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깜빡깜빡하는 일이 반복되면 혹시 치매가 온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날 수 있다. 그러나 건망증과 치매는 비슷한 듯,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 차이에 대해 하이닥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봤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건망증이 심한데, 치매 전조 증상인 건가요?
건망증과 초기 치매를 헷갈리거나 혹은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건망증과 초기 치매는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건망증은 주의 집중력의 저하 때문에 발생하는 기억 저하를 말하며, 질병보다는 심리적인 상태나 각종 요인으로 인해 생각이 집중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치매는 뇌의 질환으로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말합니다. 인지기능에는 기억력, 판단력, 집중력, 시공간 지각력, 언어능력 등이 포함됩니다. 물론 치매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기억장애이지만, 건망증을 치매의 전조라고 볼 수 없습니다. 치매의 임상 전 증상의 기억 저하는 경도인지장애라고 합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 (이종문신경과의원)
Q. 건망증의 원인은 뭔가요?
누구나 기질적인 원인 없이 과도하게 피로하거나 수면이 부족할 때, 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일시적인 기억력 감퇴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물론 약물 복용도 집중력과 기억력의 감퇴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으로 감기약, 근골격계 약물 등이 있습니다. 그 외 다양한 대사성 질환도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기억력을 감퇴시킬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 적절한 식사, 운동, 스트레스 해소 등의 생활요법으로 호전이 없다면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전우현 원장 (감꽃요양병원)
Q. 요새 자꾸 깜빡깜빡하는데, 단순 건망증일까요? 치매일까요?
건망증과 치매는 기억력이 감퇴하는 양상이 다릅니다. 건망증은 사안의 전부보다는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부분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차근차근 생각을 더듬어보면 잊었던 사실을 기억해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매의 기억 저하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을 잊는 것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기억이 뇌에 입력이 안 되는 형태를 보입니다. 따라서 오래된 기억은 잘 유지되지만, 최근 기억은 전혀 없을 수 있습니다. 뇌에 저장된 내용이 없으므로 아무리 기억을 떠올리려 하고 주변에서 기억에 대한 정보를 주어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 것이죠.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 (이종문신경과의원)
Q. 치매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을까요?
건망증이 심하여 치매가 아닌지 의심이 될 때는 대한치매학회에서 제시하는 치매 자가 진단표를 한 번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 항목 중 8개 이상 해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치매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치매 자가 진단표
1. 필요한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하는 게 어렵다.
2. 상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골라 정확한 액수를 지급하는 게 어렵다.
3. 재료를 준비해서 요리를 하거나 혼자서 밥상을 차리는 게 어렵다.
4. 청소, 설거지, 집안 수리, 손빨래 등 집안일을 예전처럼 하지 못한다.
5. 버스, 전철, 택시를 혼자서는 이용하지 못하고 타인이 도와줘야 한다.
6. 혼자서는 걸어서 가까운 상점이나 약수터를 갔다 오지 못한다.
7.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의 약을 챙겨먹지 못한다.
8. 공과금을 내거나 통장관리, 재산관리를 혼자서 하지 못한다.
9. 머리 빗기, 면도, 화장 등 몸단장을 혼자서 하지 못한다.
10. TV, 세탁기, 청소기, 헤어드라이어기 등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못한다.
11. 옷, 안경, 지갑,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혼자서 관리하지 못한다.
12. 열쇠나 비밀번호를 이용해 대문을 정확하게 열거나 잠그지 못한다.
13. 사전에 계획된 집안 행사 등 모임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14. 최근 한달 동안 있었던 국내외 주요 뉴스를 기억하지 못한다.
15. 예전부터 해오던 화투, 바둑, 장기 등 취미생활을 하지 못한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전우현 원장 (감꽃요양병원)
Q.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구별하기 위해서는 신경심리검사, 뇌영상검사, 혈액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건망증은 주로 심리적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까운 신경과에서 치매와 구별되는지 진료받아 보고 심리적 원인이 있는 경우라면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을 받아 볼 것을 권합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주재형 원장 (박원욱병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이종문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전우현 원장(감꽃요양병원 신경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주재형 원장(박원욱병원 신경과 전문의)
<저작권©언론사 하이닥,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