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8월 19일이다. 봉고차를 빌려서 목포를 다녀 온 날이다. 이틀인가 지났는데 렌트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런트비를 어떻게 했나요?”
“19일 오전에 송금하고 메시지도 남겼는데?”
그런데 며칠 후에 또 연락이 왔다. 어느 통장으로 보냈는지 구좌번호를 알려주라는 것이다. ‘뭔가 문제가 생겼구나.’ 이렇게 예상하면서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
다시 연락이 왔다. 예금주의 성명을 들먹이면서 ‘누구냐?’고 묻고 입금 은행도 ‘신한은행’이 아니고 자기가 거래하는 은행은 ‘신협’이라고 말한다.
아, 이런 실수가 있는가? ‘신협’을 ‘신한은행’으로 잘못 입력한 것이다. 그렇다 해도 ‘신협의 구좌번호’와 ‘신한은행의 구좌번호’가 왜 이리 똑 같은가? 끄트머리 숫자가 온통 ‘0’인 것까지 똑같다.
실수를 저지른 건 어디까지나 나다. 예금주의 이름을 확인하지 아니 한 내 잘못이다. 건방지게 일을 처리한 나의 나쁜 버릇 때문에 발생한 실수다. 후회해 보았자 별 수 없다.
가까운 농협에 가서 도움을 요청했다. 창구직원은 서류를 작성하도록 안내하는 등 친절했다. 위로의 말도 했다.
“적은 금액이라 다행이네요.”
그렇다. 100만원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나의 입장에서는 다르다.
얼마 전 나는 친구의 자녀 결혼식 축의금으로 5만을 보냈다. 10만원이면 축의금을 2번이나 보낼 수 있다.
고등학교 선배와 후배로 구성된 모임이 하나 있다. 1년에 5번 만나서 가까운 곳에 등산도 하고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으며, 정담을 나누는 모임이다. 이 모임의 연회비는 5만원이다. 10만원이면 2년치의 연회비가 된다.
나는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연금이 나오려면 아직도 20일 정도 남아 있다. 하루에 1만원을 사용한다 해도 20만원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 통장 의 잔고는 10여원이다. 씀씀이를 더욱 줄여야 한다.
창구 직원의 말처럼 10만원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는 큰돈이 아니다. 그것이 나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할 뿐 내색할 수도 없다.
“월요일이나 되어야 반환될 수 있습니다.”
창구 직원의 이 말에 다소 희망을 가져본다. 날짜가 며칠 미루어지더라도 되돌아 올 줄만 알았다. 월요일이 지나고 화요일도 지났다. 아니 1주일이 지났으나 무소식이다. 날마다 통장을 들여다보았지만 입금액이 찍히지 않는다. 다소 궁금해 하는 차에 농협직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압류 계좌라고 하내요.”
“되돌려 받기가 어렵겠습니다.”
‘압류 계좌’라? 어떤 일로 압류된 것인지 그것을 해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나는 모른다. 그렇지만 난감한 상황에 이른 것은 분명하다.
또 며칠이 지났는데 나의 핸드폰에서 ‘띵똥~’하는 소리가 나면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농협]2017/09/08 반환 신청한 거래가 입금은행의 거부로 반환되지 않았습니다.’
기어이 탈이 나고 말았다. 다시 농협을 찾았다. 창구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소송하는 방법이 있는데 법무비가 반환 요청 금액보다 더 많이 들 것 같아서 무어라고 말할 수 없네요.”
쓰리디쓰린 가슴을 안고 나올 수밖에 다른 도리는 없었다.
첫댓글 어찌
그런 실수를ㅠ
한번실수는
병가지상사라했제요^~^
하지만
손실이따랐으니
하루손재수로
여생손실없으실듯합니다^^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