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식탁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친숙한 먹거리 중 하나로 따끈하게 데운 생두부부터 찌개, 부침, 만두, 국, 전골 등의 음식 외에도 도너츠, 케이크, 샐러드, 샌드위치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채로운 음식을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특유의 맛도 맛이지만 두부가 지닌 영양 역시 못지 않게 뛰어 납니다. 밭에서 나는 고기라 불릴 만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인 콩을 갈아 응고시킨 만큼 두부에는 콩의 영양소가 그대로 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콩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할 뿐더러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며, 콩의 섬유질은 노폐물의 배출을 도와 장을 튼튼히 하고, 직장암, 결장암,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자연 에스트로겐과 칼슘 함량이 높으므로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지고, 골다공증을 걱정하는 갱년기 여성에게 특히 좋은 식품이지요.
더욱이 두부는 콩을 간 즙으로 만든 만큼 소화율이 무려 95%에 달할 뿐더러 높은 소화 흡수율에도 불구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제격입니다. (100g당 일반 두부 칼로리는 79kcal, 비지 81kcal, 연두부 41kcal, 순두부는 47kcal) 그러니 이 정도면 가히 완벽한 식품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이처럼 맛과 건강을 두루 만족시키는 두부는 과연 언제부터 먹게 된 음식일까요. 혹 한국 고유의 음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유래는 약 2200년 전 중국 한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두부가 전래된 시기는 고려 말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오히려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우리나라의 두부 제조 기술이 매우 발달하여 되려 중국과 일본에서 이를 배워 갔다고 합니다. 이렇듯 1,000년이 넘도록 우리 식탁과 가까이 지낸 만큼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두부.
2009년 현재 우리는 흔히 알고 있는 순두부, 모두부 이외도 녹차 두부, 검은 콩 두부, 잣 두부, 삼색 두부, 포두부 등 독특한 맛과 색을 지닌 두부를 함께 만나고 있으니 지금이야 말로 두부의 춘추 전국 시대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두부의 다채로운 종류를 만나볼 시간입니다.
글 | 송선민(W korea 에디터)
두부 온 키워드 비지, 순두부, 유부, 연두부, 생식두부, 초당 두부, 발효 두부, 손두부, 전두부, 모두부
비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비지는 두부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 정도로 여겨지곤 합니다. 실제로 끓인 콩 반죽에서 콩물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비지는 찌꺼기지만 콩에 들어 있는 영양가의 절반 이상이 남아 있고, 섬유질이 풍부해 두부 못지 않은 양질의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게 비지로는 찌개를 끓이는데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대단히 간단합니다. 후추만으로 양념한 돼지 고기와 신김치 혹은 다진 마늘과 파, 소금으로 양념한 얼갈이를 볶다가 물을 넣고 끓인 후 비지를 넣어 끓인 후 양념장을 곁들이면 비지 찌개가 완성됩니다.
순두부
콩물에 간수를 넣어서 응고시킨 후 무거운 것으로 눌러 굳히기 전의 상태가 바로 순두부입니다. 씹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부드러우므로 찌개는 물론 죽과 아기 이유식에도 잘 어울리는 식품이지요.
대게 순두부는 찌개로 즐기는데 순두부 찌개를 끓일 땐 순두부 자체에서 나오는 물로도 충분하므로 굳이 물을 따로 부을 필요가 없습니다.
바특하게 끓여 내야 더욱 맛이 좋기도 하고요.
또한 순두부는 부드러운 만큼 끓일 때 휘저을 경우 국물이 지저분해지므로 순두부를 넣은 후에는 그대로 끓여 내야 하며, 오랜 시간 끓이면 특유의 부드러운 맛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유의하세요.
또 한 가지! 순두부 찌개 전문점에서 먹는 찌개 맛을 내고 싶다면 고추 기름을 넣어 보세요. 맛이 월등히 좋아집니다.
연두부
일반 두부와 순두부의 중간 굳기의 연두부는 순두부와 달리 팩에 콩즙과 응고제를 넣은 후 그대로 가열해 살균과 동시에 굳힌 것입니다.
연두부를 양상추나 오이 등의 신선한 채소와 함께 드레싱 대신 양념장을 살짝 곁들이면 열량이 낮으면서도 맛있는 샐러드로 즐길 수 있습니다. 단 이 때 연두부는 물에 씻은 후 종이 타월에 놓아 물기를 빼놔야 샐러드에 물이 가득 배어 장을 더해도 싱거워지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모두부
두부의 종류는 수분을 얼마나 빼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수분을 85% 가량 줄인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두부 즉 모두부입니다. 순두부를 베에 싸서 틀에 넣고 무거운 것을 얹어서 굳힌 상태인거죠.
