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에 혼미해진 정신을 가다듬는 그녀.
고개를 두어번 흔든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팔짝 일어선다.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본다.
입술 끝자락에 난 작은 상처.
그 상처를 매만지기 시작하였다. 인상을 살짝 찌푸리다가는 씽긋 웃어보이는 그녀.
"상처가 나도 어쩜 이렇게 예쁘다냐."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폴짝 뛰어가는 그녀.
그리고는 어느 한 남자 앞에 다가섰다.
누가 바쁘다고 하지 않아도 매우 바빠보이는 남자였다.
가로막는 그녀를 돌아 가려는 그를 또다시 막는 그녀.
그리고.
-짝!
"미쳤어!?"
"휴- 또 실패잖아."
태연스럽게 왼쪽뺨을 어루어 만지며 돌아서 가는 그녀.
그는 쫓아오고 싶었지만 바쁜 일상으로 자신의 길을 걷는 그.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궁금한 게 참 많았지.
하지만 호기심들을 모두 꼭꼭 숨겨놓았지.
그리고 지금.
열아홉살이 된 지금.
그녀는 숨겨놓은 호기심, 하나. 하나를 꺼내놓고 있어.
지금은 ...
그녀의 백한번째 호기심을 해결하고 있는 중이야.
첫키스의 숨은 묘미를 찾아내는 것이 그녀의 백한번째의 호기심이지.
하지만 매일 뺨만 맞는 그녀의 처량한 신세를
구해 줄 남자는 이 세상에는 없는 것일까?
그녀의 백한번째 호기심을 풀어줄 남자는 이 세상에는 없는 것일까?
또 다시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머릿 속으로 정리를 해보았다.
사백사십여섯 번씩이나 뺨을 맞았어.
왼쪽뺨만 무려 이백칠십일곱 번을 맞았고,
오른쪽뺨만 백육십아홉 坪?맞았지.
고2때 담임 선생님이셨어.
그 모든 선생님이 날 포기 했을 때, 날 꿋꿋히 지키셨던
그런 담임 선생님.
하지만, 그 선생님도 얼마 못 가서 길거리에서의 나의
모습을 보고는.
‘넌 내 제자 중 가장 최악의 제자야.’
라고 하시곤 내 곁을 떠나갔지. 그리고는 그 선생님은
날 징계로 넘겼어.
반성하라는 의미로 봉사활동과 정학을 받은 나는.
날 구속하는 학교에서 적응 할 수 없었어. 그래서 나는
자퇴서를 냈어.
2004년은 내 인생의 최악의 해이기도 하였지만,
내 인생의 앞가림길을 해주었던 사람을 만나서 기쁘기도 했어.
# 내 인생의 앞가림길을 해주었던 그 분.
내 키스를 받는 듯 싶더니 날 밀쳐내던 분이였어.
그 분의 이름은 .. 어렴풋이.
김이수였던 걸로 기억해.
그 분의 직업은 약사셨어.
날 보고는 놀란 눈을 계속 지으시면서 날 훝어보셨지.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곤 난 돌아섰지.
뒤에서 들려오는 그 분의 목소리.
"어디 학교야? 학생이 이래서 되겠어?"
날 학생으로 봐줬던거야.
모두들 날 미친년으로 취급했지만, 이 사람은 날 학생으로 봤던거야.
"...학생 아냐. 난 미친년이야."
"난 김이수야. 저기서 약국을 하고 있지. 넌 직업이 뭐구, 이름 뭐야?"
"..."
"휴- 대답하기 싫으면 말고. 지금 방황하면 너 다시는 그 전으로
못 돌아가. 그니깐 지금이라도 마음먹고 자세 잡는거야."
"..."
"그리고 고민이나 생각 할 게 너무 많으면 언제든지 저 약국으로 와.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
"...."
"너는 지금 너무 생각 할 게 많아. 그러니깐 하나씩 정리 하다가
정 모르겠다면 나한테로 와. 알겠지? 나 가볼게."
"네."
나의 짧은 대답에 씽긋 웃어보이며, 자신의 약국으로
달려가던 김이수씨.
나는 지금 김이수씨에게 달려가고 있어요.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시작 ]
※ 그녀의 키스에 반하다 ※ - 01
팥빙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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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01 13:0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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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ㅜ와 ;;
와?ㅡ,.ㅡ?! 아이스크림 와를 말하시는 건가요!?(죄송ㅜ.,ㅜ)
헐 .... 진짜... 뺨을 그렇게 맞았어용 ? ㅠㅠ
소설상........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