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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탁을 위협하는 '유전자 조작식품'
뉴스코리아 최윤주 (2008.3.14)
좋은 것을 먹고 싶은 건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웰빙’의 강풍이 불고 있는 요즘, 좋은 먹거리는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직결된다. 최근 식용기름을 사러 대형마트를 찾았던 송미향 주부(39. 플라워 마운드 거주)는 진열대에 다양하게 놓여진 기름 중 ‘여러번 튀겨도 트랜스 지방이 생기지 않는 바이오 기름’에 관심이 가 애용하던 기름 대신 ‘바이오 기름’을 사가지고 왔다. 생명공학을 이르는 ‘Bio(바이오)’가 유기농 식품을 이르는 ‘organic(올가닉)’이라는 단어보다 훨씬 믿음직스럽게 다가왔다고 한다. 송미향 주부가 산 바이오 푸드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또 다른 이름이다. 미국 시장 연구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의 식료품 가운데 70%가 유전자 조작에 의해 만들어졌고, 콩은 그 비율이 90%나 된다고 한다.
유전자 조작식품(GM Food)이 뭐야?
유전자 변형 농산물은 생산량을 늘리고, 각종 병충해에도 강하고, 소비자들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도록 보기에도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기존 유전자를 변형시켜 재배한 농산물을 가리킨다. 유전자 조작이란 ‘한 종으로부터 유전자를 얻은 후에 이를 다른 종에 삽입하는 기술’을 말한다. 지난 1953년 세포 속의 DNA구조가 밝혀지고, 1970년대 이후 DNA를 자르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어떤 생물의 유전자 중 특정 유전자만 빼내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에 붙여서 새롭게 만든 것을 유전자 조작 생물체(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이하 GMO로 표기)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작물·동물 등에 다양하게 적용된다. 해파리 유전자를 뽑아내 관상어에 집어넣은 다음 빛을 내는 애완용 관상어를 만든 게 한 예다. 유전자 조작이 벼나 감자, 옥수수, 콩 등의 농작물에 행해지면 유전자조작 농작물이고, 이 농산물을 가공하면 유전자 조작 식품(GM Food)이라 하는 것이다. 무르지 않는 토마토, 수박만한 감자, 일반 연어 크기의 30배인 슈퍼연어, 살충제에 강한 콩, 고농축 비타민 함유 채소 등이 유전자 조작식품의 대표적인 예이다.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얻어 판매된 GM 푸드는 1994년 칼젠(Calgene)사의 ‘무르지 않는 토마토(Flavr Savr)’.
토마토는 수확단계부터 점점 열매가 물러지게 되는데 이는 토마토 세포가 연결되어 있는 ‘펙틴’이라는 다당류를 ‘폴리갈락츄로나제’라고 하는 효소가 분해하기 때문이다. 이 효소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칼젠사는 토마토의 견고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뒤 본격적인 상품화의 불을 당긴 것은 몬산토(Monsanto)사다. 몬산토 사는 1995년 독성이 강력해 잡초 뿐 아니라 작물까지 죽이는 제초제 ‘라운드업’에도 견딜 수 있는 콩(Round-up Ready Soybean)을 개발,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위스의 노바티스(Norvartis)사도 병충해에 내성을 가진 ‘비티 옥수수(Bt maize)’를 개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및 유럽연합(EU)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 판매가 허용되었다. 그 뒤 제초제 내성, 병해충 저항성 등 여러 가지 방식의 GMO가 앞다투어 개발되었으며, 특히 몬산토, 노바티스, 칼젠, 아그레보(Agrevo) 등의 다국적 농화학 대기업들이 GM 푸드 신제품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또한 코카콜라, 맥도널드, 네슬레, 다농 등 세계 굴지의 식품회사들도 이미 GMO의 제조 및 판매에 관여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특허를 받은 GMO 품종은 옥수수, 콩, 토마토, 감자 등 39개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80여 종이 넘는다.
유전자 조작, 바이오 푸드로 옷을 갈아입다!
GM 푸드는 대개 겉보기에는 완벽하다. 우리가 월마트나 기타 푸드 마켓에서 볼 수 있는 토마토는 정말 언제 봐도 무른 기색 하나 없이 탱글 탱글하다. 그런데 이 토마토 중 상당수가 유전자 변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전자 변형은 전통적인 품종 개량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품종개량의 경우 같은 종류의 작물이나 가축을 대상으로 그들 각각의 품종의 특성을 특화시켜 개량하는 것이나, 유전자 변형은 유용한 형질을 얻기 위해 종의 범위를 뛰어넘어 배합시킨다. 최초로 개발된 ‘얼지 않는 토마토’는 추위에 강한 넙치의 유전자를 토마토에 주입해 완성됐다. 바로 이것이 유전자 변형이다.
