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건강해지는 법
<2>잘못 알고 있는 음식상식
육류의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에 큰 영향 없어…
채소만 먹으면 면역기능 저하
돼지·쇠고기 단백질 함량은 비슷…
혈액 만드는 비타민 B₁₂ 돼지고기에 풍부
뼈 잘 붙으라고 먹는 곰탕,
사실은 인 성분 많아 되레 칼슘 흡수 방해할수도
한약·무 같이 먹을때 독성은 생기나
‘무 먹으면 머리카락 센다’는 말은 오해
새해가 되면
누구나 건강과 관련된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 건강한 음식 섭취는 기본이지만
너무 집착하다 보면
자칫 식품에 대한 편견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식품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을 따져보면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한 것이 많고,
일부 근거가 있는 것도
지나치게 부풀린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먹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대개 원래 메시지보다 더 확대해서 받아들여
멀쩡히
몸에 좋은 음식을 무조건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우리가 흔히 잘못 알기 쉬운
건강음식 상식에 대해 알아본다.
●채소는 좋고, 육류는 무조건 나쁘다?
많은 사람이
육류 섭취를 하면
곧바로 비만·심장병·뇌졸중 등을 일으킨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미 과체중이나 비만이 60% 이상인
미국인에게서 비롯된 이야기임을 전제해야 한다.
육류 섭취를 반대하는 이유는
‘육류=지방’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포화지방에 대한 공포가 심한데,
육류에 함유된 포화지방의 상당수는
혈중 콜레스테롤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스테아르산·팔미트산·라우르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더욱이 오랫동안
채식만 섭취하고 육류를 섭취하지 않은 사람들은
결국
몸 안에 단백질을 비롯해 비타민 B₁₂,
리보플라빈, 비타민 D, 아연, 철분 등의
영양소가 크게 부족하여
면역기능 저하로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노인들은 단백질 급원 식품인
육류 섭취가 충분치 않아
근육 및 혈관 벽이 약해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암환자의 경우에도
규칙적인 육류섭취를 강조해왔다.
과일과 채소가
무조건 건강에 좋다는 인식도
따지고 보면 잘못된 것이다.
과일에 함유된 과당은
오히려
포도당보다 혈중 지질을 증가시켜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요산 수치를 높여 통풍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지방은 무조건 나쁘다?
‘저지방(low fat)’
‘무지방(nonfat)’
‘지방제로(fat free)’.
요즘 식품 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영양성분 중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지방’이란 얘기다.
특히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의 경우
다른 영양소보다 지방에 관심이 높다.
그러나
지방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며,
한 식품에 한 종류의 지방만 함유된 것도 아니므로
지방산 비율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포화지방산은 나쁘고
불포화지방산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포화지방산은
주로 에너지원으로 쓰이며
▶불포화지방산은
주로 세포막·호르몬 등을 구성하는
필수 성분이므로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화지방산, 단일 불포화지방산, 다가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을 1 대 1.5 대 1 정도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지방은
섭취 자체가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칼로리가 9㎉/g으로 다른 영양소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비만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지방은 세포막·호르몬 등을 구성하는
필수 성분이므로
지방을 완전히 제거한 식품보다는
지방이 첨가돼 있되
칼로리가 낮은 식품 섭취가 바람직하다.
프랑스인이 미국인보다
포화지방 등 지방 섭취가 많음에도
심장질환이 상대적으로 훨씬 적게 발생한다는 것을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라고 한다.
이는
지방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지방과 와인, 올리브 등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적절하게 잘 섞어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저지방 식품을 먹은 그룹과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견과류를 섭취하게 한
그룹의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보면
견과류 그룹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유는
견과류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E가
지방의 산화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건강에 좋다?
쇠고기는 돼지고기보다 고급 식품으로 취급된다.
또 민간에서
어떤 때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금기도 많다.
예를 들면
여름철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냉장·냉동 시설이 없던 옛날에
지방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돼지고기가
상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돼지고기에 대한 금기 중에는
고려시대 불교의 영향으로 고기를 멀리하던
풍습에서 기인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영양학적 구성은 별 차이가 없으며,
각각 장단점이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단백질 함량은 비슷하다.
따라서
쇠고기보다 값이 싼 돼지고기는 경제적인 단백질 급원이다.
특히
돼지고기에는
탄수화물의 체내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B₁이 많이 함유돼 있어
곡류가 주식인 한국인의 식생활에 꼭 필요하다.
혈액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타민 B₁₂도 풍부하다.
돼지고기냐 쇠고기냐를 따지기보다
어느 부위를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
칼로리가 걱정된다면
지방 함량이 높은 삼겹살보다
목살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수육으로 먹는 것도 좋다.
●곰국이 뼈를 튼튼하게 한다?
‘발견한다’는 의미의 그리스어로
‘휴리스틱’이란 말이 있다.
시행착오에 의해 답을 찾는다는 의미로
건강음식 상식들 중에는
제한된 정보와 오류로 인해 주먹구구식의
그릇된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뼈에 좋은 음식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편견이다.
곰국을 많이 먹으면
뼈가 튼튼해진다는 속설이 그런 경우다.
소가 튼튼하니 그 뼈를 고아 만든 곰국은
당연히
뼈에 좋은 성분을 많이 내포하고 있을 것이라는,
즉 단순대입에 의한 착각일 뿐이다.
칼슘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인이란 성분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오히려 칼슘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다.
즉
뼈에 반드시 좋은 음식은 아니라는 말이다.
뼈에 좋은 식품은
칼슘을 많이 함유해야 한다.
즉 우유, 해조류, 정어리와 말린 새우,
멸치 등이 이에 속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김밥을 먹는다?
