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3각 트레이드는 "게이 딜" 로 불리는 것이 맞지만,
이 포럼에서의 헤드라인은 "프린스 떠나다" 정도가 괜찮을 것 같네요.
골자는 간단합니다.
토론토와 멤피스가 게이를 놓고 협상을 벌였고,
멤피스는 게이의 거대 샐러리를 더는 대신 유망주와 샐러리 덤프를 받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게이의 빈자리를 매꿀 수 있는 스몰 포워드를 토론토로부터 얻지 못하자 칼데론을 받으면서 SF 를 줄 수 있는 팀을 찾기 시작했고,
듀마스가 그 사이에 끼어 들어 칼데론을 얻는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토론토 겟: 루디 게이, 하다디
멤피스 겟: 에드 데이비스, 테이션 프린스, 오스틴 데이, 토론토의 미래 2라운드픽
디트로이트 겟: 호세 칼데론
멤피스는 원하는 것을 다 이루었습니다. 프린스가 아니라 테렌스 로스였다면 더 좋았겠지만요.
토론토는 오매불망하던 에이스를 얻었습니다.
디트로이트는 퓨어 포인트가드를 얻었습니다.
세 팀이 모두 득이 있는 딜이었습니다. 목표로 한 바를 성취했으니까요.
이 딜의 성적은 팀을 옮긴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달려 있겠지만, 최소한 딜 내용만으로 놓고 봤을떄는 세 팀 모두 만족스러울 겁니다.
여기까지가 오피셜한 내용이구요.
프린스가 떠났습니다.
우승 시즌 멤버가 이제 아무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은 차치하고서라도,
팀에 남아 있던 프랜차이저 하나가 또 떠난다는 사실에 아쉬워하지 않더라도,
테이션 프린스라는 선수가 저에게 가지는 의미는 특별했습니다. 아주 개인적으로요.
친구들이 저에게 농구를 누구처럼 하고 싶냐, 롤모델이 있냐, 하고 물을때마다 전 테이션 프린스처럼 농구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하일라잇 필름은 만들어내지 못해도, 매 경기 20점이 넘는 고감도 득점력을 뽐내지는 못해도, 상대를 락다운해버리는 질식 수비는 선보이지 못해도,
프린스는 모든 위닝 팀에서 탐을 낼만한 아주 좋은 팀플레이어였습니다.
만약 우리가 "스탯으로 평가할 수 없는 가치를 가장 많이 지닌 선수" 를 뽑는다고 한다면,
아마도 득점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선수,
그 중에서도 블락슛이나 스틸처럼 기록지에 남는 수비보다 안정적이고 팀 수비 조직력을 우선시하는 그런 선수를 떠올릴겁니다.
프린스는 그런 선수였어요.
03-04 파이널에서 코비를 틀어막으면서 락다운 디펜더처럼 이름을 날렸습니다만,
사실 그는 빅벤-월러스 듀오와 함께 코트 이곳저곳을 헬프다니며 상대팀의 스페이싱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던,
피스톤스의 숨막히는 out-spacing defense 를 가능케 했던 좋은 팀디펜더였습니다.
one-on-one defense 도 수준급이었지만, 피스톤스의 수비 전략은 상대팀의 야투율을 떨어뜨리고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최대한의 컨테스트가 필요했고 프린스의 육체와 BQ 는 그것을 실현하는 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말년에는 비록 많은 이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Prince GO 전략으로 인해 명예에 손상을 입기도 했죠.
이건 프랭크 감독 잘못입니다.
NEW ANSWER 님 말대로 프린스는 볼 소유를 줄이면 줄일수록 더 효율적이 되는 선수입니다.
수비에 집중하고,
공격에서는 퍼리미터에서 받아먹는 샷이나 아주 간결하게 이루어지는 포스트업 정도로 강팀의 네번째 옵션 정도 역할을 해주는 것이 이 선수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일 거예요.
그런 면에서 멤피스로의 이적은 그의 말년이 그리 많이 더렵혀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희망을 품게 합니다.
멤피스는 득점력 빈곤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요,
이 팀의 공격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코트를 너무 좁게 쓰고 있다는 점이죠.
랜돌프와 가솔이 페인트존을 빡빡하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게이도 미드레인지 안으로 들어와야 겨우 효율적이 되는 선수이고,
토니 앨런은 외곽슛이 빈약한 수비 전문 선수, 그리고 콘리 역시 돌파나 미드레인지로 해법을 풀어가는 선수기 때문이죠.
이 공격 스킴에 역시 3점슛이 빈약한 프린스가 가세한다고 해서 크게 개선되리라는 기대를 갖기는 힘듭니다.
