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이란 놈이
내 안에 울컥이란 놈 산다
소식 먼 아이 방문을 열면
명치 끝 치받는 그놈
아이가 두고 간 내음 지워지지 않아
그리움 슬픔으로 다가오는 날
그 몹쓸놈
눈물까지 끌고 와
몇 번씩 명치 들이받는다
기운센 그놈
받은 자리 또 들이받아
명치 밑에 숨었던 울음 기어이 끌어낸다
불법 체류자
거친 손 내밀어 무른 살구 떨궈주던
옆집 살구나무 초여름 태풍에 풋살구 쏟아놓고
사글세로 버티던 옆집
독거노인처럼 시들시들 시들어갔다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닌 노인과 살구나무
그 노인 떠나자
국적도 불분명한 이방인들 모여든다
어쩌다 국외자들 세상이 되었나
수십 년 불법체류, 이웃
눈길 피한 환삼덩굴 환상처럼 다가온다
눈엣가시가 될 저 푸른 가시덩굴
겨우 생 버티고 있는 살구나무 천연스레 기어올라
지문마다 손바닥 같은 제 얼굴 복사한다
사망신고 되지 않은 호적에 제 생을 얹는 저 불법체류자
위대하다
큰물 들었다 나간 오트카운티*앞 홍천강변
입을 닮은 커다란 웅덩이 생겼다
어느 별에서 내려왔나
무엇을 삼키려 저리 큰 입을 가졌나
강바람 오수에 든 시간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적요
저 커다란 입
이십층 아파트 서너 동 입안에 넣었다
저 엄청난 것들 한입에 넣다니
아래 세상 살피던 하늘, 낯빛 새파랗다
선잠깬 강바람 어리둥절 헛기침에
치아 하나 없는 저 대식가
어물쩡
아파트 몇 채 순간에 삼켰다
오트카운티*
『그속 알 길 없다 』 , 북인, 2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