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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여행16 - 슈젠지를 나와 식당가 거리에 이자카야에서 저녁과 술을 마시다!
2024년 1월 26일 이즈하라(嚴原 엄원) 에 도착해서는 지온(祈園)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가네이시성(金石城) 으로 가서 쓰시마번 번주인 소우케(宗家 종가) 의 묘소인 반쇼인
(万松院 만송원) 을 보고는 슈젠지(修善寺 수선사) 절을 찾아 최익현 선생기념비를 봅니다.
슈젠지 절을 내려와 이른바 "식당 거리" 에 도착하는데 스무곳 가량의 이자카야들이 밀집해 있는
동네라 구경하면서 들어갈 집을 고르는데.... 인터넷에서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식당이 있다는 얘기 때문이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열두서너곳의 식당과 이자카야를
살펴보았지만 한국인을 거부하는 곳은 못보았고 완곡한 표현으로 사양한 집은 하나 보았습니다.
2017년 후반 쓰시마섬의 혐한 문제가 불거지며 언론에 보도되고 이슈가 되기도 했으니 비디오머그에서
취재한 쓰시마 현지 상인의 입점 거부 행위라는게 있는데, 국가적으로는 위안부, 독도 문제와
한일 무역분쟁으로 인한 한일 관계 악화, 지역적으로는 쓰시마의 불상 도난 사건과 한국인
관광객의 급증 속에서 한국인 출입 금지를 내건 가게들이 더러 있으니, 원래도 1~2군데는 있었답니다.
이자카야(식당) 에 들어가려면 손님이 없는 한적한 시간대에도 '가게가 좁아서' 라며 거절하는 가게나 '이곳
물건은 부산이나 서울이 더 싸니 거기서 사세요~' 라면서 손님을 받는 것을 거부하는 신발가게도
있었다는데.... 여행자는 외지인으로 언어의 미숙, 현지 사정 혹은 물정에 아두운 이유로 혐오에 취약합니다.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G7 선진국에서, 인종에 따른 출입 거부 행위는 증오범죄 (Hate crime) 라는
징역형까지 가능한 중범죄에 해당하지만, 일본은 오사카 시에서 관련 조례를 한번 제정한
것을 빼고는 차별금지법이 없으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한국에서 반일 감정이
심한 종업원이 일본인 손님을 받지 않아도 손님을 모욕하지 않았다면 딱히 처벌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기사 미국은 법으로는 금지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차별이 있으니 몇년전에 동아일보 미국 특파원이 아내
와 함께 레스토랑에 갔는데, 아내가 창가 자리로 가려고 하자 흑인 종업원이 제지하며 구석진 자리로
안내하기에 기자가 항의하며 바꿔달라고 하니 화장실 옆으로 안내해 부인이 울음을 트뜨렸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으며... 또 코로나 이후 한국인을 중국인으로 오인한건지 한인 미용실 가게등이 습격을 당했습니다!
조지아주의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여성 3명이 백인 청년 로버트 에런 롱(21) 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 인데....
아시아계만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고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당하기도 하니, 2012년 4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오이코스대학교에서 한국계 미국인 고수남이 총기를 난사해 7명이 죽었으며, 2007년 4월에는
버지니아공과대에서 한국인 조승희가 총을 난사해 32명이 죽고 23명이 부상당한 미국 최대 사건도 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고 인종차별 타깃에서 빼주는건 아니다. 집을 나설 때는 항상 최루액 분사기와
호신용 무기를 챙겨야 한다.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도 하루에 수십 개의 혐오 메시지
가 도착한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이자 재미교포인 클로이
김(김선·21) 은 “매일 매일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 고 인스타그램에서 고백했습니다.
클로이 김은 미국 스포츠 매체인 ‘ESPN’ 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이런 (인종차별적) 행동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면서 “정말 무력하고 두려운 마음이 든다. 무척
힘들다” 고 말했는데, 공공장소에서 내게 침을 뱉은 사람도 있었다”, “약속 장소가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이 아닌 이상 절대 혼자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 라며 “집 앞 식료품점에 갈 때도 허리에
차는 작은 가방에 전기충격기, 호신용 칼을 휴대하고 항상 가방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가게 앞에 별다른 표식이 없고 모두 평범한지라.... 이곳 저곳 7~ 8군데 식당을
살펴보고는 한곳 이자카야를 정하는데, 부인을 데리러 호텔에 잠시 다녀 오겠다는 사위
에게는 10분 안에 오라 말하고는 혼자 롯가쿠도(六角堂 육각당) 라는 이자카야로 들어갑니다.
