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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은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번은 겪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에 대한 관심과 함께 대표적인 약물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정신질환에 사용되는 약물의 적응증, 약리작용과 특징, 차이점 등에 초점을 맞춘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이번부터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ADHD는 소아청소년기에 흔하게 발견되는 신경발달장애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증상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으며 성인기에 뒤늦게 진단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 9월부터 국내에서도 성인 ADHD 약물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전 생애에 걸친 ADHD 치료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ADHD의 정의 및 진단 기준
ADHD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충동성이 발달 수준에 비해 부적절하게 나타나 일상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는 신경발달장애이다. DSM-5-TR(2022) 진단 기준에 따르면, 부주의 또는 과잉행동-충동성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돼야 하며, 이러한 증상이 두 가지 이상의 환경(예: 가정, 학교, 직장)에서 나타나야 한다. 또한 12세 이전에 몇 가지 증상이 나타났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진단 요건이다.
진단을 위해서는 17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에서는 각 영역별로 5개 이상의 증상이, 17세 미만에서는 6개 이상의 증상이 확인돼야 한다. DSM-5-TR에서는 성인 ADHD 증상에 대한 설명이 확대되어, 성인에서 나타나는 증상 양상을 보다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또한 이러한 증상이 사회적, 학업적, 직업적 기능을 명백히 저해한다는 증거가 있어야 하며, 다른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ADHD는 증상의 우세 패턴에 따라 주의력결핍 우세형, 과잉행동-충동성 우세형, 복합형으로 분류된다.
ADHD의 신경생물학적 기전
ADHD 증상은 전전두피질을 포함한 cortico-striato-thalamo-cortical loop의 비효율적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 이 신경회로는 대뇌피질, 선조체, 시상을 거쳐 다시 대뇌피질로 이어지는 경로로, 주의력, 실행 기능, 운동 조절 등을 담당한다.
주의력 결핍은 주로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 지속적 주의집중과 작업기억을 담당하는 영역)과 전방대상피질(ACC, 선택적 주의력과 오류 감지를 담당하는 영역)의 기능 저하와 연관되며, 이는 과제 수행 중 지속적 주의집중을 유지하거나 세부사항에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충동성은 안와전두피질(OFC, 충동 조절과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영역)과 관련된 회로의 조절 장애로 설명되며, 과잉행동은 운동 전전두피질에서 피각으로 이어지는 경로의 과활성화로 이해된다. 이러한 신경회로의 기능 이상은 주로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신경전달의 불균형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ADHD 약물치료가 이들 신경전달물질 체계를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ADHD의 치료 접근
ADHD 치료는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하되, 연령과 증상, 기능 손상 정도에 따라 비약물치료를 함께 고려한다. 비약물치료로는 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 부모 교육, 학교 및 직장 환경 조정 등이 포함된다. 약물치료는 ADHD의 핵심 증상을 개선하고 일상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어 있으며, 장기간의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성인의 경우 증상에 따라 수년간 또는 장기간의 유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ADHD 약물치료의 분류
ADHD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크게 각성제(stimulant)와 비각성제(non-stimulant)로 구분된다.
각성제는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와 암페타민(amphetamine) 계열로 나뉘나, 국내에서는 암페타민 계열 약물이 허가돼 있지 않아 메틸페니데이트 제제만이 유일한 각성제 치료 옵션으로 사용된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노르에피네프린 수송체(NET)와 도파민 수송체(DAT)를 차단하여 전전두피질의 도파민 및 노르아드레날린 농도를 증가시키며, ADHD 핵심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심혈관계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비각성제로는 아토목세틴(atomoxetine)이 국내에서 성인 ADHD에 허가돼 있다. 아토목세틴은 선택적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NRI)로, 각성제와 달리 오남용 위험이 낮으며 틱장애나 불안장애 등을 동반한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도 부프로피온, α2 작용제(클로니딘, 구안파신 등) 등이 일부 환자에서 대안으로 논의될 수 있으나, 성인 ADHD에서는 국내 허가 외 사용에 해당하므로 처방 전 허가사항 확인이 필요하다.
한국 치료 가이드라인에서의 원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2007년 한국 임상 상황에 적합한 ADHD 치료권고안을 발표했으며, 2017년 성인 ADHD 내용을 대폭 확대한 개정판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메틸페니데이트와 아토목세틴 모두 ADHD의 핵심 증상과 일상 기능을 개선하며, 1차 치료약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약물 선택 시에는 환자의 증상, 동반 질환, 부작용 프로파일, 오남용 위험성, 환자 및 보호자의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결론
약사는 ADHD 약물치료의 기본 원칙과 각 약물의 특성을 이해하여,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약물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복약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
참고자료
1) Stahl’s Essential Psychopharmacology. 5th Edition.
2)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 Text Revision (DSM-5-TR). 2022.
3)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권고안. 2017.
4) 대한의사협회지. 성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약물치료.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