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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이러브 황우석! 원문보기 글쓴이: 진실을찾는사람
출처
http://blog.daum.net/pd-diary/17202157
연재 8 엄마를 부탁해
여자들이란 애나 어른이나 똑같은것같다.
왜 그리도 아기 얼굴만 나오면 눈이 뚱그레져서 쳐다보는건지.
저녁에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 아내는 TV 앞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까르르 웃는다. 뭔데 뭔데하며 다가온 중학생 따님께서도 곧 까르르 웃는다. 그리고 두 여자는 함께 괴성을 지른다.
"저거 좀 봐 너무 이뻐^^" "아우 어떡해 진짜 귀엽다~"
지들이 같이 보고있으면서 저거 좀 보라고 서로에게 권유하는 건 도대체 무슨 뜻일까. '어떡해'라는 표현은 뭘 어쩌자는 말이고 진짜 귀엽다니 그럼 가짜로 귀여운 사람도 있단 말일까. 화성에서 온 나는 멀리 금성에서 온 여인네들의 말을 곱씹으며 혼자 주방에서 저녁상을 차리고 있었다. 하도 이리와서 보라길래 TV화면을 슬쩍 봤더니 아기가 주인공이었다. '엄마를 부탁해' 였던가. 새로 시작한 리얼다큐시리즈인데 주인공은 무려 일곱 번의 시험관 아기 시도 끝에 태어난 강원래씨 김송씨 부부의 아가였다. 진짜 귀엽긴 귀엽더라. 그리고 참 잘생겼더라. 그렇게 강원래 김송 부부가 낳은 아가에게 푸욱 빠진 두 여인은 잠시 후 또 다른 개그맨 부부의 아가가 등장하자 '꺄악' 소리를 지르며 정신줄을 놓았고 난 이렇게 소리쳤다.
밥 안 먹어?
1.
전 세계 광고 업계 불변의 진리가 있다는 말이 기억난다. 아기가 나오거나 동물이 나오거나 먹는 장면 나오면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그렇다면 아기가 동물 보고 까르르 웃으며 뭘 먹는 광고를 찍으면 어떻게 될까.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기 사랑은 사람의 본성인것같다. 아기 낳다 죽을 뻔 했던 우리 집 사람하고 그렇게 태어나 난산의 고통을 알고있는 우리 딸 아이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절로 정신줄을 놓을 만큼 말이다.
2.
그런데 왜 출산률은 OECD 꼴찌일까.
우리나라 여인들이 다른 나라 여인들보다 애를 좋아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다. 산부인과 선생님들이 후져서일까. 그것도 아니다. 난임분야 의료기술 세계 탑 5안에 드는 우리나라다. 외국에서도 비행기 타고 와 아기를 낳는다. 그런데 왜 아기를 낳지 않을까. 우리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아니 젊은 애들이 취직을 못하는데 무슨 결혼인가. 결혼을 해 신방을 차려도 집값하고 비슷할만큼 오른 비싼 전셋값에 육아부담에 사교육비 걱정에 직장 상사의 눈치에 도무지 아기를 가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런 구조적 모순 속에 출산률은 뚝 떨어지고 개 팔자만 급 좋아졌다. 쉽사리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문제이다. 앞으로 5년만 지나면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낭떠러지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정부 당국으로부터 나올 정도니까.
3.
문제는 정치이다.
아기 낳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돌리는 게 1번이지만...여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실타레처럼 얽히고 섥힌 사회경제 현안을 풀어나갈 작금의 정치현실이 너무 뻔할 뻔자다. 내가 경험해봐서 아는데 여자들은 뻔할 뻔자인 사람에게 절대로 마음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작금의 정치현실이 그러하다. 어쩌겠는가. 2순위에 눈을 돌린다. 바로 아가를 간절히 소망하는 사람들이 아가를 낳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난임시술에 대한 지원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당이 잡든 야당이 잡든 우리 나라 정부는 난임시술을 지원한다. 정치는 멀고 의과학 발전은 가까우니까. 그리고 국가의 장래 같이 거창한 담론이기 이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 곧 휴머니즘의 문제이기도 하다.
4.
아기를 갖기 위해 난임 시술을 받으러 다니는 여성들의 심정은 어떤가.
