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산맥에서 시작된 물은 서쪽으로 흘러 인더스강이 되고,
동쪽으로 흘러 갠지스강이 되어 인도의 대지를 적십니다.
세계 4대문명의 발원지인 만큼 신비감이 흐르는 사원들과
누더기를 입은 수도승들이 지천으로 있습니다.
석가모니가 태어나서 도를 닦은 곳도 갠지스강 근처입니다.
갠지스강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바라나시'라는 도시에
들르면 됩니다. 우리 나라의 전주나 청주 정도 크기의 도시인데
인구가 칠,백만 명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열 배나 많은 사람들을 보듬고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죠.
그야말로 사람들로 꽉 차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도로는 정비가 안 되어 있어서 비좁은데 소, 달구지,
릭샤(맨발로 반수레에 사람을 태우고 다님), 풍뎅이차(영국 식민지
시절 차가 아직 남아 있슴), 최신 고급차까지 뒤엉켜 서로 먼저
빠져 나가기 위해서 머리 밀고 들어오고 빵빵거리고...
밀려 다닌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이 장면을 보고난 사람들의 반응은 사뭇 다릅니다.
한 부류는 혼란과 더러움으로 보고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날씨는 덥고 땀이 줄줄 흐르는데 차가 빠져나갈 생각을 안하니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리라 짐작됩니다.
한 부류는 혼돈 속의 질서를 봅니다. 진짜로 사람 사는 모습을 느낀
다고 합니다.
작년에 우리 회사에 독일에서 엔지니어가 한 달 있었는데 그 사람 왈
유럽은 도무지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없다고 합니다. 너무 조용하고
너무 개인적인 사회의 모습이 무료하답니다. 한국은 시끄럽고
차도 막히고 공해도 많지만 사회와 사람 속에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고 하더군요. active, dinamic하다고 할까나...
아마 이 비교가 적당할런지 모르겠지만 인도의 바라나시야말로
정말 active하고 dinamic한 삶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인도에 가거든 꼭 바라나시를 들르십시오.
인도 사람들은 평생 소원이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는 것입니다.
평생 돈을 모아서 그 머나먼 길을 걸어와 갠지스강에 목욕하고
기도합니다. 정말 신심을 가지고서.... 내세의 행복을 위해서....
우리 육신의 눈에는 갠지스강이 오염되어서 더럽게 보일지라도
그 사람들에게는 성스러운 강입니다. 사실 시체가 떠다니고
똥도 떠다니고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갠지스강가에서 화장되길 원합니다. 매일 수곳에서
화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돈 많은 사람들은 장작을 많이
사서 충분히 다 태워지지만, 가난한 사람은 장작이 충분치 않아서
태우다 말고 강 속으로 고기의 밥이 됩니다.
이 갠지스강에 있으면 그 분위기에 저절로 압도되어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되고, 나도 모르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더군요.
뭔지 모를 그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 근처에는 사기꾼들이 많습니다. 한국 유학생이 돈을 강탈당하고
시체로 발견되기도 한 곳입니다. 대부분은 착한 인도 사람들입니다.
일부 돈에 눈 먼 사기꾼들이 있습니다. 절대로 공짜로 주는 음료수를
받아 마시지 마세요.
저는 택시를 대절하여 타고 다녔는데 너무 친절하여 기분이 좋았는데
하루 지나면서 '너와 나는 형제가 되었으니 못사는 나를 도와줄
의무가 있다. 어떻게 도와줄래? 몇 백불 주라.'식이었습니다.
마지막날에는 자기 동생까지 태워서 신변의 위험이 느껴지더군요.
한적한 곳에 끌고가서 어떻게 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돈을 줄 것도 같고, 안 줄 것도 같이 하면서 애매하게 시간을 끌면서
공항까지 오자, 재빨리 택시에서 내리면서 50루삐만 팁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도망치듯이 공항 속으로 사라졌지요. 뒤에서 소리치면서
욕하고 난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