환경단체 및 일부 생명공학 과학자들이 유전자 조작과 관련해 “인체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함에도 불구하고 GM 푸드시장은 어마어마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농업 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제 서비스(ISAAA)가 펴낸 ‘2006 생명공학 작물 국제 현황 보고’에 따르면 2006년 전 세계 GMO 농산물의 재배면적은 1억ha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 전체 면적의 5배나 되는 땅에서 GMO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칼젠 사의 토마토, 몬산토사의 콩, 노바티스 사의 옥수수가 상품화된 지 11년 만에 60배 이상의 성장이다.
GM 푸드가 시장을 넓혀온 비결 속에는 역설적이게도 웰빙 열풍에 있다. 웰빙 열풍 안에 GMO 기업들은 교묘히 ‘2세대 GMO’를 끼어 넣었다. 이른바 ‘바이오 푸드’라는 이름표다. 바이오 푸드는 유전자 조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건강에 관심 많은 요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GMO기업이 고안해 낸 이름이다. 세포 활동과 성장에 중요한 엽산 강화 토마토, 칼슘이 든 감자, 포화지방 없는 콩기름, 비타민 결핍을 막아 주는 쌀 등은 모두 웰빙 열풍을 노린 농작물이지만, 유전자를 재조합하거나 생물 기능을 응용한 생명공학기술로 만들어진 ‘2세대 GMO’이다. 이 식품들은 시장에 나갈 때 하나같이 ‘바이오 푸드’라는 이름표를 단다. 그러나 환경단체나 소비자단체 등은 “바이오 푸드도 결국 유전자를 조작해 만들어진 상품이란 점에서 1세대 GMO와 다를 바 없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같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는다.
입증되지 않은 안전성 ‘프랑켄 푸드’
1950년대와 1960년대에 행해진 품종 개량과 비료개발이 ‘녹색혁명’이었다면, GMO는 ‘녹색혁명의 총아’였다. 유전공학과 생명공학이 1970년~80년대 최고의 인기학과였던 것도 GMO의 영향이다. GMO 연구는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시켜 줄 ‘기대’이기에 충분했다.
추운 지방에서도 재배할 수 있는 토마토, 보통 딸기보다 당분이 1만배나 높은 딸기, 일반 젖소보다 3배 이상의 젖을 짜낼 수 있는 젖소, 주먹 크기만한 밤이 열리는 나무, 바닷물 속의 염분을 이겨낼 수 있는 벼 등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GMO 연구는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시켜 줄 ‘기대’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1994년 최초의 GMO 작물인 ‘무르지 않는 토마토’ 출시 후 여론은 급반전됐다. 환경단체와 일부 언론들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프랑켄 푸드(Franken food)’라며 검증되지 않는 GM 푸드의 안전성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Nature지에 monarch나비의 유충이 GMO 옥수수의 꽃가루를 먹고 죽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부터, EU나 일본 등지에서 일제히 GMO 반대 운동이 확산되었다.
GM 푸드가 ‘공포의 대상’으로까지 낙인된 가장 큰 이유는 입증되지 않은 안전성 때문이다. ‘미국이 감추고 싶은 50가지 비밀’을 출간한 최성욱 저자는 책의 본문에서 “토마토 유전자와 물고기 유전자를 합친 식품, 개구리 유전자가 포함된 콩, 뱀과 원숭이의 유전자가 짬뽕된 옥수수, 서로 다른 종의 배합으로 이뤄진 이런 식품이 앞으로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GM 푸드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는다.
유전자 변형 농수산물 유해 여부 논란
유전자 조작식품은 인류가 그동안 먹어오면서 검증된 식품과는 달리 처음 먹어보는 식품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다. 환경단체 및 일부 생명공학 과학자들은 유전자 조작과 관련한 동물실험 부작용 사례를 예로 들며 “인체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유전자 변형 농수산물은 동물 식물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에서 필요한 유전자를 뽑아 농수산물에 이식, 생산되는데,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고 예기치 않은 독성을 드러내 인체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밝혀진 유전자 조작식품의 유해성으로는 알러지 반응을 들 수 있다. 2006년 한 조사에 의하면 1,100만명의 미국인이 식품 알러지로 고생하고 있고, 매년 150명에서 200명 가량이 식품 알러지에 의해 사망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매년 3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식품 알러지로 인해 응급실로 이송된다고 한다. 또한 미국은 최근 5년간 어린이의 땅콩 알러지 발병률이 2배로 증가했다. 어린 아이를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 급속히 퍼지고 있는 땅콩 알러지는 급기야 어떤 지역의 학교에서는 땅콩은 물론 땅콩이 조금이라도 든 음식을 학교에 갖고 오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에선 최근 10년 사이에 수십 개의 새로운 알러지가 나왔고, 또 신종 알러지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다.
