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이면 스캔해서 올리고 싶지만 울집 스캐너가 고장난 관계로^^;
원문 그대로 올립니당^^
To.정진애(를 포함한 다수...ㅋ)
잘들 지내고 있다냐?? 난 너무 잘 지내서 걱정이다만..ㅋ어제 진애한테 전화했더니
만 편지 쓰라고 해서 한번 써본다. 이 편지 돌려서 읽고 다 답장 쓸 수 있도록 한다..알았나ㅋㅋ 근데 이 편지지 넘 이쁘지 않나??해병대만의 특권중의 하나지..딴덴 이런 편지지 없을껄??ㅎ Republic Of Korea Marine Corps 라고 R.O.K.M.C다.해병대 애들이 영어는 잘 몰라도 이거하난 기가 막히게 쓰지..
아-근데 이런 이쁜 편지지를 애인도 아닌 너희들에게 쓴다는 현실이 좀 많이 안타깝긴 하지만..^^
내가 주말을 이용해서 몇몇 인간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안 받는 애들도 있고 아예 수신거부를 하는 놈(?)들이 많더구나..그런 애들을 위해서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단다ㅋ 여긴 상무대라는 곳이고 이곳에서 육군들이랑 같이 교육을 받고 있지..내가 실무도 안가고 왜 여기 있냐면 해병대에는 마땅한 교육시설이 없어서 육군으로 위탁교육을 보내..원래 해병대가 좀 환경이 열악하다."해병은 가난하다..그래서 더욱 강하다"머 이런말도 있잖아..ㅋ
암튼 해병대에 입대해서 팔자에도 없는 육군 훈련을 받게 되었지..첨엔..육군들 사이에 끼어서 미운 오리새끼 마냥 지냈지.육군들 기 죽을까봐 육군 간부들이 몇 안되는 해병들 맨날 욕하고 기합주고 자존심 무너뜨리고..이런 일들이 빈번했었지..하루에도 수십번씩 사고쳐서 해병대로 쫓겨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깐..사실 우리도 해병이라는 어떤 프라이드 때문에 육군들 무시하고 그랬던 것도 사실이지만 진짜 솔직히 첨에 이곳에 왔을 때 육군들이 군인같지 않아보였거든..기본적인 것들부터 안되어있었으니깐..(국군도수체조.제식.총검술등등)우린 진짜 피땀흘려가면서 배운건데..ㅡ..ㅡ그러다가..서로 친해지고 어울리다 보니깐 어느덧 나도 육군처럼 되어가는걸 긴장해야 될 지경에 이르렀다.ㅡㅡ
얘들도 사회 있을 땐 나랑 똑같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을 하니..그리고 내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육군이라고 생각하니깐 우리보다 좀 덜 힘들게 훈련을 받고 내가 해병이라고 해서 육군들이 무시한 내 자신이 한심해 보였거든..이젠..이 녀석들과 또 어떻게 헤어질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훈병생활 마치고 동기들 떠나 보낼 때 얼마나 아쉬웠던지..서로 부둥켜 안고 울던게 생각나네ㅎㅎ 그때보다 고생을 덜해서 그 정도의 끈끈한 동기애를 발휘하긴 어렵겠지만..너무 정이 들어버렸다..
참-내 제주도 애들 많이 사귀어 놨거든..담에 여행가면 모텔집 아들놈이 방도 내주고 관광도 시켜준댄다..담에 시간나면 어여가 제주도 여행 한번 더 가야지~ㅋ
그리고 27살 먹은 형도 있고..애 둘 낳고 온 녀석도 있고..참 재밌는 애덜이 많다..
6.8일 자대 포항으로 어떻게 다시 돌아가지??ㅋㅋ
생각해보면 난 참 운이 좋은 놈인거 같다..군대에서 남는 거 중에 ㅏㄱ장 큰 하나가 바로 인간관계인데..이렇게 더 많은 사람들을 알게되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게..근데 여기서 너무 편한 생활을 하다보니 살만찌는 거 같고 게을러 진다..이러다가 자대복귀하면 뒤질텐디..ㅡㅡㅋ 여긴 진짜 전화도 맨날 할 수 있고 PX도 거의 맨날 간다네..휴일에는 7시까지나 자고..주말에 체육도 시켜주고 낮잠도 재워준디~해병대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여기서는 쉽게 행해지지..ㅋ역시~육군이다..ㅎ 그래도 난 이런 생활이 전혀 부럽지 않다...보이진 않지만 해병대만의 특유한 매력이 있으니깐..느그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껄..ㅋㅋ아..빨리 휴가가고 싶어 죽겠는데 휴가 날짜는 안나오고..6월달에 광수하고 금인이 군대간다면서..봤으면 좋겠는데 6월달에 휴가를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그때쯤이면 자대 복귀해서 한창 고생하고 있을 시긴데..뭐..어쨋든 이제 편지 그만 써야겠다..내가 여기서 학생장직을 맡고 있어서 좀 바쁘시다..원래 좀 설치는 걸 좋아하잖니..ㅋ잘들 지내고 수신자 부담 전화 오더라도 받고..ㅋㅋ내가 왠만하면 전활 안하지만 주말이나 심심하면 전화 한번씩 하고 싶어진다..진짜 여기 카드 전화 안된다..무조건 수신자 부담 전화 밖에 없다~ㅋㅋ자동으로...내가 오죽 심심하믄 너거한테 전활 다 하겠노..ㅎㅎ
편지 꼭 다 쓰도록 하고..사진도 꼭 보내고...애들 얼굴 까먹겠네..다들 친하게 지내도록 하여라...담 편지에서 만나자~
진애랑 광수는 신앙생활 열심히 하고~^^
나는 지금 나의 아픔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아픔때문에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나의 절망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절망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연약한 눈물을 뿌리면 기도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남을 위해 우는자 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죄와 허물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또다시 죄와 허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모든 내 이웃의 평화를 위해서도 늘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불행한 모든 영혼을 위해
항상 기도하게 하소서..
도종환'아홉가지 기도'
어울리진 않지만 할 짓 없어서 책 읽다가 너무 내 모습인거 같아 반성하는 차원에서 적어뒀는데 니들도 한번 되새겨 보려무나..ㅋ
*행님들이나 애들 군대 주소 나오면 꼭 보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