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북 콘서트’... “국민사랑 보답.국가 발전에 힘 보탤 것”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대구에서 ‘박근혜 회고록’ 출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 대한 소개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 겪은 정치 역정과 관련된 소회를 직접 밝혔다.
저자와의 대화에서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승리와 제18대 대통령 재임 당시, 최근 근황까지 약 10년에 걸친 정치 여정을 이야기했다.
특히 재임 당시 미국과 중국, 일본과의 외교 상황, 대북 문제, 재임 기간 중 풀지 못한 국정 과제,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 뒷이야기,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비화, 탄핵 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수감 생활 중 나빠진 건강 상태와 극심한 허리 통증에도 마땅한 의자가 없어서 큰 국어사전을 쌓아 의자로 사용하며 지냈던 일상에 대한 내용도 공개했다.
또 ‘내가 재계 로비를 받은 것처럼 비난한 김종인’, ‘유승민의 연락 두절’ 등 소제목을 달아 대선 캠프에서 함께 했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이와 함께 4년 9개월 넘는 수감 시절 작성한 자필 메모도 처음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긴 수감 기간인 4년 9개월여를 구치소에서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은 메모에서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했던 일들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맡은 바 직분에 충실하게 일한 공직자들이 구속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저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면서 “그리고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이들마저 모든 짐을 제게 건네주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을 느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하지만 이 모두 정해진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겠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어둠의 세력들로부터 안보를 굳건히 지켜냈고,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국민들에게 드리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은 보람 있었다”고 대통령 재직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2006년 테러 이후의 저의 삶은 덤으로 주어져서 나라에 바쳐진 것이라 생각했기에 제 일신에 대해선 어떠한 미련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제 모든 멍에를 묻겠다.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는 마음도 없다”며 “서로를 보듬으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결 같은 믿음으로 지켜본 국민들이 없었다면 회고록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라며 "국민 여러분의 큰 사랑에 보답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작은 힘이나마 보탤 것"이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회고록은 두 권으로 구성됐으며 각각 400쪽 정도 분량이다. 책에는 제18대 대선 이후인 2012년 말부터 2022년 3월 대구 달성군 사저로 내려오기까지 약 10년에 걸친 박 전 대통령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통령 당선 후 한·일 위안부 합의, 개성공단 폐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 공무원연금 개혁 등 대통령으로서 여론에 맞서 고독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대통령의 결정에 힘을 더한 각료들과 참모들의 이야기, 그리고 가까운 이의 일탈로 인한 탄핵과 베일에 가려져 있던 4년 9개월간 구치소에서 겪은 극한의 나날에 관한 이야기가 솔직하게 기록돼 있다.
어둠을 지나 미래로1·2' 출간 기념 북콘서트는 단상에 오른 유영하 변호사, 허원제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 서상기 전 의원, 김재수 전 장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행사장 입구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전 총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 제19대 국회의원 '약지회' 등 범여권 측 인사들이 보낸 화환들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