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면장애는 수면의 양이나 질의 이상으로 인해 수면-각성 주기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다양한 장애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수면장애로는 불면증, 하지불안증후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사건수면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유병률이 높고, 임상 현장에서 흔하게 접하는 불면증을 살펴보고자 한다.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정의된다. 일시적인 단기 불면은 전체 인구의 약 30~5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또한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속적인 불면은 단순한 수면 부족을 넘어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건강 위험을 야기한다. 고혈압, 혈당 조절 문제, 비만 등 심혈관계 및 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더불어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만성 불면증은 자살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어 임상적으로 적극적인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
1. 불면증을 유발하는 약물
불면증은 다양한 약물에 의해 유발되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교감신경 흥분제 및 중추신경 자극제, 일부 항우울제, 스테로이드 등이 수면을 방해하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약물은 수면 시작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수면 시간을 감소시키고, 야간 각성을 증가시키며, REM 수면을 감소시키는 등 수면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요 약물의 예시는 다음 <표1>과 같다.
따라서 불면증에 대한 약물치료를 시작하기 앞서, 현재 복용하는 약물 중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차성 불면증이 의심되는 경우, 원인이 될 수 있는 약물의 조정이나 복용 시간 변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 불면증 유형에 따른 치료 접근
성인의 불면증 치료에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 CBT-I)를 우선적으로 권고한다. 약물치료는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치료 접근이 어려운 경우 시행한다.
불면증 양상은 크게 ‘수면개시장애’와 ‘수면유지장애’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증상 양상에 따라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은 약물의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1) 수면개시장애
수면개시장애는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를 의미하며, 이 경우 작용 발현이 빠른 약물이 적합하다.
Zolpidem IR이 일차적인 선택지로 고려되며, 단시간 작용 benzodiazepine계 약물인 triazolam도 사용할 수 있다. Eszopiclone과 zolpidem CR 제제는 입면과 수면유지에 모두 효과를 보여 수면개시장애 환자에서도 선택 가능하다.
이외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 ramelteon도 사용이 권고된다.
(2) 수면유지장애
수면유지장애는 수면 중 반복적인 각성이나 조기각성이 나타나는 경우로, 작용 지속시간이 비교적 긴 약물을 선택한다.
치료약물로는 eszopiclone과 zolpidem CR 제제나 저용량 doxepin, trazodone과 같은 항우울제를 사용해 볼 수 있으며, 55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melatonin PR을 고려할 수 있다.
이외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은 suvorexant도 사용이 권고된다.
3. 비약물요법
CBT-I는 불면증을 만성화시키는 인지적인 오류와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는 비약물학적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CBT-I는 정상 수면 및 수면위생에 대한 교육과 CBT-I의 목적 설명, 자극조절법, 수면제한법, 이완요법, 인지치료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치료는 약물 치료에 비해 효과 지속성이 우수하며, 치료 종료 후에도 6개월 이상 임상적 개선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4. 약물요법
(1) Benzodiazepine(BDZ) 계열 수면제
① 작용기전
Gamma-aminobutyric acid A(GABA-A) 수용체 복합체에 있는 benzodiazepine 수용체에 작용하여 GABA의 억제성 신경전달 작용을 증강한다.
② 약제 종류 및 특징
FDA 로부터 불면증 치료에 승인된 BDZ는 estazolam, flurazepam, temazepam, triazolam, quazepam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4주의 단기간 사용에 한하여 허가되어 있다. 특히 triazolam의 경우 3주 이내의 사용이 권고된다. 이 외의 BDZ도 불면증 적응증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임상현장에서 off-label로 사용된다.
BDZ는 반감기에 따라 단시간 작용형(short-acting), 중간 작용형(intermediate-acting), 장시간 작용형(long-acting)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개시장애에는 반감기가 짧은 제제를, 수면유지장애에는 작용 지속시간이 비교적 긴 제제를 고려한다.
주요 약물의 특징은 <표2>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③ 주의사항
내성 및 의존 위험이 있어 4주 이상의 장기 연속 사용은 권장되지 않으며, 갑작스러운 중단 시 반동 불면증이 나타나므로 최소 유효용량을 사용하고 중단 시 점진적 감량하는 것이 추천된다. 고령자에서는 장시간 작용형 BDZ 복용하는 경우 정신신경계 이상반응이 증가하여 주의를 요한다.