둘러보니 주방 앞에 6~7개의 의자가 보이니 4~5명이 앉아 있고 오른쪽에 3개의 룸 그리고 왼쪽에 2개의
룸이 있는데.... 왼쪽에 룸 하나가 비어있는게 보여 세사람이라고 말하니 왼쪽 빈방으로 들어가랍니다.
방에 들어가니 원래는 큰 방인데 가운데 칸막이를 쳐서 방을 나누었으니.... 옆 방에는 8명이 넘는 사람
들이 빽빽하게 앉아 있으니, 얼핏 보니 무슨 전골 요리를 시켰는지 냄비가 올려져 있는게 보입니다.
여기 롯가쿠도(六角堂 육각당) 메뉴판에는 일본어와 그 옆에 한글이 나란히 씌여 있으니 음식 가짓수가
무려 100여가지가 훨씬 넘어 보이는데..... 이 많은 요리를 어떻게 하는지 주제넘은 걱정을 해 봅니다.
그러고는 두 사람은 10분 후에 온다고 말하고는 나마 비루(생맥주) 한잔과 모듬 사시미 한 접시를 시켜서는
혼자 앉아서 술을 마시는데..... 사위와 딸은 오래 기다려서 무려 15분이 넘어서야 들어옵니다.
그러면서 사위가 하는 말이 문을 열고 들어오니 “풀” 이라면서 자리가 없다고 말하기에
우리 딸이 “오카상(아빠)” 이 저 안에 있다고 말하니 바로소 들여보내 주었다기에
혹시나 싶어 화장실에 가면서 둘러보니 거짓말은 아니고 이 식당은 완전히 풀 입니다!
나마 비루와 음료에다가 군만두와 감자칩인 프랜치 프라이와 튀김인 덴뿌라에 소고기
한 접시를 시키니.... 이 음식들이 오늘 우리 세사람의 술 안주이자 저녁 식사 입니다.
나는 마눌과 둘이 일본을 여행하면서 저녁 식사를 별도로 하지 않고 늘 맥주 2잔에 안주 서너가지를 시켜서
저녁식사를 겸하는데.... 그러다 보니 주먹밥 오니기리에 군만두와 야끼 소바등을 시키는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얘들이 군만두를 가져온게 보니 반대쪽은 생것 인데... 그러니까 무슨 밀가루풀 같은걸
붓으로 푸라이팬에 바른후 그 위에 만두를 올리고 한번만 구워서 가져온 것이라
접시를 들고 주방으로 가서는 종업원에게 반대편 까지 뒤집어서 다시 구워달라고 요청합니다.
조금 후에 가져왔는데 보니 뒤집어서 다시 구운 것은 맞지만..... 나는 원래 타도록 바짝
구워서 먹는 체질이라...... 흡족하지는 못하지만 다시 구워오라는 말은 못합니다.
오래전에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여행사 패키지 단체였는데 20명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데 구워온
소고기 스테이크에 나이프를 갖다 대니 피가 주르륵.... 놀라서 스무명이 모두 다시 구워 오라고 시킵니다.
두번째는 나이프로 고기를 쓸자 다시 피가 주르륵... 해서 열두어명이 2번째로 다시 구워오라 물리고 해서 다시
나온게 나이프로 쓸자 역시 피가 배어 나오기로 5~6명이 더 구워달라고 시켰는데 그 중에 한명이 나 라는....
레스토랑의 주방은 너무나도 바쁜지라 요리 시간이 생명이니 셰프들은 가금적 살짝 구우니 “래어”
인데.... 우리는 미디엄도 먹지를 못하고 웰던으로도 안되니 이런 경우 “베리 웰던” 을 외칩니다.
그러니 레스토랑에서 보면 밉상인데.... 고기를 오래 구우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타는 냄새가
주방에 배이며, 또 고기라는게 살짝 익혀야 고기 본연의 맛을 음미하지만 바짝
태우면 맛을 모르니 고기 먹을줄 모르는 촌놈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그래도 나는 “베리 웰던”....
