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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보니 유명해 졌더라”라는 말이 어디 사람에게만 적용되겠는가. 땅이나 산 심지어 나무나 돌까지도 어느날 갑자기 유행이 휩쓸듯 그렇게 이름을 얻어 날린다. 그러나 거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명성이 점차 낡아져서는 우리의 기억 뒤편 망각의 늪 속에 가라앉는 경우도 많다.
울산과 창원이 60~70년대 개발의 견인차로, 분당이 90년대 신도시로 이름을 드날렸고 지금은 한밭벌이란 이름이 엑스포를 맞아 전국을 휩쓸고 있다. 하기야 이름이나 명성을 주었다가 뺏는 것 자체가 사람들 일상의 행위요 그들이 꾸며내는 것이라 대수로울게 없다. 즉 이런 현상은 삼라만상에 비교하면 강변의 한점 모래알보다 작은 사실일진대 사람들은 시간도 환경도 무시한 채 호들갑을 떤다. 마치 순간이 영원인 것처럼 착각을 한다.
해발 640m의 천주산(天柱山)은 창원과 마산의 울타리 역할을 하면서도 거의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낯이 설었던게 사실. 그런데 이 산이 올해 들어 갑자기 어느날 유명해 지는 고속도로를 탄 것처럼 산악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93년은 마치 천주산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부산 경남 사람들의 입에 스스럼 없이 자주 오르내린다. 부산지역 일간신문의 등산안내란에 한달에 한두번 정도 등장하자 산꾼들은 갸우뚱거리면서도 천주산을 되물어 본다. 천주산은 사람들의 신바람에 따라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게 아닐까.
수돗물이 나빠지자 약수를 얻으려는 도시민들이 절이나 샘터를 찾아나섰고 이들은 물도 뜨면서 아침 조기등산도 하는 1석2조의 건강관리법을 개발, 이를 주변에 확산시켰다. 산중턱까지만 가던 발걸음이 공휴일이나 일요일을 맞아 정상까지 확대되고 그러다보니 정상에서 보는 이 땅의 경치에 감격하고 그래서 그 다음에는 보통날의 아침에도 무리를 해서 정상을 오른다. 이런 연유로 천주산은 사람과의 교감으로 정을 나누고 이 사람 저 사람의 입을 건너면서 천주산의 아름다움도 더 큰 메아리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정상을 오르던 발걸음은 분주히 그 부근의 길들을 새로운 모양으로 바꾸어 놓는다.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만큼 보인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같지 않으리라.” 천주산은 이래서 우리들과 계속 가까워지고 있다.
천주산을 오르는 길은 천주사에서 시작하는 것과 외감부락을 들머리로 잡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천주사코스는 아침 약수를 뜨고 정상도 오르는 1석2조의 단조로운 조기등산 길이고 외감부락의 경우는 계곡을 끼고 가거나 풀숲을 뚫고 능선을 올라서는 잔재미가 촘촘한 그물같이 짜여 있어 등산할 만하다.
이곳은 지금으로부터 300년전 조선조 유림의 거목 문정공 미수 허목(文正公 眉瘦 許穆)이 쓴 `達川洞'이란 각석(刻石)이 있고 또 그가 거처하던 곳에 있던 구천(龜泉)이란 우물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는데 온통 숲과 구름이라 더더욱 알길이 없고 안내간판에만 허목선생에 대한 설명이 있다. 또 지도상에 나타나있는 허미수신비각도 이 부근 같은데 이른 아침인 때문인지 물어볼 사람조차 없다. 유림의 거목까지 이곳에서 살았다하니 지금의 달천은 옛날보다는 많이 변했겠지만 그래도 보통이면서도 보통 이상의 친근함과 설렘을 주는 한국적인, 몇 안되는 계곡 중의 하나이리라.