시간이 없을 때,
혹은
나들이 갈 때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메뉴인
김밥은 자체 칼로리도 낮지 않지만
그 양을 조절하기 쉽지 않으므로
주의가 꼭 필요한 음식이다.
김밥은
초밥처럼 밥에도 양념을 하는 데다
속 재료를 기름에 볶아 넣는 경우가 많아
한 줄에 460㎉부터 600㎉에 달하는
꽤 높은 열량을 가졌다.
밥의 양 또한 보통 1인분보다 적지 않은데
간혹 썰어놓은 김밥은
스스로 얼마나 먹었는지 그 양을 조절하기 어려워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쉬우므로
과식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한약 먹을 때 무 먹으면 안 된다?
한약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머리카락이 센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정답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보통 한약을 처방할 때
어떤 약재들은 서로 상승작용을 하고
어떤 약재들은 길항작용을 한다.
또
어떤 약재들은 함께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약재들의 궁합을 다룬 것을
배오금기법이라고 한다.
한약과 무의 끈질긴 악연은
이 중 ‘상반(相反)’에 나온다.
상반은 함께 사용하면 독성이 나타나기 때문에
함께 사용을 금하는 약재들이다.
과거에는
무를 나복이라고 불렀으며 약으로 사용했다.
우리말인
나박김치의 어원이 바로 나복이다.
무씨는 나복자라고 불렀는데
소화를 돕고 가래를 없애는 효능이 매우 좋아
요즘도 흔히 약으로 사용한다.
옛말에
‘생지황을 심은 밭에 무를 심으면
생지황이 모두 죽고
무를 심은 밭에 생지황을 심어도
생지황이 자라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서로 좋지 않은 궁합을 뒷받침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생지황이나 숙지황이 들어간 한약을 처방할 때
먹어서 안 되는 것 중 하나로 무가 나온 것이다.
무씨와 무의 효능이 비슷하기 때문에
무도 못 먹게 한 것이다.
숙지황은
기운을 위로 올라가게 하며
머리카락을 검게 하는 효능이 있다.
하지만
무나 무씨의 가장 큰 효능은
소화를 도우면서
기운을 아래로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숙지황과 무는 함께 처방하지 않았다.
이 설이
오랜 시간 흐르면서 한약 전반으로 확대되어
머리카락이 센다는 말까지 만들어진 오해다.
◆음식궁합 ‘오해와 편견’
성격이 맞지 않는 남녀가 결혼하면
자주 다투고 급기야 이혼까지 갈 정도로
성격궁합이 중요하듯
궁합이 맞지 않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면
맛이 없거나 몸에 탈이 나기 쉽다.
흔히
보쌈집에서 삶은 돼지고기를 집어 들고
어김없이 챙기는 것이 새우젓이듯
돼지고기와 새우젓의 궁합은 찰떡궁합이다.
또 오징어 먹물로 만든 파스타에는
보통 토마토소스를 쓰면 좋다.
색도 어울리지만
오징어 먹물에 밴 비릿한 맛을 중화시킨다.
이런 모든 것이 ‘궁합’ 때문이다.
그렇다면
함께 먹지 말아야 할 음식 재료가
마치 환상의 궁합인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구운김과 들기름=
밥상에 단골로 등장하는 기름 발라 구운 김이
대표적으로 맞지 않는 궁합이다.
기름이 공기와 햇빛에 노출돼 산화되면서
유해물질이 생겨 몸에 좋지 않다.
건강을 위해서는 김에 기름을 바른 뒤 구워
즉시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샐러리와 마요네즈=
마요네즈는 샐러리의 단짝 소스로 통한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샐러리를 먹으면서
고열량의 마요네즈를 곁들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럴 땐 요구르트 소스가 좋다.
요구르트의 상큼한 맛이 잘 어울린다.
♠오이와 무=
오이를 자르면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비타민 C 분해효소가 생긴다.
이 물질은 무의 비타민 C를 파괴한다.
♠시금치와 두부=
시금치에 든 수산 성분과
두부에 다량 포함된 칼슘이 결합하면
수산칼슘이 만들어져
칼슘 섭취를 막고 결석 가능성을 높인다.
♠감과 도토리묵=
감은 원기 회복에 도움을 주고
도토리묵은
열량이 적고 수분이 많아 다이어트에 좋다.
하지만
함께 먹으면 타닌 등 감의 성분이
도토리묵의 수분을 흡수해
변비나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감은
지방이 많이 든 음식과 같이 먹어도
변비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철분 공급원인
동물의 간과 함께 섭취하면
감의 타닌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한다.
♠스테이크와 버터=
스테이크용으로 쓰이는 안심과 등심에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돼 있다.
버터도 마찬가지.
함께 먹으면 콜레스테롤을 과잉 섭취할 수 있다.
♠멸치와 시금치=
시금치의 수산 성분이
멸치의 칼슘 흡수율을 낮춘다.
♠바지락과 우엉=
우엉에는 다량의 섬유질이 들어 있어
바지락의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
♠미역과 파=
파는 미역에 다량 함유된 칼슘의 흡수를 막는다.
♠치즈와 콩=
치즈와 콩은 모두 단백질 칼슘이 많은 영양 공급원이다.
하지만
함께 먹으면 콩의 인산과 치즈의 칼슘이 결합해
체외로 배출된다.
♠초콜릿과 우유=
우유에 든 유지방과 초콜릿의 지방이 함께
몸에 들어오면 혈청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킨다.
♠토마토와 설탕=
토마토에 풍부한 비타민 B가
몸에 흡수되는 대신 설탕의 분해에 사용된다.
출처/▲김연수= IFTA 푸드테라피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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