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추위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서 온천을 찾곤 한다. 국내를 비롯 온천의 성지라 불리는 일본 등으로 온천 여행을 떠나는 사람 역시 많은데,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이 있다. 바로 '히트쇼크'이다.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히트쇼크, 예방법은 없을까.
겨울철 온천 여행에서는 히트쇼크를 주의해야 한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급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나타나는 히트쇼크...심하면 사망까지
히트쇼크는 온열질환 중 하나인 열 실신이다. 온열질환이라고 하면 보통 폭염이 발생하는 여름철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겨울철에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을 때도 열 실신이 나타날 수 있다. 히트쇼크는 온도의 급격한 변화가 혈압에 큰 변동을 주어 신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하며, 온도 차로 인해 혈압이 급변하면 실신은 물론 심하면 뇌졸중 , 심근경색까지 초래해 갑작스러운 사망의 원인이 된다.
차가운 곳에 있다가 탕 속에 들어가면 몸속의 열이 신체 밖으로 나가면서 혈압이 낮아지는데, 이 상황에서 몸속의 혈류량은 팔다리로 몰리게 된다. 그러다가 목욕을 마치고 일어나면 중력에 의해 피가 아래로 쏠리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어지럼증이 실신으로 이어질 경우 물속에 있다면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딱딱한 곳에서 쓰러진다면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발생한다. 또 급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혈압이 상승해 심장에 부담이 가면서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심정지까지 올 수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등이 히트쇼크를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고혈압 △당뇨병 △비만 △수면 무호흡 증후군 △부정맥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앓는 경우에도 히트쇼크를 주의해야 한다.
식전·후 사우나 조심해야, 목욕 물은 38~40도가 적당
겨울철 열 실신은 주로 온천과 사우나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용에 주의해야 한다. 우선 사우나는 공복 상태로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공복으로 사우나를 이용하면 체력이 급격히 소모되어 피로가 누적될 수 있고 혈압이 올라가 심장에도 부담을 준다. 식후 배부른 상태에도 주의해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배가 부른 상태로 고온의 사우나에 들어가면 위장의 부담이 가중되고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사우나는 충분히 음식물이 소화되는 3~4시간 후에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온천이나 사우나 탈의 공간 난방은 충분히 하고 추운 곳에 있다가 급하게 욕탕으로 뛰어들지 않아야 한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 체온을 높이고, 입욕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욕탕 물 온도가 42도 이상 되면 심장에 부담이 된다. 목욕 물은 38~40도가 적당하고, 가슴 정도까지만 잠기도록 하는 게 좋다. 탕에 머무는 시간은 1회 2분 미만으로 제안하고 온천에서 나올 때는 급격한 체온 변화를 피하기 위해 빠르게 물기를 닦는 것이 좋다. 탕에 있다가 나올 때 갑자기 일어나면 뇌까지 피를 다다를 시간이 부족하여 현기증이 나거나 실신할 수 있으므로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술을 마시면 혈압이 떨어지니 음주 후 욕탕 목욕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한편, 히트쇼크 환자가 발생하면 재빨리 119에 신고하고, 환자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한다. 또 지지대를 이용해 환자의 양다리를 받쳐 올리면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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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