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향(丁香)은 성흥분시켜 주고 강장회춘(强壯回春) 작용이 있는 정력 회복 보신약이다. 구취(口臭)와 체취(體臭)를 제거시켜 주며 향료로 사용된다. 건위(健胃), 해독, 진통 작용도 있다.
장원소왈(張元素曰) ”치구취(治口臭), 냉기(冷氣), 해주독(解酒毒), 요신기(療腎氣), 장양이온요슬(壯陽而溫腰膝), 거위한(去胃寒), 이원기(理元氣), 혈기왕성자(血氣旺盛者), 절막복지(切莫服之).” 다시 말하면 “장원소가 말 하기를 정향은 구취와 냉기를 치료해 주고 주독을 풀어주며 신기를 보해 주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주고 양기를 북돋아 준다. 위한을 몰아내고 원기를 다스려 주나 혈기가 왕성한 사람은 복용하지 못한다.” 고 설명했다 는 뜻이다.
정향을 사용한 역사는 3000여 년이나 되는데 고대에는 향료로 만 사용되었다. 정향은 흥분성 춘약(春藥)으로 사용되며 강정제와 도말제(塗抹劑)와 삽입제(揷入劑)로도 사용된다. 1 일 사용량은 3g 내지 5g 인데 3 등분 하여 하루에 세 차례 나누어 복용한다. 전약(煎藥)이나 침약(浸藥)으로 사용된다. 매 식사 후 30 분에 복용하면 좋다.
자극성이 강함으로 공복에 복용하면 위를 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시에 적당량을 복용하면 건위(健胃) 작용도 해준다.
과량 섭취하면 흥분성이 오래 지속되며 사람을 피로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므로 처음에 소량을 복용해보고 나서 자신에게 알맞는 용량을 결정하여 계속 복용하면 되는데 약주를 만들어 복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정향은 도금낭과(桃金娘科) 식물 정향의 꽃봉오리이다. 열대성 상록수의 꽃망울이며 나무의 키는 10 척(尺)이다. 정향은 3000여 년전 이집트에서도 사용했으며 희랍과 로마 시대에 향료와 강정약으로 사용되었다. 고대 아라비아와 페르시아의 문헌상에 정향이 기록되어 있다.
정향의 원산지는 불분명하다. 15 세기 중엽 부터 정향의 인기는 급상승하여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했기 때문에 정향의 값은 100 배로 뛰었다. 그리하여 정향의 값은 한때 황금값과 대등하였었다.
중국에 정향이 전입된 때는 기원전 2 세기 서한(西漢) 때이다. 장건(張騫)이 아라비아와 페르시아 등 서역지방을 순방하고 귀국할 때 서역지방의 많은 토산품을 가지고 들어왔는데 그중에 정향이 들어 있었다. 그후 외국과 문물의 교류가 빈번해 지면서 정향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왕후장상과 제후들과 고관이 아닌 일반 백성들은 정향 냄새도 맡아볼 수 없었다.
조정내의 고관들이 임금을 알현할 때 입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겨우 정향의 꽃잎 한 개를 입에 물고 나타났다. 그렇지만 고관이라 할지라도정향을 강정약(强精藥)으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 그정도로 정향의 값은 엄청나게 비쌌다.
지금부터 1200여 년전 당나라에 파견되었던 일본의 사신들에 의하여 정향은 중국에서 일본으로 전래되었다.
정향의 원산지는 동인도(東印度) 군도(群島)와 모로코 군도(群島)라는 설이 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정향을 비롯하여 육두구(肉豆)와 호초(胡椒) 등이 유럽과 아시아로 수출되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전 세계 해상의 패권을 쥐고있던 나라들은 화란과 스페인과 폴투갈과 영국 등 이었다. 이들은 동인도 군도와 모로코 제도를 쟁탈하기 위한 전쟁을 벌였다. 그후로 1 세기가 지난 16 세기에 비로소 화란이 최종 승리를 거두었다. 화란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후 정향 재배에 심력을 기울였다. 기타 각국에서도 기후풍토가 정향 재배에 적합한 지역을 물색하여 정향을 이식 재배하였으며 정향증산 계획을 세웠다. 정향 이식 재배에 성공하여 오늘 날 정향의 주산지는 아프리카주 동해안의 Pemba 섬과 Zanzibar(잔지바르)와 마다가스카르(Madagacar :세계에서 가장 큰 섬) 섬 등지가 되었다.
아프리카 동해안의 섬 잔지바르는 1963 년에 독립하였으며 1964 년 Tanganyika 와 합병하여 Tanzania 가 되었다. 탄자니아의 동해안에 약900 평방 킬로미터 쯤 되는 면적의 Pemba 섬은 세계에서 가장 향기가 많은 섬으로 알려져 있다. Pemba 섬은 ”정향의 섬”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약 360 만 주(株)의 정향수가 이 섬안에 있으며 만경창파의 바다 속에 녹색 보석을 끼워 넣은 것과 흡사하다. Pemba 섬 안은 온통 정향 밭이며 사람들로 하여금 정향의 향기에 도취하게 만들어 준다. Pemba 섬 사람들의 중요한 생업은 정향재배이며 전 세계 정향 생산량의 대부분이 Pemba 섬에서 생산된다. 정향은 탄자니아의 국화이다.