천주산은 동~남이 창원시, 남~서가 마산시, 동~북은 창원군, 북~서는 함안땅이라 드물게도 정상에서 4개 시군이 만나고 있다. 천주산(天柱山), 즉 하늘의 기둥산인 만큼 4개 지역의 경계를 분할하고 4개 지역을 만나게 하는 기둥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나무가 없는 정상은 밋밋해 멋도 없지만 마산 저쪽의 남해바다가 구름을 떨치고 나타난다. 뒤편으로는 산의 연속이지만 동서남북 군데군데서 마을과 도시가 눈길을 끈다. 〈산〉지에서 천주산 상봉으로 천주산 정상 바로 뒤편의 봉우리를 가리키고 있는데 이것도 1대 50,000 지도와 다르다. 단지 천주산~작대산 종주등산로의 천주정상에서 만나는 첫째 봉우리로 외형상으로도 660봉의 호위봉 같이 느껴 진다. 천주산 하산은 올라온 길을 되돌아가 고개에서 천주암을 가는게 가장 손쉽고 작대산까지 종주는 여름엔 길이 자세치 않아 삼가는게 바람직스럽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9푼쯤에 왼편(남쪽)으로 향한 길과 저 아래편 고개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왼편길은 마산시 구암동이나 창원시 소계동으로 향하는데 정상에서 골짜기까지 떨어져 경사도가 대단할 것 같다. 고개에도 남쪽 길이 있는데 정상의 남쪽길과 합칠 것 같으며 다시 봉우리로 오르는 길이 뚜렷하다. 이 길은 역시 풀속에 묻혔지만 그래도 걸을 만하다. 두어번째 봉우리에서 북서능선과 남서능선으로 나뉘는데 북서쪽은 함안 칠원면, 남서는 마산행으로 길은 남서능선이 더 뚜렷하다. 이 길을 택할 경우 구암동이나 합성동으로 내려가는데 구암동의 경우 천주산 정상을 내내 쳐다볼 수가 있다.
무학산 정병산 장복산 용지봉 등 주변 산들이 너무 소문나 있고 또 등산객, 유산객들이 거의 그쪽으로 쏠려버린 때문에 천주산은 지금까지 숨겨져 있었다. 힘들지 않으면서도 원만한 산능선과 땀을 적당히 흘리게 만드는 정상까지의 봉우리가 부드럽게 중심을 향해 모여 있다. 바다와 도시와 겹쳐진 산물결과 도시주변의 농경지가 거울처럼 환하게 드러나는 조망은 주변의 유명산들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 거기다 달천계곡의 수더분한 아름다움이 산사람들의 마음을 한없이 편하게 한다. 앞으로 등산인들의 발걸음은 더욱 늘어날 것 같다.
*천주산 산행은 초보자도 산행을 하기에는 아주 적당한 산세이고 등산 소요시간도 적당한 산행지로서 많은 친구들의 참석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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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창준아 고맙데이.....
역시 터줏대감 답네. 근데 글좀 크게쓰몬 안될까?요샌 눈이 통 가물가물해서 당체 작은건 잘안빈다.
큰바위야 죄끔 글씨 크게 했데이~~~~~~
바라 !! 얼매나 좋노, 보기도 좋코 읽기도 좋코, 인자됬다. 욕밨데이.
큰바위는 눈도 밝데요.. 욕도 다보고... ㅎㅎ 낸도 천주산 함 가봤는데.. 올 봄에... 암튼 고마워.. 수고 했어 창준...
천주산,,,,,,,조오쵸~
천주산이 이렇게 유명한가 이제야 알았다....버스에서 멀둥 쳐다만 보았는데...이제는 눈 빠져라 쳐다 봐야쥐.ㅎㅎㅎ
말로만들었던천주산 어저께가보니 산새가 편안하고 좋더구나 처음가는사람들도 편하게오를수있는산책로인거가뜨라 배따라기야 큰바위가 달리크냐 크니까 욕도보이고 남들못보는거도 다보이제 ........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