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부 세종누리
1.지지베베
제비가
대통령에게
논어*를 읖조린다
지지베베
지지베베 지지베베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민의를 읽는것이다
지지베베
*知之謂知之不知謂不知是知也 : 논어, 위정(爲政)편
2.여의도 만찬회
개 아닌 분
손 들어 보세요.”
없네요
그럼 모두 개죠
녜 맞습니다.
여의도 개들
3.까불지 말라
인류의 첨단 문기文器
한글
우리는 이미
오백칠십팔 년 전에 가졌다
대한민국의
핵
무
기
한글
너네들
까불지 말라
4.단 한번은 내가 먼저
나는 늘 아내 앞 세운다
외출할 때나
차를 타고 내릴 때나
의견이 상충할 때도
그냥 나는 아내의 의견을 따른다
하지만
이생에 단 한 번은
내가 먼저 가고 싶다
저세상 갈 때는
당신
내마음 이해하겠지
5.씨앗
내 나이
열다섯 살에 몽정을 했다
꿈속에서
꽃을 안고 한 사내가 되었다
할배는 빙그레 웃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내가 달고 있는
고추는
할아버지 것이란다
잘 간수해야 한다고 하셨다
씨앗, 그 소중함을
나도 손주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6.예견치 못한 이별
그 밤 소녀의 보조개 속엔
더 이상 웃음이 없었습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는데
아쉽게 멀어져 가는 달그림자
별빛 부서지는 밤
쓰다만 글 위로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삭풍 지나는 겨울나무에
내 마음 벗어 걸어 두었어야 했는데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삿짐 차는 떠나가고
소녀의 보조개만 남아있습니다
7.세종누리
이도 형李祹 兄*!
누가 저걸
인간의 입속에서 꺼내 놓은 소리의 씨앗으로 알겠나
한글 24자
뿌리기만 하면
시공時空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니
자랑스럽다
이도李祹 兄!
나는 형을 세종대왕님이라 부르지 않고 그냥 형이라 부르기로 했어
이도 형!
백성을 국민의 자리로 돌려놓고
더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싶었던 이도형!
그래서 나는 형을 이도 형이라 부르는 거야
괜찮지
형은 우리 말이 중국 말과 달라 서로 통하지 아니 한다며,
가엾은 국민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끝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이가 많다며
한글을 만들어 모든 국민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었지
이도 형!
고맙고 자랑스럽다
한글은 우리 백의민족의 영혼이 담긴 인류의 보물이야
이제는 지구촌 어디서나 형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어
형!
전 세계 지구촌이
K팝, 돌민정음에 미치고 있어
AI의 언어가 되었다는 것
우리 BTS 따라 노래 불러보자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 ㅍㅌㅎ
ㅏㅑㅓㅕ ㅗ ㅛ ㅜ ㅠ ㅡ ㅣ'
이도 형! 형은 어떻게 인간의 입이 부랙홀을 닮았다는 것을 알았어?
이도 형! 이도 형! 이도 형!
*이도(李祹): 세종대왕(1397∼1450)의 본명
*돌민정음:
아이돌(Idol)과 훈민정음의 합성어로, 한국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해외 K팝 팬들이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하면 그 뉘앙스가 잘 살지 않는 한국어를 발음 그대로 영어로 읽고 쓰는 것을 말한다. Oppa(오빠), Aegyo(애교), Maknae(막내) 등이 있다.
*K팝: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한국의 가요 Korea Pop의 준말
8.여행중
생각을 바꿨다
바꾸고 나니
내 일상이 여행이다
우리는 금성에서 만나
지금은 3번째 행성 여행중이다
여행용 식량으로 고구마를 심고 있다
안해가 활짝 웃고 있다
내안에 아내를 심고나니 행복하다
나무 그늘에 앉아
안해는 그림을 그리고
나는 쿠바 코히마르 해변에서 헤밍웨이를 만난다
안해가 으아리꽃여자 입가에 미소를 그릴 때 쯤
나는 청상아리가 청새치를 뜯어 먹고 있는 바다를 쓰고 있다
''포기하지 말라 인생은 여행이다''
죽을 고비 넘나 들고 있는 노인이 나에게 밧데리를 꼽아준다
코히마르 해변에 별이 쏟아져 내린다
내일은 자전축 23.5도의 롤라스케이트를 타고 아마존을 둘러 보고 고비사막을 지나 남극을 접수하겠다 가서 팽긴을 만날 갈것이다
여행은 즐거운 일이다
이세상 끝나는 그날
우리는 또 다른 별을 찾아 여행을 떠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