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토론장에서 어떤 분이 국내 프로 경기에 외국 프로 리그의 더비 경기같은...
그런식의 느낌은 나는 경우가 없다고 한탄하시길래, 저 역시 동감하며 한번 끄적여
봅니다.
그 어떤 스포츠가 되었던지간에, 전통과 실력을 갖추고, 관중입장료로 수입을 제대로
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고제의 정착은 확실히 필요합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어느정도는 지역감정 문제가 이용되는 면이 있기는 하죠. ( 적정선을 지킨다면 큰 무리가
없습니다.) 일례로 이탈리아의 밀란 더비를 들어 볼까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연고를 둔
이 두 팀은 각각 과거 밀라노의 상류층과 중하류층의 시민들을 기반으로 하는 팀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묘한 긴장감과 함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경기를
시민들은 즐길 수 있었죠. 물론 지금은 신분에 따른 응원문화는 없어졌겠지만, 분명 지금도
밀란의 팬들은 그들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응원했던 팀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라이벌전 같은 경우에도, 스페인 제1도시를 건 자존심과
두 도시간의 여러가지 복잡한 역사문제를 그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피구가 바르샤에서
마드리드로 이적할때 바르샤 팬들에게서 그렇게 쌍욕을 먹었던건 그래서 였죠.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면 모르긴몰라도 그렇게까지 야유받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 그렇다고 제가 지금 '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지역감정 조장하자!!! ㅡ,.ㅡ' 는 식의 말씀을
드리는것은 아니고요..;;; 다만 위의 예를 든 팀들처럼, 오랜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팀들에 대한
부러움에서 말해 봤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서... 연고제가 확실히 정착된다면 무엇보다도 팬으로서 자신이 응원해야
할 팀이 어느정도 확실히 정해지고, 선수들과 팀에대한 동질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겠죠. '나는 A 도시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당연히 A클럽팀을 응원한다.' 이런식의
생각을 갖게 되는 겁니다. 우리가 한국 축구 대표팀을 왜 응원합니까? 언제 축구선수한테
밥 한번 얻어먹은 적 있나요? 또 한국팀이 부진할 때가 있다고 해서 '나 이제부터 프랑스
응원할거야' 이럽니까? 아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을 응원한다.' 프로팀간의 경기에서도 이런 느낌이 들 수 있다면 흥행문제는 금방 해결
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같은 작은 나라라고해서, 확실한 연고제 정착이 꼭 힘들지는 않습니다. 당장 프로야구
만 봐도 알 수 있죠. 사실 전 축구도 좋아하지만, 야구 역시 굉장히 좋아합니다.( 경기장 가는
횟수만 보면 야구 경기장을 압도적으로 자주 가는....) 사실 한국에서 뛰는 프로야구 선수중에는
언뜻 '대 스타' 라고 할만한 선수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심정수 선수 강남 한복판에
세워놓더라도 누군지도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 엄청 많겠죠. 여성분들은 구대성이 누군지,
최희섭이 누군지 전~혀 모르는 분들이 쌓이고 쌓였습니다. 반면, 안정환 선수나 고종수 선수
길거리에 세워놓으면 싸인해달라고 난리 날 겁니다. 이처럼 '스타성'만 봐서는 축구 선수쪽이
월등한데도, 실제로 관중 동원력은 야구가 앞서있습니다. 주말이나 연휴기간에 경기장 가면
적어도 '응원할 맛 나게' 관중 많고, 응원석 있는 쪽은 자리 터집니다. 제가 축구장 가서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던거 같은데...제가 경기 날짜를 잘못 잡은 걸까요??
그럼 무슨 이유에 이런 결과가 나올까요? 저는 역시 연고제 정착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야구팬이라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 확실하게 갖고있죠. 물론 축구팬 역시 마찬가지지만, 문제는
그런 의식을 갖고 있는 팬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한번 친구들끼리 야구장
갔다가, 자리를 잘못 잡는 바람에 상대팀 응원석에 앉아버린 경우가 있었죠. 당시 해태 응원
석이었는데, 어린 마음에 언뜻 엘쥐 화이팅~!! 했다가 아저씨들한테 제대로 걸려서 맞아 죽을
뻔한적 있었습니다....-_-;;; 프로축구에도 이런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카페 게시글
…… 축구 토론장
프로축구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문제!! 바로, 연고제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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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기 마음대로 연고지나 옮기는 클럽이 있는 이상 그런 날은 절대 오지 않습니다. 인구100만명 도시에서 매 경기 10000명 이상 동원했었습니다. 지금은???연고지 이전 발표나던날 집 옥상에서 유니폼 불태우던 날이 아직도 생각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