요
평상시라면 대통령과 여당 대표 회동이 특별한 성과가 없이 끝나더라도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대통령의 탄핵을 거론하고,
다음 달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과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장외투쟁까지 예고하고 있지요
김 여사 문제를 방치할 경우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국론 분열도 극심해질 것이 뻔하다고 볼수 있어요
80분간 회동의 결과에 대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모습이 지금 여권이 처한
비정상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듯 하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