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과 걷고 있는데 갑자기 마눌이 질문을 한다.
“당신은 시간과 우주의 시작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시간과 우주의 끝은 어디인 것인가?
그리고 우주의 끝 바깥에는 무엇이 있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답은 ‘알 수 없다.’이다.
마눌에게 나는 “그것은 내가 대답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라고 답한다.
이미 나의 하루에서 시간과 공간에 시작이 있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또한 전 장에서 우주가 팽창한다고 이야기 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시간과 공간은 우주가 137억년이 지난 오늘까지 계속 팽창하고 있고
언젠가는 그 팽창이 멈추고 다시 수축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그 수축이 블랙홀이나 무한대의 작은 점에 이르게 되면 그것이 시간과 공간의 끝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는 시점은 아무도 모른다.
그것이 우리들의 시간으로 300억년이 될지, 400억년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우주가 팽창을 그만두고 수축하는 시점이 시공간의 역사 속에서 중간 지점에 해당하나?
아니, 수축하는 시점이 시공간의 끝인가?
현재로서는 이에 대해 인간이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면 그것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하고,
그러면 우주의 끝 바깥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스티븐호킹의 ‘무경계가설’에 따르면 우주의 모든 역사
즉, 시간과 공간의 역사는 일종의 구와 같다고 한다.
따라서 우주의 시작과 끝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구의 시작이나 끝을 이야기 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무의미 한 일이라는 것이다.
호킹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시공을 생성할 수 있는 아무런 모순도 없는 이론이 존재하고
그것은 ‘통일이론’(이것은 다음 장에서 다룬다.)이라고 주장한다.
통일이론이 발견된다고 하면 신이 우주를 창조하는데
어떠한 선택의 여지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궁극의 이론(통일이론)이
우주에서, 또한 물리학에서 신을 배제하고 모든 신비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도 1994년 한 인터뷰에서 물리학이 궁극의 이론을 획득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어쨌든 우주 바깥에는 무엇이 있는가 하는 문제는 오히려 나의 하루에서 언급한
기원 후 2세기 그리스 사람 프톨레 마이오스가 8겹에 둘러 쌓인 구 바깥을 언급하지 않아
신학자들이 천국과 지옥을 상상했던 것, 그것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친구들아, ‘트루먼쇼’ 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트루먼 자신은 알지 못하지만
트루먼이 사는 세상 바깥에는 트루먼이 알지 못하는 세계가 존재했듯이 말이다.
대한민국 성균관 대학교의 최영일 교수는 물리학(아마 그 중에서도 빅뱅이론),
바로 그곳에 인간의 존재 이유와 진리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나의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최교수의 생각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말이다.)
시간과 우주의 끝과 우주의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다음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알 수는 없지만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팽창 문제에서 현재의 과학이 풀지 못하는 많은 다른 문제들이 더 있다.
친구들은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것은 적색편이로 이해가 되지만
그러면 우주가 계속 팽창한다면 중력은 계속 작용되는가?
중력은 알다시피 인력(끌어당기는 힘)인데 말이다.
중력(인력)은 질량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했는데 우주가 팽창을 한다면
그 공간을 채워줄 물질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친구들의 의문은 정당한 것이다.
현재 우주의 평균 밀도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더 불확실하다.
우리가 우리 은하와 다른 은하들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별의 질량을 합해도
(앞장에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이 항성이다.
멀리 있는 항성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약 1000억x1500억 개의 별이 있다고 했지?
그 중에서 현재 과학자들이 발견한 행성은 약 70개 정도이다.
항성은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별이지만
행성은 지구와 같이 스스로는 빛을 내지 않는 별이다.
이러한 행성들 또한 모두 합한다고 해도...)
그 전체의 질량은 우주의 팽창 속도를 가장 적게 측정한다고 할지라도
우주의 팽창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필요한 양의 1%도 되지 않는다.
물리학자들은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을 가정했다.
아니, 암흑물질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이러한 암흑물질을 전부 합해도 필요한 양의 10%밖에는 얻을 수가 없다.
그래서 호킹은 또 다른 형태의 암흑물질의 존재를 예측했다.
예를 들면 전에 언급한 바 있는 중성미자 같은 것으로 말이다.
그런데 중성미자는 너무 가볍기 때문에 이러한 암흑물질에 대한 답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에 이야기 했던 초거대 입자가속기로 빅뱅 시 생성됐다고 알려진
또 다른 암흑물질인 힉스입자(힉스라는 사람이 제안한 것으로 힉스보손입자라고도 한다.)를
찾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여하튼 그러면 우주의 질량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페르미 연구소와 시카고 대학의 레이비드 슈람은 암흑물질이 없다면
계산상으로 은하들이 산산조각으로 흩어져야 하며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물질은 그 보다 깊은 암흑물질이라는 바다 위에 떠 있는
거품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그는 우주가 팽창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하며
예를 들어 “당신이 토네이도(회오리 바람)를 예측하지 못한다고 해서 지구가 자전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한다.
