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나는 산책을
나간다, 활기 넘치는 색색의 택시들
옆을 지나서. 우선, 인도를 따라 걸으면
거기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더럽고
땀으로 번들거리는 몸통에 샌드위치와
코카콜라를 먹이고 있다, 노란 헬멧을
쓰고. 헬멧은 떨어지는 벽돌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것 같다. 그러고 나서
거리로 나가면 치마들이 하이힐 위에서
뒤집히면서 배수구 덮개 쇠창살을
지나며 부푼다. 태양은 뜨겁지만, 택시가
공기를 휘젓는다. 나는 할인 중인
손목시계들을 살펴본다. 톱밥
속에서 고양이들이 놀고 있다.
타임스 스퀘어로 향하면, 그곳에선 간판이
내 머리 위로 허풍을 떨고, 더 높은 곳
에서 폭포가 가볍게 쏟아진다. 어떤
흑인이 이쑤시개를 들고 건물 출입
구에 서서 나른하게 떠들고 있다.
어떤 금발의 코러스걸이 쯧쯧거리자
그는 미소 지으며 턱을 문지른다.
모든 것이 갑자기 시끄럽게
경적을 울린다. 12시 40분
어느 목요일이다.
…(중략)
파파야 주스 한 잔을 들고
일터로 돌아온다. 내 심장은 주머니에
있고, 그건 피에르 르베르디의 ‘시집’이다.
-『국민일보/시가 있는 휴일』2023.061.15. -
1950년대 미국 뉴욕 거리를 시인과 함께 걷는다. 프랭크 오하라는 뉴욕 현대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점심시간에 거리를 산책하고 식사를 하는 일상을 글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