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허름한 집 한켠에
마음을 흔드는 풍경있다
불모지 메운 매립지다
주방창을 내다 보는 즐거움
오늘도 억새는 편지를 쓴다
무슨 할말이 많은지
가슴을 부여잡고 몸부림 치다가도
또 살랑살랑 춤을 추는 듯이
고요하게 있다가도
일제히 고개를 돌려
우루루 몰려 갈때가 있다
참새는 잘 보이지도 않게
소심하게 짹짹 노래를 불러준다
그 보답으로 신나게 그네를 태워준다
하늘 맑은 날은
철새들이 줄지이 긴
문자를 받아 적기도 하면서
눈이 오면 눈꽃으로 피어나고
비가오면 쫄닥 비를 맞고서도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억새는 늙어도 죽지 않는다
제 흰 갈기가 삭아질 때까지
봄 기다려 푸른순과 손잡고
다시 계절 곁으로 온다
이만 총총 이라 쓴다
억새는 우리동네 억척 아줌마를 닮았다
농협은행 앞 생선 좌판을 펴고
어부남편이 잡어 온 물고기를
아까워서 팔고 싶지 않는 것 같다
장애를 딛고
바다에 나간 남편의
그물에 걸려 줬다는 거
아줌마 생놀이를 듣자하니
어느사이 생선을 주섬주섬 낑낑 거리며
사 왔다.
돌아와 주방창 억새를 본다
어느 장님의 구걸 문구 생각한다
^^나는 봄이 왔지만 봄을 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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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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