그러므로 정향의 원산지 모로코 군도는 이후로 불황을 만나 금값과 동등했던 정향의 값이 폭락하게 되었다.
정향 분말을 판매할 경우 정향 분말속에 순수한 정향의 꽃봉오리가 아닌 잔 가지와 꽃받침 등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약방에 가서 정향의 꽃봉오리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구입 방법이다.
서기 533 년과 544 년 사이에 저술된 북위(北魏) 가사협(賈思)의 저서 제민요술(齊民要術)에 정자향(丁子香)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정향은 상당히 오래된 한약이다. 정향이 한약으로 사용된 최초의 기록은 남조(南朝) 제량(齊梁) 때 도홍경(陶弘景)의 명의별록(名醫別錄)에 계설향(鷄舌香)으로 기재되어 있다.
근대 고고학자들의 보도에 의하면 서한(西漢) 마왕퇴(馬王堆) 중에서 발견된 썩지 않은 2000년 전 시체의 손이 정향을 꼭쥐고 있었다고 한다.
정향수의 꽃봉오리를 한약으로 사용하는데 모양이 ”정(丁)” 자(字) 모양으로 생겼으며 향이 짙기 때문에 정자향(丁子香)이란 이름을 얻었다. 약해서 정향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정향의 꽃봉오리를 건조시키면 닭의 혓바닥 처럼 생겼기 때문에 계설향(鷄舌香)이라고도 부른다. 고대 의가에 의하면 꽃봉오리가 활짝 피기 전의 정향의 꽃봉오리는 공정향(公丁香) 또는 모정향(母丁香)이라고 칭하는데 이것이 훨씬 약효가 높다고 한다.
일부 의가에서는 ”입소자위웅(粒小者爲雄), 웅위정향(雄爲丁香), 기미농향(其味濃香), 우칭위공(又稱爲公); 입대자위자(粒大者爲雌), 자위계설(雌爲鷄舌), 기미담향(其味淡香), 우칭위모(又稱爲母), 방중다용자(方中多用雌), 역대(力大), 고전중용웅(膏煎中用雄).” 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정향의 알갱이가 작은 것이 수컷이며 정향이라고 부르고 향이 짙으며 공정향이라고도 부른다. 알갱이가 큰 것은 암컷이다. 계설이라고 부르며 향은 덜 진하고 모정향이라고 칭한다. 처방중에는 암컷이 효력이 강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나 달여서 탕으로 만들 때는 수컷을 쓴다.” 는 뜻이다.
실제로 정향은 암수를 가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정향의 유효 성분은 정향유 페놀과 아세틸 정향유 페놀이며 암수 모두 똑같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본초신편(本草新編)에 보면 ”정향유자웅지분(丁香有雌雄之分), 실치병무분치차(實治病無分彼此).”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정향은 암수로 구분하나 실제로 질병 치료에 있어서 암수로 구분 할 필요없다.” 는 뜻이다.
중국의 서북 고원지대 사람들은 정향을 ”길상화(吉祥花)” 로 우러러 받든다. 정향은 청해성(靑海省) 서녕시(西寧市)의 시화(市花)이다. 서기 1082 년 송나라 때 주사후(周師厚)의 저서 낙영화목기(洛陽花木記)에 정향의 재배법이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강소성(江蘇省) 한의과 대학 서경번(徐景藩) 교수는 비위병(脾胃病) 전문의사이다. 서교수의 정향과 육계를 사용한 독특한 처방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구체적 방법과 적응증은 아래와 같다. 똑 같은 분량의 정향과 육계를 가루내어 유리 병 속에 밀봉해 둔다. 필요할 때 녹두 알 만한 사이즈를 꺼내어 반창고에 붙여 정향파스를 만든 후 24 시간 동안 침점에 붙여둔다. 3 일 내지 7 일 동안 계속 치료한다.
1. 위통(胃痛) : 중완(中脘)과 양문(梁門)과 그외 통점에 붙여둔다.
2. 간염(肝炎), 간경화(肝硬化) : 기문(期門), 일월(日月), 장문혈(章門穴)이나 간구통점(肝區痛點). 복창과 복수가 있을 경우에는 중완과 기해(氣海) 및 천추혈(天樞穴)에 붙인다.
3. 식도염(食道炎)과 식도기능 장애 : 단중혈(中穴)과 자궁혈(紫宮穴)에 붙인다.
4. 만성담낭염(慢性膽囊炎) : 우측 양능천혈(陽陵泉穴)과 기타 통점
5. 요통(腰痛) : 신유(腎兪), 명문(命門) 및 기타 통점
6. 흉신경통(胸神經痛), 늑연골염(肋軟骨炎) : 궐음유(厥陰兪), 심유(心兪), 신유(腎兪), 격유(膈兪)와 기타 통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