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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생리 현상이다. 수면은 중추신경계의 항상성 회복, 에너지 저장, 체온 조절, 불필요한 기억의 제거 등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며,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능력이 가역적, 반복적, 정상적으로 정지된 상태로 정의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9년 99만8796명에서 2023년 124만597명으로 5년새 24%가 증가했고, 이에 따른 수면장애 관련 진료비도 2019년 2076억원에서 2023년에는 3227억원으로 55%가 급증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50대 이상 시니어층이 전체 수면장애 환자의 약 70%를 차지한다는 사실로, 고초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수면 장애에 대한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국내 수면 장애 약물 치료는 벤조디아제핀 계열과 졸피뎀류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 졸피뎀의 장기 복용이 치매 위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이상 행동 및 기억 상실 등의 부작용 우려가 확산되면서 ‘부작용 없이 수면을 개선하고 싶다’는 소비자 수요가 수면 건강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이끌고 있다.
수면 건강 건강기능식품 영역은 연간 15% 내외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전세계 수면 건강 시장은 2026년 1115억 달러(약 13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건의료기관의 문턱이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이나 졸피뎀류의 전문의약품 수면제 처방이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 덕분에 저렴하게 가능하다. 중추신경계의 억제 스위치를 강제로 눌러버리는 전문의약품의 입면 효과는 빠르고 확실하다. 이러다 보니 ‘잠을 잘 못 자는데 먹을 수 있는 것 있어요?’라며 약국을 찾는 환자들의 기대치는 이미 전문의약품의 빠르고 확실한 효과에 맞춰져 있어 건강기능식품이 제공할 수 있는 수면 리듬 점진적 회복과 고객 기대치 사이에 간극이 생기기 쉽다. 이 간극을 줄이고 건강한 수면 건강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약국의 역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약사가 알아야 하는 수면의 구조
환자에게 올바른 수면의 개념을 설명하고 수면건강 기능성 원료의 작용 기전을 정확히 이해하고 구분하기 위해서는 수면의 생리적 구조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수면 사이클과 수면의 구분
수면은 뇌파의 양상에 따라 크게 렘(REM)수면과 비렘(NREM)수면으로 구분된다. 성인의 수면은 보통 비렘수면으로 시작하여 점점 깊은 수면으로 진입한다. 수면 시작 후 80~100분에 첫 번째 렘수면이 나타나고 그 후로는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약 90분을 주기로 4~6회 반복된다.
그래픽=주혜성 기자.
렘(Rapid Eye Movement, REM)수면은 전체 수면 시간의 20~25%를 차지한다. 뇌파가 각성 상태와 유사하게 활성화되고 급속 안구운동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교감신경이 우세해진다. 몸은 마비 상태이나 뇌는 활발하게 활동하여 꿈을 꾼다. 정서 기억 처리, 학습 강화, 창의적 문제 해결과 관련이 있다.
렘수면 잠복기(첫 렘수면 출현까지의 시간)의 단축은 우울증의 생물학적 지표로 알려져 있으며, 기면증 진단에서는 입면 시 렘수면 발생이 핵심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비렘(Non-Rapid Eye Movement, NREM)수면은 전체 수면 시간의 75~80%를 차지한다. 부교감신경이 우세해져 심박수와 혈압이 감소하고 육체적 피로를 회복하는 시기이며 몸은 움직일 수 있지만 뇌는 비활동적인 상태이다.
비렘수면은 수면의 깊이와 뇌파에 비례해 1단계부터 4단계까지 구분되며 3단계와 4단계는 섞여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이를 구분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없어 현재는 이 두 단계를 합쳐 3단계 수면(서파수면 혹은 델타수면으로 지칭하기도 함)이라고 한다. 3단계 수면은 대개 수면 주기의 전반부에 나타나고 렘수면은 후반부에 더 많이 나타난다.
수면과 각성 조절의 메커니즘
수면과 각성의 타이밍은 두 가지 독립적인 시스템의 상호작용에 의해 정교하게 조절된다. 이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건강기능식품의 작용 기전을 정확히 설명하는데 필수적이다.
시상하부(Hypothalamus)의 시신경교차상핵(SCN, suprachiasmatic nucleus)이 빛의 자극을 받아 주관하는 하루주기리듬(circadian rhythm)과 깨어 있는 동안 뇌에 축적된 아데노신(Adenosine) 등의 피로 물질에 의해 잠들고자 하는 압력이 커지는 수면 항상성(Sleep homeostasis)의 상호작용에 의해 정교하게 조절된다.