보통 부침 두부와 찌개 두부로 나뉘는데 부침 두부는 질감이 단단해서 쉽게 부서지지 않아 부침, 조림, 튀김 등을 할 때 사용되며, 찌개 두부는 쉽게 부서지는 대신 국물이나 양념 맛이 빨리 배어 찌개나 전골에 사용됩니다. 찌개 두부는 특성상 금방 익기 때문에 먹기 직전에 넣어서 끓여야 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유부
두부를 으깨서 물기를 제거한 후 채소, 해조류 등을 넣고 다른 온도의 기름에 넣어 두 번 튀긴 것이 바로 유부입니다.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지요. 하지만 기름에 튀긴 탓에 다른 두부와 달리 칼로리가 높은 편입니다. 고로 유부를 이용해 요리를 만들 때는 끓는 물에 데쳐 기름을 빼야 열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보통 국이나 우동에 넣거나 초밥을 만들어 먹는데 데친 유부를 작게 썰어서 각종 채소와 함께 볶음밥을 만들거나 숙주나 콩나물 등의 나물과 함께 볶아 먹어도 맛있습니다. 또 유부를 고기나 참치 대신 김치 찌개에 넣으면 감칠 맛을 더할 수 있습니다.
똑똑한 두부 손질법
01ㅣ두부를 끓는 물에 데칠 때마다 모양이 쉽게 망가져서 속상하셨다고요? 그렇다면 두부를 깨끗한 면보 위에 놓고 자른 후 그대로 곱게 싸서 데쳐 보세요. 면보가 형태를 단단히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양을 예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02ㅣ두부 부침을 하다 보면 두부에서 나온 물 때문에 기름이 튀곤 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두부를 두껍게 잘라 물이 빠지도록 채반에 올려 둔 후 소금을 뿌려서 수분을 빼는 것이 좋습니다.
03ㅣ이따금 팩에 담긴 두부를 꺼내면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신선한 두부의 경우엔 맑은 물에 몇 번 씻는 것만으로도 더 이상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만약 구입 후 1~2일 시간이 지난 두부라면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헹궈 보세요. 냄새가 싹 사라집니다.
04ㅣ완자나 만두 속에 사용하기 위해 두부를 으깰 때는 칼을 비스듬히 눕혀서 칼면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깨끗한 면보에 싸서 물기가 거의 사라질 정도로 꼭 짜야 양념도 잘 배고, 다른 재료와도 잘 섞입니다.
05ㅣ흔히 두부를 찌개나 전골에 넣으면 다른 재료와 부딪히면서 쉽게 모양이 망가지므로 따로 물에 데치거나 프라이팬에 부쳐서 넣어 보세요.
이렇게 보관하세요
01ㅣ두부는 구입한 즉시 포장 용기에서 꺼내 맑은 물에 담가 놓아야 하며, 사용하고 남은 두부는 밀폐 용기에 물과 함께 담아 소금을 뿌려 놓으면 3일 가량 보관이 가능합니다. 이 때 물은 매일 1번씩 갈아 주어야 합니다.
02ㅣ두부는 수분이 많은 식품이므로 냉동실에 보관할 경우 결정이 생겨서 질기고 두부 특유의 맛이 사라지게 됩니다. 꼭 냉동을 해야 한다면 칼등으로 잘게 으깨고 면보에 싸서 수분을 최대한 제거한 다음 랩에 싸서 보관하세요. 후에 실온에서 해동을 시키면 만두소, 완자, 나물 등의 요리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당 두부와 일반 두부의 차이는? 강릉에 가면 초당 두부 전문점을 표방한 식당이 늘어선 마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두부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과연 초당 두부는 일반 두부와 어떤 점이 다른 것일까요?
만드는 방법은 같지만 사용하는 응고제가 다릅니다. 일반 두부를 만드는데 응고제로 간수를 사용하는 데 반해 초당 두부는 간수 대신 바닷물을 이용합니다. 초당 두부의 고향인 강릉에선 천일염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는 <홍길동>을 지은 허균과 시인 허난설헌의 아버지인 강릉 부사 초당 허엽의 생각이었습니다.
허엽은 관청 앞마당의 샘물로 두부를 만들고 바닷물로 간을 맞춰서 두부를 만들었고, 이 두부의 맛이 점차 입소문을 타 유명해지면서 자신의 호를 붙여 초당 두부라 명명한 것입니다. 그 샘물이 있던 자리가 바로 강릉시 초당동이며, 이곳에는 지금도 그를 기리는 비석이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