그것은 난자 체취의 고통이다. 한 달에 한 개만 나오는 소중한 난자를 여럿 나오게 하는 호르몬 주사와 부작용의 공포를 감내한다. 그리고 거듭된 수술과 유산의 공포. 주변에서도 흔치 않게 찾아본다. 엄마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유산'이란 어떤 의미인지. 그 숱한 공포와 눈물을 감내하면서도 난임 병원을 찾는 예비 엄마와 아빠의 얼굴은 하나같이 너무 절박해 도와주고 싶을 뿐이라는 한 의과학자의 말이 기억난다. 나도 그 분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엿볼 기회가 있었다. 내가 연출하는 오후 팝송 프로그램에 애닲은 문자 사연이 올라온거다.
"2번 실패 끝에 유산했지만 다시 힘을 내어 도전합니다. 너무 힘겹네요. 오늘은 검사 결과 들으러 병원 가는 길.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그녀의 사연을 방송으로 소개하자 곧 수많은 응원 문자가 날아왔다. 기 막힌 응원도 많았다.
"힘내세요. 저도 5번 실패 끝에 성공했어요."
"지난 일이 생각나 눈물이ㅠㅠ, 하지만 곧 이쁜 아가를 만나실 거예요 저처럼요."
"불임이 아니라 난임이라고 하죠. 안되는 게 아닙니다. 어려울 뿐. 힘내세요. 짝짝짝"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이었다. 혹시 난임 시술 끝에 태어나 장성한 분들이 계신다면 정말 엄마와 아빠께 효도하시길. 특히 엄마에게.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엄청난 피눈물을 쏟으신 세상 단 한 사람 밖에 없는 여성이니까.
5.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도록 돕는 의과학에도 실은 정치가 숨어있다. 생명윤리 논란이다.
아이가 태어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의 일이다.
1978년 7월25일 영국에서 '루이스 브라운'이라는 여자 아이가 2.8kg의 건강한 상태로 나왔을 때 전 세계는 윤리 논란에 휩싸였다. 엄마 뱃속에서 아빠 정자를 만난 게 아니라 시험관 안에서 수정됐기 때문이다.
난리가 났다.
반대론자들은 루이스 브라운을 '시험관 아기'라고 부르며 이는 자연의 섭리, 혹은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사악한 실험이라고 욕했다. 가축의 수태를 돕기위해 활용되던 기술을 사람에게 적용한다며 비판했고 곧 자판기에서 맞춤형 아기를 판매하는 미래가 올거라 우려했다.
반면 과학자들은 루이스 브라운은 시험관에서 태어난 아기가 아니라, 몸 바깥에서 수정됐을 뿐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자란 '체외수정 아기'라고 반박했다.
루이스 브라운의 엄마 아빠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엄마인 레슬리 브라운은 양측 난관이 없는 여성이었다. 그럼에도 아기를 갖기 위해 부부는 자그마치 9년을 노력했다.
그 후 시험관 아기 혹은 체외수정 시술은 영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일반화되었다. 37년이 지났다. 혹시 맞춤형 아기를 판매하는 자판기 본 적 있는가. 영화에서 말고.없다. 어느새 '불임 클리닉'이 '난임 클리닉'으로 바뀌었다. 임신이 불가능한게 아니라 임신이 어려울 뿐이라는 것이다. 의과학자들의 노력이 있었고 합리적 수준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윤리학자들 그리고 정치 지도자들의 결단 덕분이다.
이처럼 과학과 윤리가 적정선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룰때 새가 양날개 수평 맟춰 하늘을 날듯 사람들의 꿈이 이뤄진다. 루이스 브라운이 태어난지 37년이 지난 어느날 우리 집 사람과 딸은 난임 시술 7번의 도전 끝에 태어난 강원래 김송 부부의 아가를 보며 정신줄을 놓고 있다. 그런데 그 순간에도 아가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는 TV를 끄고 조용히 흐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6.
또 영국이다. 혹시 '세부모 법안'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나는 처음에 세 부모라고 하니까 아빠 하나에 엄마 둘, 혹은 엄마 하나에 아빠 둘을 합법화시키는 법안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신사의 나라 영국인 줄 알았는데 불륜의 천국 아닌가. 그러나 알고 보니 '세부모 법'이라는 용어 자체가 반대론자들의 용어였다. 윤리적 반대론자들은 늘 그렇다. 나처럼 뭘 모르는 사람이 볼 때에도 단박에 비윤리적인 일이 벌어지는 것 처럼 여길만한 용어를 쓴다. 반면 과학자들은 늘 그렇다. 복잡하고 어려운 말을 써서 나처럼 뭘 모르는 사람들은 그게 뭔 말인지 그냥 쓱 지나가게 끔 한다.