④ 이상반응
주간 졸림, 어지럼증, 운동실조,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 사용 시 내성 및 의존이 나타날 수 있다. 고령자에서는 인지기능저하, 섬망, 낙상 및 골절 위험이 높아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무호흡을 악화시킬 수 있다.
(2) Non-Benzodiazepine 수면제(Z-drug)
① 작용기전
Z-drug는 BDZ와 마찬가지로 GABA-A 수용체에 작용하나, 주로 α1 subunit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수면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선택성으로 인하여 근육이완, 호흡억제 등과 같은 다른 subunit과 관련된 작용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② 약제종류 및 특징
Z-drug 약물로는 zolpidem, eszopiclone, zaleplon이 있으며, 이중 zolpidem이 가장 높은 빈도로 처방되고 있다.
주요 약물의 특징은 <표3>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③ 주의사항
4주 이하 단기간 사용이 권고되며, 매일 복용보다는 필요시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④ 이상반응
두통, 어지럼, 졸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 수면 보행증, 기억상실, 환각 등 이상반응이 보고된다. 내성, 의존 및 금단 위험이 존재하나 BDZ에 비해 이러한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반감기가 짧아 다음날 약물의 잔류 효과가 적다.
(3) Melatonin
Melatonin은 송과체(pineal gland)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생체 일주기 리듬을 조절한다.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제제는 melatonin 지속형 방출제로, 55세 이상 불면증 환자에서 사용이 승인되어 있으며 2mg을 취침 1~2시간 전 복용을 권장한다.
다만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으며 최소 3주 이상의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하다. GABA 수용체에 작용하지 않아 BDZ 계열이나 Z-drug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낙상, 의존 및 금단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4) 항우울제
① Doxepin
Histamine H1 수용체 길항작용을 통해 수면유지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 FDA로부터 불면증 치료제로 승인된 유일한 Tricyclic Antidepressants(TCA) 제제이다. BDZ이나 Z-drug에 비해 낙상 위험이 낮아 고령자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② Mirtazapine
우울증이 동반된 불면증 환자에서 고려되는 약물로, 강한 H1 길항작용을 통해 수면을 유도하고 델타수면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과도한 진정, 체중 증가, 식욕 증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③ Trazodone
저용량에서 히스타민 H1 및 α-adrenergic 수용체 길항작용을 통해 진정 효과를 나타내며, 임상에서는 off-label로 수면유지장애에 널리 사용된다. 남용 및 의존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장점이다.
주요 약물의 특징은 <표4>에서 확인할 수 있다.
(5) 항히스타민제
히스타민 H1 수용체를 길항하여 진정 및 수면 유도 효과를 나타낸다. 국내에서는 doxylamine과 diphenhydramine이 불면 증상 완화에 사용이 허가되어 있다. 그러나 AASM 진료지침(2017) 및 ESRS 진료지침(2017)에서는 항히스타민제의 불면증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일차 치료제로 권고하지 않는다.
또한 항히스타민제는 항콜린성 부작용, 다음날 졸림, 인지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녹내장이나 전립선비대 등 배뇨장애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6) 항정신병약제
본래 정신병적 증상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이지만, 진정 효과를 이용해 수면 유도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대사증후군, 추체외로증상, 항콜린성 부작용, 고프로락틴혈증 등 다양한 부작용 위험이 있어 정신증이 동반되지 않은 일차성 불면증 환자에게는 권고되지 않는다. 임상에서는 정신병적 증상 치료 용량보다 낮은 용량으로 제한적 사용되며, quetiapine이나 olanzapine 등이 대표적이다.