생선회 사시미의 경우에도 일본인들은 양을 적게 먹는 대신에 큼직하게 썰어 소스로는 오직 간장에만 살짝
찍어서 입안에 넣고 그 향기를 맡으면서 우물우물 오래토록 잇몸으로 빨아먹으면서 촉감을 음미합니다.
반면에 한국인들은 생선회를 배부를 때 까지 많이 먹으니 우선 회를 얇게 쓴 후에 간장 보다는
초장이나 된장에 푹 찍어서, 그것도 상추로 쌈을 싸서 한입 물고는 이빨로 씹어서 먹으니
초장이나 된장에 상추등이 뒤범벅이 되어 생선회 자체의 고유한 맛을 음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고는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인사를 하는 것이 이 집은 종업원들은 친절한 편입니다. 나와서는 2차를 할
집을 찾아 한바퀴를 도는데.... 한국어로 엄청 크게 적어 놓은 집이 있으니 “맥주한잔” 이라는 곳입니다.
한국인 단체가 들어갔는지 2층에서 고래고래 악을 쓰듯 노랫소리가 들려 저게 어느나라 말이냐고 서로 묻는
데... 술이 얼마나 취했는지 한국말을 못알아 들을 정도이며 1층 현관은 아예 안에서 문을 걸어
잠갔으니 세를 낸 셈인데, 그 옆에는 한글로 “음료 가지고 오셔서 마시기 있긔, 없긔” 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인터넷에서 보니 여기 이즈하라의 술집이나 음식점에서 한국인 출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오늘 실제로 그런 집은 보이지 않지만.... 그
연유를 생각할 때 혐한을 제외한다면 문화의 차이가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은 에티켓을 대단히 중요시 하는 나라이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싫어하는데.... 대중
교통이나 호텔, 식당에서 큰소리로 떠들지 말아야 하며 사람을 촬영할 때는 사전에 허락을 받는게
좋고, 쇼핑몰이나 상점 내부에 진열된 상품이나 인테리어 소품등을 허락없이 찍을 때는 싫어합니다.
식당을 이용할 때 과자나 음료수에 음식이나 술을 가지고 들어가지 말아야 하며 식당에 들어가서는 빈자리가
보인다고 아무 자리나 가서 앉아서는 안되고 주인이나 종업원이 자리를 안내해 줄 때 까지 기다려야
하며, 또 주문시에는 큰 소리로 부르지 말고 서로 눈이 마주칠 때 까지 기다렸다가 손을 들고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2인이 1인 메뉴를 주문하는 것은 큰 실례이며 식당에 비치된 소스는 바로 먹지 말고 국자나
숟가락을 이용해서 자신의 접시에 덜어서 먹어야 하며.... 버스를 탔을 때는 우리와는
반대로 뒷문으로 타면서 정리권 종이를 뽑아야 하고 내릴 때는 버스가 완전히 정차
하기를 기다려서는 그때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서야 하니 이런 문화의 차이로 충돌하는가 봅니다?
그러고는 다시 골목으로 들어가니 어느 이자카야 앞에는 일본어와 영어 그리고 한국어 3가지로
동일한 내용의 글이 적혀 있고..... 그 옆에 다시 3가지 언어로 다른 내용의 글이 있습니다.
“저희 가게는 일본어 밖에 이해할수 없기 때문에 일본어를 읽고 쓸수
있는 고객에 한합니다”, “지불은 엔화 또는 PayPay 로 합니다”
저 앞에 다른 가게는 음료를 가지고 들어오지 말라는 글도 있었으니 문득 엣날일이 떠오르니
십여년전에 동료 2명과 셋이서 일본에 가서 도쿄 아카사카의 재일교포가 운영하는
식당에 갔는데... 서빙을 하는 아가씨는 한국인 유학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재일교포 주방장이 주방에서 요리를 하다 말고 커텐 앞까지 나와 말없이 홀을 바라보다가.... 그런후
들어가서 요리를 하다가는 또 커텐 까지 나와서 우리 홀 쪽을 말없이 바라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보니 우리는 맥주 2병에 부대찌개등 음식 2가지를 시켰는데 우리 일행이 마호병
에서 물을 컵에 따라서 둘이서 마시는데.... 세상에나? 한국에서 가져온
우리나라 소주라? 나는 원래 맥주파라 소주를 마시지 않으니 저들 둘이서만 마시더라는?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적게 시키고는 가져온, 혹은 밖에서 먹다가 남은 음식을 슬며시 꺼내 먹는
한국인도 있고.... 또 술값을 아끼려고 혹은 여행와서도 한국 소주가
그리워서 마호병에 담아와 주인 모르게 마시지만 주인은 여러차례 경험해 보았으니 잘 안다는?