37년 전 루이스 브라운 아가를 윤리론자들은 마치 시험관에서 태어난 복제 인간인 듯 '시험관 아기'로 불렀고 과학자들은 그것이 뭔 말인지 모르고 넘어가게끔 '체외수정 아기'로 달리 불렀다. 그리고 올해 영국에서 통과된 한 개의 법안을 놓고도 그들은 달리 용어를 붙인다. 윤리론자들은 '세 부모 법'이라 부른다. 그럼 나는 불륜의 천국법으로 알고 영국을 음흉한 시선으로 볼테지. 반면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 대체법'이라 부른다. 그럼 나는 뭔 말인지 모른 채 학창시절 생물 시간의 그 졸립던 추억을 떠올리며 도망갈테지.
도대체 그 법은 무얼까. 뭔데 우리나라에서도 곧 그 논쟁이 시작될 기미를 보일까.
여기 세 여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7.
올해 31세인 A씨는 난임 병원 의사선생님이 보여주는 정밀진단결과 앞에 흐느껴 울었다.
현재로서는 임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여자 나이 서른 한 살이면 옛날 기준으로야 막차 탔지만 요즘 기준으로는 정상적인 가임여성이다. 더구나 그녀는 담배도 피우지 않았고 술을 즐기지도 않았다. 자궁상태도 나쁜 편이 아니며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녀의 몸이 문제라는 것이다. 난자 속 미토콘드리아가 어쩌니 저쩌니 하는 복잡한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지만 이 말은 귀에 딱 들어온다. 그 문제를 해결할 답이 현재로선 없다고. 요즘 들어 우리 나라에서 난임 인구가 늘고 있고 특히 젊은 여성들의 이유없는 난임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이유가 미토콘드리아에 있음을 알면서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기가 막힌다.
영국의 또 다른 여성은 벌써 7명의 아이를 잃었다. 그 것만으로도 통곡할 일이지만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아이들이 죽은 이유가 바로 엄마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이라고 한다. 엄마의 난자 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문제를 일으켜 아이들이 죽은 것이다.
13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는 또 다른 영국 여성도 눈물 범벅이다. 태어난지 얼마나 됐다고 갓난 아기의 뇌가 점점 기능을 잃어가 시한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미토콘드리아 질환. 엄마의 난자 속 미토콘드리아가 문제있기에 동생을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다. 다시 죽어가는 첫째처럼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으니 말이다.
그녀들의 공통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여성의 난자 속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있다는 것, 그래서 자식도 잃고 자식 가질 기회조차 없다는것, 심적 고통은 물론이고 가족간 갈등과 붕괴의 위험에 시달린다는것. 담배피웠니? 승진하려고 애까지 포기했니? 그래서 가족력이 있는지 없는지 집안을 살폈어야지. 이런 식으로.
8.
학계에 따르면 이처럼 엄마를 통해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갖고 태어나는 아기는 신생아 5천명 중 한 명 꼴이라고 한다. 영국에서만 한해 150명, 미국에서는 4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치료받은 환자만 652명이다. 매년 조금씩 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10세 미만의 어린이다.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잠재수요까지 따지면 우리나라도 결코 남 일이 아닌 셈. 더구나 서른 한 살의 나이에 난자속 미토콘드리아가 제기능을 못해 임신조차 되지 못하는 '노화된 미토콘드리아 유래 난임'까지 합하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눈물 흘리며 강원래-김송 부부의 아가 모습을 애써 못본 척 지나치고 있을 것이다. 정녕 방법은 없는가.
8.
이제 방법이 생겼다. 알아보자.
