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놓친 게 10번이나 돼요.” 대학생 윤모(21)씨는 지난 6일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전날부터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켜놓고 10여 차례 시도한 끝에 잔여 백신 신청에 성공했다. 병원에 전화해 잔여 백신 올리는 시간을 물어봤고 그 시점에 ‘광클’을 했다. 이후 윤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성공담을 ‘잔여 백신 잡는 팁’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해 올렸다.
지난 5일 화이자 잔여 백신이 풀린 뒤 20대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회 필수인력을 제외한 20대에게 백신 접종 기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4월 이후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우려로 30대 미만을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 대상에서 제외했다. 4~5월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이 풀리고, 6월 예비군들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할 때도 20대들은 구경만 해야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카카오와 네이버를 이용한 ‘당일 신속예약 서비스’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은 1만116명이다. 하루에 2000여 회분이다.
20대의 ‘화이자 러시’는 신조어도 만들어 내고 있다. ‘화이자 티켓팅’ ‘백케팅(백신+티켓팅)’이란 말이 나왔다. 유명 콘서트 티켓팅에서 벌어지는 경쟁을 빗댄 표현이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는 “잔여 백신 보지도 못했다. 티켓팅보다 더한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이다” “눈앞에서 사라졌다. 누가 성공하는 거냐” 등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글이 생생하게 올라온다.
6일 백신을 맞은 차재민(23)씨는 “확진자랑 동선이 여러 번 겹치면서 코로나19가 주변에 있다고 느꼈다”면서 “코로나 델타 변이로 확산이 심해지는 추세에서 (20대 접종 시기인) 8월 말까지 안전하게 있을 수 있을까란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평소 경쟁에 익숙한 20대들이 백신 수급이 생각보다 안 되는 상황을 알기 때문에 잔여 백신 신청은 더 치열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20대가 “기회가 될 때 빨리 맞자”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잔여 백신을 맞은 김진(24)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손님들과 접촉할 일이 많은데, 최근 델타 변이 확산과 4차 유행으로 인해 상황이 좋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백신 접종 말고는 별다른 방안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학으로 시간이 많은 대학생, 스마트폰에 익숙한 20대들이 주로 잔여 백신을 맞고 있다”면서 “정작 백신이 필요한 고령자나, 60세 미만 당뇨 등 고위험군 등이 잔여 백신을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부족한 백신을 우선순위에 따라 투명하게 소통하면서 접종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런 원칙이 없어지면서 20대를 포함한 국민의 불신이 쌓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왜?!안맞스우신대?
안해쉬;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