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서 하코다테 가는 여정
2017. 12. 24.
산사랑방
하코다테 (函館함관 はこだて)는 삿포로에세 특급열차로 3시간 30분이 걸리는 홋카이도 최남단의 해안 도시다.
모두들 당일치기는 힘들다고 하여 처음에는 1박을 하기로 계획을 짰다.
그러나 호텔 예약도 그렇고, 캐리어 끌고 돌아다니는 것도 여의치 않아 당일에 끝내기로 했다.
하코다테로 가는 최고의 목적은 도시 야경이다.
계절이 여름이면 야경까지 본다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겨울에는 4시면 해가 지기 때문에
첫차를 타고 출발하면 세계 3대 야경이라 불리는 하코다테 야경까지 보고 삿포로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다.
6시 첫차를 타기 위해 4시 30분쯤 호텔을 출발했다. 지하철은 6시가 넘어야 운행하기 때문에
삿포로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걸으면 25분정도 걸린다.
호텔을 빠져나와 삿포로역으로 가는길의 오도리공원,
엊저녁 야경이 황홀하던 테레비탑은 아직까지 깊은 잠에 빠졌다.
<열차표 자동발매기>
저걸 어떻게 이용하지~?? 아직은 이른시간이라 모든 기계가 발매중지상태다.
덜컥 겁부터 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안해봤는데...ㅠㅠ
일본에서는 표를 판매하는 창구가 없기 때문에 자동발매기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 있을 때는 자동발매기를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스마트폰으로 예약하면 그만이니깐...
<삿포로역 개찰구>
일본은 스마트폰 예약서비스가 될리가 없다. 저런 개찰구를 통과해야 하니까~~~ㅋ
어쨋거나 어제 구입한 3일권 레일패스덕분에 자동발매기 앞에서 낑낑되지 않고 바로 패스~!!.
홋카이도는 지하철은 물론 모든 열차를 이용하려면 이러한 개찰구를 통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열차표를 검표하는 개찰구가 없어진지 오래되었는데도
일본에 와서 지하철도 아닌 열차를 이용하는데 이런 개찰구를 통과해야 하다니...
하여튼 이런 현상은 뭘로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전광판에 특급 06:00 하코다테(函館함관) 행은 4번홈으로 가라고 알리고 있다.
06:00 출발을 알리는 전광판 불이 켜진 하코다테(函館함관) 4번홈 탑승장에 도착했다.
여기 고유지명은 모두 한문이나 영어로 표기되어있다.
6, 7호차 하코다테행 자유석, 설레이는 기분으로 열차에 오른다.
첫차라서 그런지 자리가 텅비었다.
우리 새마을 열차와 비슷한 등급이지만 TV모니터가 없는게 흠이다.
편의점에서 사온 빵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떼운다.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들... 건물들이 장난감처럼 작고 아담하다.
학창시절, 거의 6년을 열차로 통학해서 그런지 열차만 타면 설레인다.
북해도에 가게되면 하루종일 열차를 타고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산과 들, 강과 바다,
이러한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바라보고 싶었는데 오늘 그 소망을 이룬셈이다.
쉼없이 바다로 흘러드는 강줄기~~
고요한 겨울바다
*
하얀 철새떼~~
"훗~~!! 저건 머야~~~!!"
나도 모르게 혼자 중얼거린다.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하늘에 닿아있는 산, 우리가 설산이라 부르는...
역시 나는 산꾼인가보다. 산을 보면 이렇게 놀라고 가슴이 뛰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