여기서 잠시 성교육. 아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참 거시기한 질문이다. 그 날 밤 우리 딸 표현에 따르면 아빠의 팬티속 방망이에서 수 만개의 정자가 발사된다.목표는 딱 한개뿐인 엄마의 난자별. 죽기살기로 헤엄친다. 1등만 살고 나머지는 죽어 없어지니까. 과연 치열한 경주 끝에 제일 먼저 진입한 정자만 살고 나머진 다 죽는다. 평소같으면 연약하고 부드럽기만하던 난자별이지만 아빠정자가 들어가는 순간 철커덩 두꺼운 외벽을 치고 아가를 만들기 위한 수정란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하는것일까. 여러번의 세포분열과 분화를 거쳐 만들어진 수정란은 자궁이라 불리는 엄마의 아가방 벽에 찰싹하고 붙는다. 착상이라고 한다. 여기부터 본격 아가모드. 숱한 생사의 위기를 거치면서도 떨어져나가지 않고 찰싹 붙은 세포는 어느새 인간의 모양새를 갖춰가고 그 뒤에도 여러번 위험을 극복하며 열달 뒤 응애하며 태어난다. 여담이지만..그래서 사람 차별하면 천벌받는 거다. 지네 아빠가 회장이라고 그 밑에서 월급받는 승무원과 사무장한테 쌍욕하고 무릎꿇리면 안되는거다. 돈이 많든 적든 피부색이 어떻든 공부 잘하건 못하건 다 치열한 경쟁과 열달간의 역경을 극복하고 나온 1등짜리 소중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너무 나갔나.
미토콘드리아는 뭔가. 이처럼 소중하게 만난 아빠의 정자와 엄마의 난자가 아가 모드로 발전함에 있어 끊임없이 에너지를 대주는 배터리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엄마 난자 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들이다. 휴대폰 배터리 떨어질 무렵 우리가 얼마나 좀비처럼 충전기를 찾아 헤메이는가. 그런 난자의 배터리인 미토콘드리아가 제 역할을 못하면 결국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아가의 뇌조직이나 근육조직이 고장난다. 뇌졸증, 근병증 등 무서운 질환이 초래되는거다. 이게 미토콘드리아 질환이다. 그렇게 문제있는 미토콘드리아들을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로 싹 바꿔주는게 미토콘드리아 대체법이다.
9.
그런데 왜 반대하지. 왜 세부모법이라고 부르지?
사실 미토콘드리아 대체법은 어느날 갑자기 뿅하고 나타난게 아니다. 바로 황우석 박사가 개를 복제하며 숱하게 써온 그 방법, 그 전에 영국의 이언 윌머트 경이 복제양 돌리를 만들며 썼던 그 방법. 핵 이식 기술에서 유래한다. 참고로 여기서 핵이란 북한의 김정은이 좋아하는 그 핵이 아니라 세포의 핵이다.
건강한 여성의 난자에서 핵을 꺼낸뒤 그 자리에 엄마의 세포 핵을 집어넣으면 엄마의 유전자를 가지면서도 이를 둘러싼 미토콘드리아들까지 건강한 난자가 된다. 이 난자를 시험관안에서 아빠 정자와 수정시킨뒤 엄마 뱃속에 넣어주면 열달 뒤 건강한 아기가 태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복제 수정란이나 복제 배아줄기세포도 아니다. 복제 논란도 없고 훨씬 더 쉽다.
그런데 왜 반대하나?
이유가 있다. 다른 여성의 미토콘드리아 속에도 그녀의 유전자가 0.1% 정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대론자들은 미토콘드리아 대체법을 아빠 한 명에 엄마 한 명 그리고 미토콘드리아를 제공한 다른 엄마 한 명, 이렇게 세 부모 기술이라 부르며 유전자 조작 아기, 맞춤형 디자인된 아기 탄생의 위험을 경고한다.
그러나 찬성론자들의 셈 법은 다르다. 아빠 한 명에 엄마 한 명까지는 맞는데 다른 여성의 미토콘드리아에는 0.1%의 다른 유전자가 있으니 1+1+0.001=2.001 부모 기술이라 맞선다. 0.1%를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영국 사회의 셈법은 어떨까.
10.
영국 정부는 논란에 대한 공개적인 의견수렴을 위해 과학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들에게 이 문제를 의뢰했다. 그랬더니 결론은 이랬다. 이 기술 허용해도 된다.
"안전하지 못하다는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데일리메일, 2014.6.4)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가족을 황폐하게 만들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며 이런 가족들은 미토콘드리아 대체요법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킹스칼리지 런던대학 피터 브로드 패널)
그 후 오랜 논의를 거친 끝에 영국 상원은 하원에 이어 올해 2월 24일, 이 기술을 허용하는 체외수정법안을 찬성 280, 반대 48표로 승인했다. 앞서 미토콘드리아 질환으로 7명의 자녀를 잃은 바 있는 영국의 엄마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영국내 병원은 올 가을부터 미토콘드리아 대체 시술을 할 수 있는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물론 영국 의회는 난치병 치유에만 국한하고 난임의 경우 해당사항이 없지만, 의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 관련 난임치료가 허용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1대 9 정도로 관련 난임 치료 수요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1990년 관련 난임시술로 미국에서 10여 명의 아기가 태어났다고 발표되는 걸 보고 뜨끔해 FDA 차원에서 이를 금지시킨 바 있는 미 연방 당국도 영국이 치고 나오는 걸 보고는 규제완화를 위해 공청회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11.