다만 그는 이타적이고, 볼 소유욕이 많지 않으며, 게이와 달리 시야가 좋고 포인트 가드롤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패싱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멤피스는 프린스를 코트위에 세워둘 수 있음으로써 볼 무브먼트를 조금 더 원활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고,
스페이싱을 애초에 빡빡하게 가져갈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빠른 볼 무브먼트와 적은 실책으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겁니다.
포스트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조금 더 나은 스페이싱을 가능케 할 수도 있고요.
어쨌든,
슬픕니다.
슬픈 날이예요.
우리는 프린스를 잃었습니다.
부디 그의 남은 커리어가 빛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강팀으로 갔으니 플레이오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까요.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멤피스를 응원해야 겠어요.
그리고 오스틴 데이가 함께 갔습니다.
예렙코를 밀어내고 백업 3번으로 활약하던 그였는데, 역시 그렇게 몸값을 조금이라도 올리니 바로 팔려가네요.
데이는 멤피스에서도 어느 정도 플레잉타임을 보장받을 겁니다.
일단 다음 시즌 QO 나 RFA 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활약을 해야 합니다.
동기 부여는 충분한 상태이고, 피스톤스에서 어느 정도 실전 감각도 익혔으니 멤피스에서 스페이싱을 가능케 하는 슈터로서 활약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잠깐 듀마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죠.
조 대인은 오너쉽이 바뀌기 전까지 손발이 묶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트레이드를 하고 싶어도 못했습니다.
트레이드를 한다면 샐러리를 줄이는, 전력을 약화시키는 방향의 트레이드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다 고든/빌라누에바 계약이라는 원죄때문이기는 하지만,
좋은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야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오너쉽이 바뀐뒤 조대인은 공격적인 무브를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벤 고든 트레이드는 그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그리고 이번 삼각딜에 파트너로 끼어 들어 칼데론을 얻은 것은 상당히 적극적인 무브였다고 보여집니다.
순간적으로 칼데론을 하이재킹한 셈인데요..
이걸 두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조대인은 다음 오프시즌에 더 많은 샐러리 유동성을 확보하기를 원했을 겁니다.
프린스의 연 $7m 에 달하는 3년 남은 계약은 피스톤스에게는 어린 선수들의 멘토에게 지불하는 최대한의 비용이었고,
듀마스 개인에게는 언제든지 프린스를 이용한 딜을 가능케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였습니다.
즉 프린스의 기량이 급락하지 않는 이상 연 7m 은 그리 나쁜 딜이 아니라는 뜻이죠.
그걸 이번에 활용한 겁니다.
데이는 어짜피 이번 시즌이 끝나면 QO 를 맺던가 내보내야 할 선수였습니다. 장기계약은 하지 않는 분위기였죠.
그 데이까지 활용해 칼데론의 9m 에 맞는 샐러리 덤핑을 만들어낸겁니다.
팀에 과부하였던 3번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멤피스가 원하는 3번 포지션을 맞춰줄 수도 있었고요.
이렇게 확보된 샐러리로 조대인은 무엇을 할까요?
일단 빌라누에바는 아직까지도 트레이드 불가입니다. 그나마 활약해주던 벤 고든을 만기계약으로 바꾸는 대가가 로터리보호 1라운드픽이었어요.
빌라누에바는 아마도 분명히 다음시즌 옵션을 실행할 겁니다.
우리는 아마도 확실히 그를 사면룰로 방출할 것이구요.
그렇게 된다면....
다음 시즌 확정 샐러리는
스터키의 8.5m (이것도 부분보장입니다) + 예렙코 4.5m + 먼로 4m + 나잇 3m + 드루먼드 2.5m + 크라프트초프 1.5m + 싱글러 1m + 잉글리쉬 0.7m + 미들턴 0.7m = 26.4m 에 불과합니다.
칼데론을 5m 정도로 잡는다고 해도 31m 정도예요. 먼로와 나잇, 드루먼드엑 순차적으로 지급해야 할 연장계약 비용을 감안하고서라도 FA 의 큰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맥시멈 계약 하나 정도는 지를 수 있겠죠.
또 삽질을 할지 이번엔 대박을 칠지는 두고봐야 겠지요.
둘째, 조대인은 칼데론을 사랑했습니다.
로렌스 프랭크도 칼데론을 사랑했대요.
피스톤스가 토론토 원정을 갔던 날 프랭크와 조대인은 칼데론의 리더쉽과 경쟁심에 대해서 칭찬하는 말을 나누었다고 하네요.
오프시즌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칼데론 짝사랑설을 사실로 밝혀진 셈입니다.
이 팀에는 퓨어 포인트가드가 없습니다.
나잇, 스터키, 윌 바이넘.. 모두 콤보 가드입니다. 선 돌파 후 패스 마인드를 가진, 시야가 좁은 듀얼 가드들이죠.
이게 현재 시스템에서 너무 아쉬운 점입니다.
이 팀에는 참 좋은 스크리너가 많고, 참 좋은 픽앤팝/롤러가 많습니다.