그러고는 다시 다른 이자카야로 들어가는데..... 여긴 인테리어도 그렇고 한글 메뉴도 없는게 분위기며 손님들
까지 완전히 일본인을 상대하는 가게라는 느낌을 받는데, 물론 종업원이 안내하는 자리에 앉는게 기본입니다.
탁자 하나에 칸막이가 쳐진 작은 룸으로 들어가서는 생맥주 나마비루에다가 안주로는
삼겹살 구이에다가 장어 구이를 시켜서 먹는데, 세상에나? 장어 아래에
쌀밥이 조금 있으니..... 그럼 장어 덮밥, 그러니까 우나기돈(ウナギ丼) 인가 봅니다?
잘 먹고는 나와서 밤거리를 구경하는데 오늘 우리가 다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직설적으로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이자카야나 식당은 보지 못했고, 단지 점잖게 사양하는 식당이 한 곳
잇었으며 그리고 자리가 다 차서 만원이라 더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가게가 두세군데 있었습니다.
나는 한자를 좀 아는데다가 기초 일본어 정도는 하는지라 주문에 어려움은 없지만 일본어를 못하는
사람도 한글 메뉴나 영어 메뉴판이 있는 집이 많고 또 음식의 그림이 그려진 메뉴판도 있는데....
식당에 일본어 뿐이라면 실례합니다(すみません 스미마셍), 저기(あの 아노), 이것(これ 고레), 그것(それ 소레)
부탁합니다(おねがいします 오네가이시마스) 처럼 기초적인 일본어만 알아도 출입과 주문이 문제없습니다.
술집에 생선 안주들이 많은걸 보고 생각하니.... 쓰시마는 바다 낚시터로 명성이 자자한
곳인지라 낚시꾼 역시 일본인 보다는 한국인들이 많은 편으로, 1990년대 중반
부터 소문이 나기 시작해서 요새는 겨울철 벵에돔 낚시터로 정말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대마도는 쿠로시오 난류를 직접 받는 곳이라 온갖 어종들이 다 나오며.... 에메랄드빛 맑은 물 속에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직접 보면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니 국내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40~50㎝짜리의 대물들이 쑥쑥 낚이니... 낚시꾼이라면 눈 뒤집히지 않을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2014년 부터 각종 낚시 방송에서도 출조 프로그램을 여럿 방송 중인데..... 벵에돔 외에도 무늬오징어,
참돔 등 여러 어종들을 다양하게 나오고 거리도 가까운 데다가 일본의 낚시 문화나 기술
등이 한국 보다 앞서다 보니 많이 찾는 것 같으며 한국인이 운영하는 낚시 전문 민박도 있다고 합니다.
쓰시마도 일본이다 보니 축제가 많이 열리는데.... 한국전망대 근처에 와니우라 항에서 열리는 이팝나무 축제,
아지사이의 수국 축제, 이즈하라항에서 열리는 지조봉, 국경마라톤 대회, 하쓰우마 축제 등이 있습니다.
이즈하라항 아리랑 축제는 8월 첫째 주 토요일, 일요일마다 쓰시마에서 열리는 가장 대규모의
축제로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도 하고 불꽃놀이 등의 일반적인 일본 축제를 즐겨볼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신사마다 있는 여러 고식대제나 반쇼인의 라이트업 등등 역시 있습니다.
와이파이를 찾는 여행자를 위해 쓰시마섬 거의 전 지역에 'tsushima city wifi' 라는 공용 와이파이가 가설되어
있으니 무료이지만 30분마다 자동으로 연결되는 등록 페이지에서 등록을 눌러줘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메일과 이름은 첫 1회만 입력하면 되지만.... 다만 전파의 세기가 강하지 않고 속도도 느리니 웬만하면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해 오거나 미리 공항이나 항구에서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가입해서 오는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