우리나라는 현재 생명윤리법상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성의 난자를 연구할때는 반드시 냉장고에 들어가 얼린 동결난자만 쓰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신선한 난자로 난치병 줄기세포 연구나 미토콘드리아 대체했다간 바로 징역형이다. 그래서 전술한대로 단 한 팀도 복제 줄기세포 연구하는 팀 없고 미토콘드리아 대체도 남의 일.
그나마 다행인건 이제 맞춤형 줄기세포 분야는 미국 특허받은 황우석 박사와 줄기세포 만들어 갖고 있는 미국 미탈리포프 교수가 중국의 대형병원에서 임상을 준비한다니 나중에 중국으로 가면되고, 미토콘드리아 질평이나 난임은 앞으로 영국으로 가면 된다. 환자 가족들이 준비할 것은 인내심과 비행기 값, 거액의 체류비용만(?) 모으면 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여전히 이 분야 최고의 기술력은 이 나라가 파묻어버리고 조롱하는 황우석 박사 팀에게 있다는 사실.
12.
최근 그에게 물었다.
영국에서 승인한 미토콘드리아 대체요법은 그가 지금껏 해온 동물복제 기술에 비해 어느 정도 난이도냐고.
"백 배 쉽죠. 우리가 늘 해온 연구 중 극히 일부분 과정입니다. 탈핵과 핵이식, 그 다음에 정자와 수정시켜서 1, 2 세포기 단계까지 간 상태로 의사 선생님들께 넘겨드리면 나머지는 이미 지금의 난임 병원에서 하는 단계와 같으니까요." (황우석 박사 인터뷰)
그러면 중국에서도 할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물론입니다. 당초 제주도에서 미탈리포프 교수와 중국 보야 바이오그룹간의 3자 연구협약을 맺을 때에도 미토콘드리아 관련 연구가 한 아이템이었구요 거기에는 미토콘드리아 모계유전질환 치료 뿐 아니라 aged mitocondria, 즉 나이에 비해 노쇠한 모계 유래 미토콘드리아로 인해 아기를 갖지 못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난임 치료가 포함돼있습니다."
올해 1월 13일 제주에서 조인된 3국 연구협약. 하필이면 왜 제주도였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이 나왔다.
"실은 10년전 세계줄기세포허브를 세울 당시 대통령님과 조율하던 연구였어요. 우리의 과학기술과 우리의 의료기술이 만나면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맞으며 좋은 일자리 창출과 과학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셨으니까요."
당시 대통령이라면 고인이 되신 노무현 대통령. 그런데 왜 그 때 못했을까.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말 현명하신 분이었어요. 이걸(세부모 요법) 먼저 꺼내면 반드시 윤리논란에 시달려 감당 못할테니 먼저 줄기세포부터 하고 그 후 이걸 바로 하자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세계줄기세포허브에서 시작하려고 준비했어요. 그랬는데...."
그리고 그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 때 그 일에 대한 미안함인지 야속함인지 추억인지 회한인지 모를 침묵이 흘렀다.
13.
다시 휴머니즘으로.
동서고금의 인문학 레전드들이 일관되게 전해주는 깊은 뜻 중에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입장바꿔 놓고 생각해보라. 내가 당해 싫은 일 남한테 행하지 마라. 상대방의 마음을 나의 마음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나와 상대방이 행복하게 상생하는 길이 무언지 찾아보자.
이성, 양심, 사단칠정 등 표현은 다르지만 본질은 일관된다.
만일 그 엄마들의 고통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가족의 일이라면, 그래도 그 미토콘드리아 질병과 난인으로 고통받는 엄마들에게 '맞춤형 디자인 아기 생산을 막아야하니 반대한다'라고 손사레를 칠 수 있을까. '이게 다 황우석트라우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황우석이한테 가서 물어보라'고 떠넘길 수 있을까.
두 팔 벌려 안아주며 어떻게든 윤리와 과학이 함께 살 중용의 길을 찾아야 한다. 황우석 트라우마를 핑계삼아 반대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윤리계와 정치권에 고하고 싶은 말.
14.
엄마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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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