심지어 맥시엘도 미드레인지를 가지고 있잖아요?
칼데론의 최대 장점은 픽을 받은 뒤 공격을 전개하는 능력이 리그 최상급이라는 점입니다.
떨어지면 쏘고, 붙으면 돌파해서 정확한 패스를 꽂아 줍니다.
헷지가 늦으면 여지없이 피커에게 패스해 스페이싱을 만들어냅니다.
볼 핸들링부터 게임 세팅, 픽앤롤에서의 피커 활용, 적절한 3점슛 타이밍등, 브랜든 나잇이 보고 배울점이 아주 많을 겁니다.
칼데론에게 핵꿀밤 맞아가며 포인트가드 과외 열심히 받기를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1. 프린스를 떠나 보내야 해서 슬픕니다. 멤피스 너 임마 화이팅.
2. 칼데론의 영입은 나쁘지 않을 겁니다. 그는 스탯 이상으로 팀의 공격력을 끌어올려줄 거예요. 수비는 세금이죠.
3. 오스틴 데이는 올시즌 후 유럽으로 가지 않아도 될 기회를 얻었습니다. 너 임마 너도 화이팅..
첫댓글 정성어린글 잘 보았습니다.
저도 게이의 대체자가 차라리 프린스나 피어스 같은 베테랑이자 팬들의 사랑을 이미 많이 받았건 선수였으면 했는데 그런점에서 게이의 빈자리에 대한 슬픔을 조금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네요...
그런데 궁금한 부분이 있습니다.
프린스의 올시즌 상태는 어떤가요? 수비는 상수로 가는 부분이라 믿고 간다면 공격력이 궁금하네요. 특히 슬래셔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인가요? 혹은 데이 선수라도 그부분을 채워줄 수 있은지 궁금하네요.
지금까지 멤피스에서 슬래셔 역할을 해줄수 있는 선수가 게이와 로튼으로 한정되었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던 게이가 떠났으니 대체자가 시급한 상황이거든요 ㅜ
슬래셔 역할을 기대하신다면 조금 실망하실겁니다 기본적으로 공소유를 적게 가져가며 미들겜이나 로포스트를 공략하는게 어울리는 선수라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왕자님 멤피스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합니다..비지니스라곤 하지만 더 이상 왕자님이 없다는게 씁쓸하네요...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좀 더 일찍 이별했어야 하는게 좋았을거라고 생각해봅니다.
재계약전에 많이 양보해서 스퍼스나 고향 LA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당시 개인적으론 피스톤스보다는 프린스가 먼저였기 때문에)
아무튼 그동안 수고많이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고 잊지 못할 선수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응원은 계속할겁니다.
마음이 떠났다는 글을 접했을때 짐작은 할 수 있었지만 막상 프린스마저 떠나니 참 씁슬하군요 그래도 칼데론이 온것은 환영입니다 그런데 그가 왔다는건 바이넘의 플레잉타임을 줄이겠다는걸까요?요즘 괜찮게 해주고 있었는데 말이죠 로스터를 어찌 꾸릴지 궁금하군요 다만 스터키는 제발 그냥 식스맨으로 뒀으면 합니다 차라리 예렙코를 주전으로 올릴지언정....-_- 과거를 돌이켜보면 더더욱....
굿바이~~ 수고했습니다.
찰리 비의 사면룰 방출은 대부분의 팬들이 바라는 부분이지만 짐까지 구단주나 조의 행보로 볼때 그걸 쓸거 같진 않습니다.. 계속해서 트레이드 시킬라 하거나 아예 만기 계약때 맞춰 트레이드하거나 걍 기다리거나 할거같아요.. 짐까지의 인터뷰 등으로 보아 구단주가 돈 버려 가며 사면룰 쓸 타입은 아닐거 같단 생각이 드네요.. 글고 어차피 올해는 대형 fa가 없고 내년쯤에나 있을까 하니까 더 기다려야 할듯요
하... 다 떠낫네요 평생 못 잊을꺼에요 ㅠㅠㅠ 농구는디트로잇!
저도 기분이 좀 그래서 술한잔 하면서 있내요ㄷㄷㄷㄷ농구는 디트로이트!!!!
다 떠났군요. 이해가 되면서도 씁쓸하네요.. 농구는 디트로이트 !!!!!
삭제된 댓글 입니다.
드래프트 실패는 엄연한 팩트이지만 그걸 가지고 음모론 어쩌고 하는건 오버 아닐지요..ㅡㅡ; 배드보이즈2기를 만든 것도 Dumars이고 그 팀이 나이 들면서 우승에서 멀어지면 해체해야하는거 당연한거 아닌가요?
글쓴이님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왕자님이 디트를 떠났군요. 우승멤버가 이제 모두 없는 상황이지만 디트로이트 끝까지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