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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하면 '통닭'이지 유경민 프로가 추천하는 은자골 탁배기, '조한승' 기풍이 느껴지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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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하면 '통닭'이다. 원래 30년 이전부터 대구에는 '대구통닭'이라는 간판을 내건 조그만 맛집이 있었다. 허씨 집안이 하는 이 통닭집은 대구의 명물 맛집으로 유명했지만 한 5년전까지만 해도 대구 어느 골목의 조그맣고 유서깊은 음식점에 머물러 있었다. 골목에서 큰 길로 나온 것은 수십년 통닭집을 해오던 허씨 집안의 일대 모험이기도 했다. 결과는 좋았다. 손님들이 줄을 섰다. 그때나 지금이나 메뉴는 항상 같다. 간장치킨과 빨간양념치킨이다. 둘다 감칠 맛 나는 달달한 간장 맛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17일 제30회 아마대왕전 1회전이 끝난 즈음, 비슷한 나이를 가진 '대구통닭'의 광장코아(7호광장점)점을 찾았다. 30주년을 맞은 아마대왕전의 출생이 1983년이고 대구통닭의 탄생이 1978년이니 대구통닭이 아마대왕전보다 다섯 살 더 많다. 두가지 맛의 치킨과 생맥주를 한 잔씩 시켰다. 넷이 먹기에 충분했다. '치킨 매니아'임을 자처하는 바둑TV 이종선 카메라 감독이 시식평을 냈다. 그는 "이곳이 '간장' 치킨쏘스의 원조라 해서 궁금했다. 과연 맛이 다르다. 쫄깃한 게 닭고기의 육질이 좋다. 냉동이 아닌 생닭을 공급해 쓰고 있는 것이다. 튀기는 기름도 그냥 식용유 대충 쓰는 게 아니라 특별히 신경 쓴 것이 느껴진다. 비슷한 맛을 내는 곳은 있지만 이곳이 원조임을 알겠다."고 분석했다. 이 감독이 말하는 치킨 매니아란 "처음 주문했을 때의 뜨끈한 맛을 떠나 냉장고에 넣어놓고 차디찬 치킨까지도 맛있게 먹는 경지에 이른 상태"이며 조류독감의 대위기 시에도 "아무도 없는 치킨집을 찾아 홀로 자리를 지켜 호젓하게 치킨 한마리와 생맥주 1잔을 맛있게 먹을 있는 경지"를 말한다. 붐빌까봐 6시쯤에 찾은 광장점은 7시부터 이미 자리가 모두 채워져가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연인은 물론 가족단위로도 많이 찾고 포장만 해서 사가기도 한다. 광장점을 맡고 있는 이성주 사장을 어렵게 만났다. 대구통닭은 현재 대구에 22개 체인점이 있고 구미에 2개의 체인점이 있다. 명성에 비해 체인 수는 적다. 이유를 들어봤다. "원래 대구통닭을 처음 하시던 허씨 집안 어르신이 프랜차이즈 같은 것에 관심이 없었다. 그 어르신은 지금도 대구통닭을 유명하게 만든 그 양념을 제조하고 있다. 며느리도 모르고 아들들도 잘 모르는 비밀이다. 하하. 체인또한 믿을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오래 만나가며 상권이 겹치지 않게 내느라 대구에만 있다. 아마도 대구에서 더 체인점을 내기는 이제 힘들 것이다"라고 한다. 대구통닭이 더디게 점포를 늘이는 사이, 대구통닭과 비슷한 맛을 무기로 재빠르게 성장한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점이 나타났고, 비슷한 지역에 거의 똑같은 메뉴를 가진 치킨집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빠른 성장을 택하지 않은 대신 '원래의 맛'을 잘 지킬 수 있었다. 이 맛은 대구의 모든 대구통닭 체인점에서 일찌감치 자리가 동나는 결과로 나타났다. 지역색깔이 다분한 '대구통닭'이라는 명칭도 사실은 프랜차이즈에 적합하지는 않다. 게다가 2대째로 사업을 물려받은 아들의 이름이 허'대구'다. 그래서 여기 상호는 '허대구 대구통닭'으로 대구가 두 번 들어가게 됐다. 대구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과 급격한 프랜차이즈 유통으로 각 점포들의 등골을 휘게 하는 짓을 하지 않은 것, 관리할 수 있는 만큼의 점포로 원래의 맛을 이어온 것, 이창호의 '정수(正手)'가 생각난다. 이창호가 말하고 손종수(사이버오로 상무이사)가 옮긴 명구 "“한 건에 맛을 들이면 암수(暗手)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정수(正手)가 오히려 따분해질 수 있다. 바둑은 줄기차게 이기지 않으면 우승할 수 없고 줄기차게 이기려면 괴롭지만 정수가 최선이다."라는 말이 대구통닭이 35년간 걸어온 길에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아무튼 '대구통닭'의 닭맛은 일품이다. ○● 유경민 프로가 추천하는 은자골 탁배기, '조한승'의 기풍이 느껴지는 맛 18일, 30주년을 맞은 덕영배 아마대왕전이 성료했다. 우승자 온승훈을 비롯해 관계자, 선수들은 대회장에서 50m가량 떨어진 '8번'식당 본점에서 뒷풀이를 했다. 순대와 수육, 그리고 국밥이 유명한 집이다. 저녁무렵 덕영치과병원빌딩에서 8번식당으로 가는 골목길이 정겹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밤 하늘 위 초승달이 맑게 떴다. 대구바둑협회에서 연구생 실전 지도를 맡고 있는 유경민 5단은 기자에게 아마대왕전 취재요청을 하며 이렇게 꼬셨다. "대구에 오면 '은자골 탁사발'이라는 근사한 막걸리를 맛 볼 수 있어요. 향긋합니다." 아니 달려갈 수 없겠다. 마지막 날 회식에서 유경민은 그 막걸리를 한아름 가져왔다. 회식자리에서 사람들이 마른 목을 적시며 이 막걸리의 맛을 설명하는 단어는 이런 것들이다. '향긋하다.', '심심하다', '부드럽다'. 상주 쌀과 밀가루를 원재료해 만든 이 막걸리, 한통에 1200 cc로 컸다. 상주 지역의 전통 막걸리인데 대구에서도 파는 곳이 있다. 우승자 온승훈도 막걸리를 함께 마셨다. 누군가의 기풍이 생각나는데 과연 누구일까? 유경민 5단이 말한다. "기풍을 빗대 설명하자면 은자골 탁배기는 단연 조한승 9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드럽고 온유하며 약간 심심하지만 은근한 향이 있다. 독한 맛이나 쎈 맛이 아니지만 향긋해서 마시기에 좋다." 30주년을 채운 아마대왕전도 이런 은자골 막걸리를 닮은 것 같다. 덕영배 아마 대왕전이여, 은근한 향기처럼 영원하라! |
첫댓글 맛있는걸 보니 먹고싶네요~~
저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