예를 들면 점심 식사 후 나타나는 식곤증은 오전 중에 깨어 있어서 증가한 수면욕구가 점점 활성화되는 생체 시계의 각성 신호보다 일시적으로 강해서 졸립다고 느끼게 되고 이후 각성신호가 더 강해지므로 저녁에서 자기 직전까지는 졸리지 않게 된다.
수면 건강 관련 바이오마커와 평가 지표
수면 건강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인체적용시험에서 사용되는 평가 도구와 바이오마커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인체적용시험에서 사용하는 지표는 크게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로 구분된다.
1. 객관적 지표: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
수면다원검사는 가장 표준이 되는 검사로 뇌파(EEG), 안전도(EOG), 근전도-턱(EMG-submental), 심전도(ECG), 호흡기류(Airflow), 호흡노력(Respiratory effort), 산소포화도(SaO2), 체위감시(Body position), 하지근전도(EMG-ant, tibialis)를 측정하여 수면 중 생리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건강기능식품 인체적용시험에서 특정 원료가 다음의 PSG 지표들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면 이는 중추신경계 단위에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냈음을 의미한다.
수면 효율(Sleep Efficiency, SE)
•총 기록시간 중 실제 잠을 잔 총 수면 시간의 비율
•개선 시 ‘수면 효율’의 향상을 의미
수면 잠복기(Sleep Latency, SL)
•소등 후 첫번째 수면 진입까지 걸린 시간
•불면증 환자의 가장 큰 고통인 ‘입면 장애’를 대변하는 수치
•단축될수록 잠에 빠르게 빠져들게 해주는 효과
입면 후 각성(Wake After Sleep Onset, WASO)
•잠이 든 후 최종 기상 전까지 중간에 깬 시간의 총합
•수치가 감소할수록 수면의 끊김이 줄어들어 ‘수면 유지 장애’ 개선을 의미
총 수면시간(Total Sleep Time, TST)
•입면부터 아침 기상 시까지 실제로 잠을 잔 시간
각 수면 단계의 비율(Stage 1, 2, 3 & REM)
•벤조다이아제핀 및 졸피뎀 류 수면제는 3단계 수면(서파 수면)을 억제
•이상적인 기능성 원료는 자연적인 수면 단계의 비율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깊은 수면을 증가시키는 양상을 보임
2. 주관적 지표: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
환자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도구로, 가장 신뢰받는 임상 척도다. 지난 1개월 동안의 수면 습관을 7개 영역에 걸쳐 평가하며, 총 19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각 영역은 0~3점으로 채점되어 총점은 21점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나쁨을 의미하며 총점 5점 이상 시 수면장애로 판별한다.
수면건강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해설
다음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면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원료 현황이다.
이 중에서 약국에서 제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다음 4가지 원료에 대한 상세한 기능성 내용, 기전, 약국 적용 지점은 다음과 같다.
1. 감태추출물(제2015-6호)
- 기능성 내용: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일일섭취량: 500mg)
- 약리학적 기전: 감태에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인 플로로탄닌(Phlorotanin) 중 다이에콜(Dieckol)이 지표성분. 이 성분은 중추신경계의 GABAA-benzodiazepine receptor의 positive allosteric modulator로 결합. 수면제와 결합부위가 유사하여 수면을 유도하지만, 뇌파를 교란하지 않아 주간 졸음이나 내성 발현 비율이 현저히 낮음
- 인체적용시험 결과: 수면장애 성인 24명에게 감태추출물을 1주일 간 섭취한 결과 위약군 대비 수면 후 각성 시간 및 총 각성 시간이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총 수면시간(TST)은 증가.
- 약국 적용 지점: 수면 후 새벽에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려운 ‘수면 유지 장애’ 증상을 겪는 환자에게 권할 수 있다.