비단 미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1995년부터 5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역학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은 1995년 19.7%에서 2000년 27.5%로, 2005년에는 29.2%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05년 대한 소아 알러지 호흡기학회에서 서울지역 10개 초등학교 학생 8,3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식품 알러지의 증가율은 확연히 드러났다. 이 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내 초등학생들의 식품 알러지는 10년 전인 1995년에 비해 거의 50%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얼마 전 한국의 한 환경단체는 알러지 클리닉의 협조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아토피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는 아토피 증상을 가진 어린이가 29.3%, 아토피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는 16%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소아과 전문의는 “예전의 어린이들은 잘 먹지 않았던 땅콩, 호두, 잣, 키위 등의 섭취가 많이 늘어난 탓”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브라질에서 생산된 유전자 변형 견과류에서는 인체에 치명적인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조사단계에서 이러한 성분이 발견돼 시판은 막을 수 있었지만, 유전자 조작으로 인한 식품개발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최근 들어 폭넓게 증가하고 있는 식품 알러지 증상을 GM 푸드와 연관시키고 있다. 어떤 제품에 유전자가 판이하게 다른 종이 삽입될 경우,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물질이 생성되어, 이를 섭취하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내거나 인체에 유해한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GMO에 대한 전 세계적인 여론은 ‘반대’의 목소리다. 지구촌 소비자와 농민들은 식품 안전성을 이유로 들어 GM 푸드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점차 크게 내고 있다. 그에 따라 세계적인 식품회사들과 유통업체들도 GMO를 사용하지 않겠다며 ‘GMO-free’ 선언을 하고 있고 각국 정부에서도 GMO 의무표시제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규제조치를 수립하고 있다.
GMO의 자취를 찾을 수 없는 유럽
일찍이 GMO의 문제점을 인식, 마켓과 식탁에서 GMO를 해방시킨 곳은 유럽국가들이다. 이들 나라의 농민과 소비자 단체, 환경단체 및 사회단체들은 GM 푸드가 확산될 시기인 90년대 중반부터 GMO 반대운동을 강력하게 펼쳐 소비자들로 하여금 ‘GM Food=프랑켄 푸드’라는 인식을 뿌리 깊숙히 심어놓았다. 때문에 식품회사와 대형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이 배척하는 GM 푸드를 들여놓을 수 없었고 자사 이미지 강화를 위해서라도 GMO를 자사제품과 매장에 사용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나라에서는 GMO 사료를 먹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축산물조차도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유기농 축산물의 생산과 소비가 폭증하고 있는 추세다. 각국 정부들과 유럽연합에서도 국민들의 요구와 압력에 따라 이미 97년부터 다양한 안전조치와 규제를 만들고 있다.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식품을 바로 지금 우리가 먹고 있다
미국은 어떠한가? 미국은 몬산토 사의 주도 하에 GM 푸드가 광범위하게 보급되어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몬산토의 로비 덕분에(?) 미국 내에서 GM 푸드는 별도의 표시가 없이도 무분별하게 유통될 수 있었다. 미국 내 소비자들은 무방비 상태로 유전자 조작 식품에 노출되어 있는 셈. 그린피스를 위시한 환경단체들은 GM 푸드를 판별할 수 있도록 ‘GMO 표시 라벨 부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몬산토의 로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GMO 의무표시제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인 뿐 아니라 미국 내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마켓에서 무조건 크고 예쁘고 탱글탱글하고 신선하며 색깔 또한 곱디고운 야채를 습관적으로 고른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되도록이면 작고 못생기고 투박한 야채와 과일을 골라야 할 듯 싶다. 크고 먹음직스럽고 몇배의 당도를 보장한다면 유전자 조작 식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껏 우리 자신도 모르게 유전자 조작식품을 먹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지금도 먹고 있는지 모른다.
첫댓글 멀지않아서 기존 외식문화가 사라지거나...2파트로 갈라지거나....하겠죠 그리고 외식문화의 고단가의 외식문화가 되거나 음식점들의 재편이 예상 됩니다.........1년에 한번 식당가는 문화가 되지 않나 봅니다...아니면 전혀갈수없는 국민들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