5. 처방오류 중재 사례
사례1. 약물 유발 불면증에 대한 복용 용법 중재
- 환자정보: 60세 여성, 류마티스관절염 진단, 기저질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 복용 약물: methotrexate 2.5mg 6T 주 1회, folic acid 1mg 1T qd, prednisolone 5mg 2T qd, celecoxib 200mg 1C prn(통증 시), amlodipine 5mg 1T qd, rosuvastatin 10mg 1T qd
- 주호소 증상: 최근 입면 곤란과 새벽 각성을 반복하는 불면 증상
- 처방 중재: 환자 상담 및 약력 검토 결과 prednisolone 10mg을 저녁 식사 후 복용하고 있었으며, 약 3주 전 스테로이드 증량 이후 불면 증상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스테로이드에 의한 불면 가능성을 고려하여, prednisolone 복용 시간을 아침 식후로 변경할 것을 제안해 용법이 변경됐다. 2주 후 다음 외래 방문 시 불면 증상 많이 해소됐음을 확인했다.
사례2. 고령자에서의 약물 중재
- 환자정보: 75세 남성, 안와골절, 기저질환: 전립선비대증, 제2 당뇨병, 고혈압
- 복용약물: amlodipine 5mg 1T qd, metformin 1000mg 1T qd, tenegliptin 1T qd, zaltoprofen 240mg 1T qd, tamsulosin 0.4mg 1T qd. 입원 이후 불면 증상완화를 위해 zolpidem 5mg qd, amitriptyline 5mg qd 처방됨
- 처방중재: amitriptyline은 강한 항콜린성 작용을 나타내어 고령자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환자는 전립선비대증이 있어 해당 약물 사용 시 배뇨 곤란 및 요저류 악화 위험이 높아 항콜린 부작용이 적은 타 약제로의 변경 혹은 해당 약물 복용 중단을 제안했으며, 처방 중단됐다.
6. 복약상담 사례
66세 여성으로 최근 3개월간 지속된 수면 개시 곤란을 호소하여 외래 진료 후 zolpidem 5 mg 1일 1회 취침 전 용법으로 처방됐다. 환자는 수면제의 의존성에 대한 우려로 약물 복용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 기저질환: 고혈압, 과민성 방광염
- 복용약물: telmisartan 80mg 1T qd, mirabegron 50mg 1T qd
- 음주·흡연: (-)/(-), 카페인 섭취: 하루 1~2잔
(1) 약물의 목적 및 기대 효과 설명
Zolpidem은 수면 관련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수면 개시를 돕는 수면제로, 잠들기 어려운 불면 증상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는 약물임을 설명한다.
(2) 복용 방법 및 주의사항 안내
Zolpidem은 복용 후 비교적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므로 취침 준비를 모두 마친 후 복용하도록 안내한다.
수면제는 일반적으로 취침 30분 전에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단순히 ‘자고 싶은 시간’이 아니라 아침기상 시간을 기준으로 충분한 수면 시간이 확보되는 것이 중요함을 설명한다. 따라서 아침 기상 예정 시각을 기준으로 약 7시간 이상의 수면 시간이 확보되는 시점에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안내한다.
또한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단기간 적절히 복용하는 경우 의존성 위험은 낮으며, 임의로 용량을 늘리거나 추가 복용하지 않도록 교육한다.
(3) 이상반응 및 주의사항
복용 후 다음날 졸림, 어지러움,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음을 설명하며, 복용 후에는 운전이나 기계 조작 등 주의가 필요한 활동을 피하도록 안내한다. 드물게 몽유행동이나 기억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이상 증상 시 의료진에게 알리도록 한다.
(4) 수면 위생 교육 병행
수면위생 교육(취침·기상 시간 일정 유지, 저녁 카페인 제한, 취침 전 전자기기 사용 감소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수면제는 생활요법을 보완하는 치료 수단이며, 생활습관 관리와 병행할 때 치료 효과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음을 설명한다.
참고문헌
1)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임상진료지침 위원회, 한국판 불면증 임상진료지침: 불면증의 진단과 치료, 2019
2) 이상봉, 약처방의 정석: 핵심약물 실전처방, 바른의학연구소, 2025
3) 한국임상약학회, 약물치료학 제5개정판, 신일북스, 2021
4) Qaseem A, Kansagara D, Forciea MA, Cooke M, Denberg TD; Clinical Guidelines Committee of the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Management of Chronic Insomnia Disorder in Adults: A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rom the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nn Intern Med. 2016
5) 약학정보원 (https://www.health.kr)
6) Uptodate (https://www.uptod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