슈람은 우주론의 기본적인 틀
즉, 빅뱅이론은 절대적으로 옳고 지금껏 언급한 조금 이상한 문제들은 곧 풀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이론을 살펴보자.
1988년 러시아에서 스위스로 이주하고 1990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
러시아의 물리학자 안드레이 린데는
1980년대 초 입자 물리학의 어떠한 이론보다도 허무맹랑하다고 생각되는
인플레이션 이론이 물리학자들에게 받아들여지게 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흔히 MIT의 엘런 거스가 발명했다고 한다.
여기서 발견이 아니고 발명이라고 한 것에 유의하자.
거스와 린데는 우리 우주가 탄생한 직후
즉, 1043분의 1초, 그러니까 우주의 크기가 양성자보다도 작았을 때
아주 잠깐 동안 인력보다는 척력(밀어내는 힘)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우주는 순간적으로 지수 함수적으로 팽창을 경험한 다음
그보다 훨씬 완만한 지속적 팽창 국면으로 안정화 되었고
지금도 같은 속도로 팽창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거스와 린데는 자신들의 개념의 토대를 아직 검증되지 않은(아마도 검증이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입자 물리학의 통일이론에서 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많은 우주론자들은 이 인플레이션 이론에 매료되었다.
왜냐하면 이 이론이 빅뱅 모형으로는 해결 될 수 없는 골치 아픈 문제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드만의 가정(언급한 기억이 없어서 잠깐 이야기하면
프리드만은 우주에 관해서 간단한 두 가지의 가정을 하였다.
첫째, 우리가 어느 방향을 바라보든 우주는 동일하게 보일 것이다.
둘째, 우리가 어느 곳에서 바라보든 우주는 동일하게 보일 것이다라는 것이 프리드만의 두 가지 가정이다.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나 이것은 우주론의 기본 개념 중의 하나이다.)에서
우주가 어느 방향이든 동일하게 보이는 까닭은
마치 풍선을 불면 풍선 위의 주름이 모두 펴지듯이
우주의 지수함수적인 팽창이 우주를 상대적으로 평활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친구들은 또 이러한 의문이 들 수 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왜 크림스프와 같이 균질하지 않고
항성이나 은하와 같은 단단한 물질의 덩어리들로 이루어져 있는가?
인플레이션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원자들의 텅 빈 공간(전에 언급한 마눌과 나는 텅 빈 공간이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자.)이라
할지라도 그 곳에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한다.
이 에너지는 바람이 부는 호수 표면의 물결처럼 끊임없이 요동한다고 한다.
즉, 인플레이션 이론에 따르면 갓 태어난 우주에서
양자요동으로 생성된 요동의 절정들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이후 항성이나 은하로 성장할 수 있는 중력의 씨앗 구실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친구들아,
지금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나?
‘빛보다 빠른 것’이라는 책을 쓴 스페인의 주앙 마테아주라는 사람이 있다. (관심이 있다면 책을 사보면 된다. 그렇지만 이 책은 쉽게 풀어 쓴 이야기가 아니다. 책의 말미에 이 책은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물리학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써 놓았다. 아마 그 내용 중에서 자기가 아인슈타인 특수상대성이론이 틀렸다고 주장하며 자신만의 이상한 식을 제시했는데 작가 자신도 이주장이 자신이 없나 보다.그외에는 쉽다.)
이 저자는 린데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이론을 주장하는데
우리가 망원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인플레이션 시기 동안 생성된
비교할 수 없이 큰 영역들 중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커다란 우주도
인플레이션으로 탄생한 무한한 수의 우주들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초 거대 구조를 프렉탈 구조 또는 프렉탈 우주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대우주가 소우주를 싹트게 하고 소우주들은 그보다 더 작은 우주를 싹 틔우고……
이런 식으로 계속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마케아주, 린테, 거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비슷한 것이 무수히 존재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관찰에 의한 것이 아니라 머리 속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다른 우주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발명’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프렉탈 구조를 아주 부정하지는 않는다.
첫댓글 이거 승현의 거대한 우주에관한 이야기 읽다보니 내자신이 얼마나 쪼그라드는지 모르겠네~티끌에 티~~~~~~~~~~~끌만도 못한 존재감 ㅎㅎ
우주를 생각하게하며...존재의 의미를 되돌아보게하는...시공과...始終을 음미하게 하는...일상을 떠나 묘한 호기심을 발동하게 하는 글을 올려준 친구 승현에게 감사를 표한다...덕분에 일상을 접고 하늘을 다시 한번 쳐다 보았다...샬롬~
이승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