2. 미강주정추출물(제2018-3호)
- 기능성 내용: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일일섭취량: 1000mg)
- 약리학적 기전: 미강에 특이적으로 함유된 감마-오리자놀이 유효 성분. 이 성분은 각성을 유도하는 뇌 히스타민 H1 수용체를 억제하여 비렘 수면을 유도하는 기전
- 인체적용 시험 결과: 수면 장애가 있는 50명을 대상으로 2주간 미강주정추출물을 섭취하고 수면다원검사(PSG)를 시행했을 때, 섭취군이 위약군 대비 수면 잠복기(Sleep latency)가 더 유의미하게 단축됐고 총 수면 시간 및 수면 효율이 증가. 기존 수면제는 서파 수면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지만, 미강추출물은 2단계 비렘수면 및 깊은 수면의 델타파를 증가시켜 자연적인 수면 구조를 모사하는 결과를 보임
- 약국 적용 포인트: 잠에 들지 못하는 ‘입면 장애 및 얕은 수면’을 겪는 환자에게 권할 수 있음
3. 유단백가수분해물(락티움, 제2022-19호)
- 기능성 내용: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일일섭취량: 300mg)
- 약리학적 기전: 우유 단백질을 특수 가수분해한 활성 펩타이드인 알파-카소제핀(α-casozepine)이 핵심 성분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억제된 GABA receptor의 활성을 도와 신경 안정과 이완을 유도
- 인체적용시험: 수면의 질이 낮은(PSQI 5점 이상) 성인 96명을 대상으로 유단백가수분해물을 4주간 섭취한 결과, 수면시간, 수면효율이 유의적으로 증가했고, 수면잠복시간과 입면 후 각성시간이 대조군 대비 유의적으로 감소했음. 다른 연구에서 유단백가수분해물 4주 섭취 시 코티솔 수치가 억제됐으며, PSQI가 유의미하게 개선됐음
- 약국 적용 지점: 스트레스, 신경 예민 등으로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스트레스성 수면 장애’를 겪는 환자에게 권할 수 있음
4.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제2022-19호)
- 기능성 내용: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일일섭취량: 375mg)
- 약리학적 기전: L-글루탐산나트륨을 원재료로 해 유산균 발효를 통해 고농도의 GABA를 추출. 경구 섭취된 GABA는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장신경계 수용체를 자극하고, 미주신경을 거쳐 뇌의 수면 중추에 진정 신호를 전달하는 기전으로 설명
- 인체 적용시험 결과: 수면의 질이 낮은(PSQI 5점 이상) 성인 56명을 대상으로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을 2주간 섭취시킨 결과, 수면다원검사 항목 중 수면효율, 총수면시간, 비렘수면(3단계)이산에서 대조군 대비 유의미하게 증가. 총 각성시간, 입면 후 각성시간은 대조군 대비 유의적으로 감소.
- 약국 적용 지점: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교정해 ‘전반적인 수면 효율’을 개선할 수 있음
수면건강관련 건강기능식품은 빠르고 강제적인 입면 유도가 목적인 전문의약품 수면제와는 다른 방향성을 갖는다. 수면 리듬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고 자연스러운 수면 구조를 회복, 강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수면 건강 건강기능식품은 수면제가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명확히 관리하면서 2~4주 이상 꾸준한 섭취를 통해 수면 리듬의 질적인 변화를 유도한다.
환자의 기대치를 ‘빠른 입면’에서 ‘건강한 수면의 질 향상’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때 약국 수면건강관련 건강기능식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참고자료
1)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평가 가이드: ‘수면건강 관련’, 2022, 식품의약품안전처
2) 건강기능식품 기능별 정보집, 2025, 식품의약품안전처
3) [국감] 수면장애 124만명… 진료비 3,200억원, 후생신보, 2024.10.02.
4) 수면의학정보, 대한수면의학회
5) 수면정보, 대한수면연구학회
6) 수면과 수면장애, 2020, 국립정신건강정보포털, 국립정신건강센터
7) 건강기능식품 원료별 정보, 식품의약품안전처
8) MY Um et al., Phlorotannin supplement decreases wake after sleep onset in adults with self-reported sleep disturbance: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polysomnographic study. Phytotherapy Research, 2018, 32(4), 698-704
9)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원료 심사 보고서: 미강주정추출물, 2018, 식품의약품안전처
10) MY Um et al., Rice bran extract supplement improves sleep efficiency and sleep onset in adults with sleep disturbance: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polysomnographic study. Scientific Reports, 2019, 9, 12339
11)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소비자 리포트: 유단백가수분해물, 2020, 식품의약품전처
12)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소비자 리포트: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 2022, 식품의약품안전처
13) J Byun et al., Safety and efficacy of gamma-aminobuturic acid from fermented rice germ in patents with insomnia symptoms: A randomized, double-blind trial. J. Clin. Neurol., 2018, 14(3), 291-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