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는 데다 보유세 등 각종 세금이 크게 늘어나 부동산직접 투자가 점차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에는 부동산펀드나 리츠(부동산투자회사) 같은 ‘간접투자’ 상품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전문 운영기관이 부동산 임대 및 개발사업, 부동산 관련 대출 등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 형식으로 나눠주는 상품이다.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안전성이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매력적이다. 대표적 상품으로 부동산펀드와 리츠, 부동산 투자신탁이 있다.
◆지난해 인기 끈 부동산펀드
작년에 처음 선보인 부동산펀드는 20여개 상품이 나와 날개돋친 듯 팔렸다. 지난해 총 모집액만 8610억원에 이른다.
초기 형태는 자산운용회사가 투자자 돈을 모아 부동산(주로 아파트) 개발사업에 고정금리로 대출해 준 뒤, 분양 수익금으로 원리금을 돌려주는 방식이었다. 통상 은행금리(3.8%)보다 2배 가량 높은 연 7%대의 수익률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발이 지연되거나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부담이 있다. 그래서 지난해 말부터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주로 오피스 빌딩을 사들여 임대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맵스자산운용이 판매한 ‘맵스 프런티어 부동산 펀드5호’는 서울 송파구 동원증권 빌딩(390억원)을 사들여 석 달마다 임대료를 배당하고, 빌딩값이 오르면 매각을 통해 추가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이 회사 김승길 상품개발팀장은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 작년 말부터 안정적인 부동산 펀드를 내놓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펀드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오는 24일부터 사흘간 ‘부동산 경매 펀드’를 판매한다. 부동산 경매나 공매에 참여해 돈을 불리는 방식이다.
현대증권 이완규 상품개발팀장은 “요즘 상가 건물 등은 시세의 50% 정도면 낙찰받을 수 있어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100만원 이상 투자할 수 있고, 연 10% 배당수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인 만큼,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운용사에서 제시하는 수익률을 그대로 믿지 말고, 수익성이나 약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리츠와 부동산 투자신탁
부동산펀드가 일종의 수익증권이라면, 리츠는 회사형으로 주식형태이다. 투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산 뒤 임대수익을 배당형태로 돌려주고 증권시장에 상장도 된다.
작년엔 펀드 인기가 높아 리츠 출시는 다소 주춤한 상태. ‘코크렙 1호’ 등 7개가 현재 상장돼 있다. 배당수익률은 연 10% 정도로 높은 편이고, 주식형태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금성도 높다.
안전성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은행의 부동산 투자신탁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고객 돈을 모아 아파트 개발 회사에 대출해준 뒤, 대출 이자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보통 연 5% 정도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보장해준다.
은행이 대출로만 운용하기 때문에 투자 원금이 깨질 염려는 없다. 펀드나 리츠에 비해 안전성은 높지만, 소액 투자가 어렵고 수익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거액의 목돈을 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자료원:조선일보 2005.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