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때 ‘이 검사’는 꼭… ‘두경부암’ 위험 줄인다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을 받지 않고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환자들은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암은 두부(머리)와 경부(목)에서 뇌·눈·식도를 제외한 입·코·혀·목·침샘 등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후두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등이 대표적이다. 숨을 쉬거나 먹고 말하는 부위에 생기는 암이며, 진단이 늦으면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암 치료 후 발성이나 식이, 연하 등 신체 기능 장애가 발생하고 얼굴 외관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간 약 5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까지도 증가세가 가파르다. 다만 다른 암에 비해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국가 암 검진사업 대상 항목에서도 빠져있어 말기에 이르러 발견하는 환자가 많은 실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비인후과 정우진 교수·치과 이효정 교수·방사선종양학과 엄근용 교수)은 2003~2004년 사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환자 약 40만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구강검진과 두경부암 발병 간 연관성을 파악했다. 연구팀은 환자를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환자군(24만2955명)과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환자군(16만5292명)으로 구분했으며, 두경부암 발병 여부를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결과,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환자군은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환자군에 비해 두경부암 발생률이 16%가량 높았다. 특히 구인두암과 구강암은 위험도가 각각 48%, 2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성별, 나이, 기타 질환, 흡연 및 음주 여부 등과 같은 변수를 고려해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치과 전문의 검진과 교육을 통해 구강위생에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치아 관리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구강 내 염증,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이 감소하고 두경부암 발생 위험 또한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이효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만 추가해도 두경부암의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구강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가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구강검진을 장려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