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 할리긴급트럭에 실려온 후 탠덤을 완강히 거부하던 울마가 벨루가(Beluga) 보러 가잔 얘기에 궁금해합니다.
여수 엑스포공원엘 가서 벨루가란 귀여운 흰고래와 희귀 해양생물이 있는 아쿠아리움을 보자고 이른 아침부터 꼬득였습니다.
여수 엑스포를 보지 않으면 가문의 수치라고 얘길하면서... ㅎㅎ
그럼 가준다는 대답에 서둘러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섭니다.
아침 8시, 다소 이른 시각이라 날씨는 선듯하단 느낌마저 듭니다.
역시 계절의 흐름은 속일 수가 없나 봅니다. 내일이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입니다.
왕복 500 km 가까이 되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보니 운전이나 잘 하랍니다.
이 글을 보면 '더 할리' 장투팀의 카이저님이 웃을 텐데요. 하루에 1천 km도 달리는데...
하동에서 재첩국으로 이른 점심을 먹고 광양에 진입합니다.
이순신대교 좌회전이란 팻말이 보입니다. 저길 쌩 건너면 바로 여수인데 전용도로라니 아깝다며 한숨을 쉬어봅니다. 휴우~
광양을 지나 율촌공단을 통과하니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 모습이 보입니다. ' 좋을 때다. 직장 나오면 나처럼 개털된다.'......
3년 전에 다녀가곤 오랜만에 찾아간 여수에 왠 길이 일큼 많이 생겼는지...
역시 지방은 큰 행사를 한 번씩 치러야 발전하는가 봅니다. 2년 전 치러진 엑스포행사로 여수의 발전된 모습이
뚜렸해 보입니다. 근데 도로 여기저기에 전용도로 안내판이 자주 눈에 띕니다.
예전엔 순천에서 여수 가는 길이 4차선 국도 하나로 단순했는데, IC도 꽤 많아졌습니다.
안내표지판을 주시하며 가는데 울마가 여수 엑스포공원 직진이라 얘길합니다.
그런가 보다 하고 진입했는데 도로가 엄청 좋아보이는 게 포장도 미끈하고 차선도 뚜렷한 신설도로입니다.
수 km를 달릴 즈음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가며 빵빵거립니다.
불현듯 조금 전 갈림길에서 백미러를 봤을 때 중앙분리대에 설치된 둥근 안내표지판 여러 개의 뒷면이 스쳐 지나갑니다.
맞아! 전용도로였습니다. 안내표지판을 본다고 우측만 신경쓰다 보니 중앙분리대에 설치된 표지판을 지나친 것입니다.
중앙분리대에도 안내표지판을 설치하는가 의아해하며 다시 백미러를 보니 1차선 에 있던 봉고트럭이 차선을 변경하여
제 뒤를 따라옵니다. 잠시 후 다시 추월하여 가길래 뭔가 찜찜한 기분마저 듭니다.
블랙박스 동영상에 자동차 전용도로 위반 사실이 찍혀 영천경찰서에 출두하여 조사 받고, 결국 벌금 30만원을 물었다던
지인의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운전자가 바로 경찰청에 신고 자료를 올려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태였답니다. 망할...
더러운 꼴 당하면 조진다는 노파심에 서둘러 아무 진출로를 찾아 내려왔습니다.
근데 우째 길도 이상하고 악취가 납니다.
이런 제길!! 여수시 쓰레기 매립장과 침출수 정화시설이 있는 곳입니다.
나가려고 이리저리 다녀봐도 길이 없습니다. 출입을 통제해 놓은 차단기만 보이고... ㅠㅠ
진입로엔 자동차 전용도로 표지판만 보입니다.
애이, 이왕 이렇게 된 거 112에 신고를 합니다.
더위 먹었냐는 울마의 소리를 뒤로 하고 112 여경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대구에서 오토바이 타고 엑스포공원에 왔다가 길을 잘못 들어 전용도로라서 내려왔는데 갇혔다고... 살려주세요!' 랬더니
핸드폰 위치추적을 한다며 승인해달랍니다.
OK라 말하니 10분 내로 순찰차를 보내준다기에 기다렸습니다.
울마캉 악취를 음미(?)하며 5분이 지나니 휴대폰이 울립니다.
신고 받은 경찰관인데 쓰레기 매립장 어디쯤인지 물어봅니다. 잠시 후 순찰차의 경광등이 보입니다.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니 나이 지긋한 경관님께서 친절하게도 엑스포공원까지 에스코트를 해주신답니다.
순찰차를 앞세우고 10여 분을 달리니 엑스포공원이 보입니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려 바이크에서 내리니 경관님께서 갈 때는 만성리 해변길을 따라가면 이순신대교가 나오는데,
다리를 건너면 바로 광양이라 얘길 하십니다. 전용도로가 아닌지 여쭤보니 사람이랑 자전거도 다니는 걸로 알고 계신답니다.
황당합니다. 예전에 전용도로라 들었는데... 하여간 신설도로는 아무런 기준도 없이 마구잡이로 자동차 전용도로로 만들어 놓으니
바이크 타는 라이더들은 어쩌란 말인지...? 라이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황당함을 느껴봤을 것입니다.
뭣하면 OECD 국가들을 들먹이며 비교하더만 자동차 전용도로는 비교를 못 하는 건지 아님 안 하는 건지... 쳇!
이런 소심한 마음에 지난 6월 초였던가요? 그때 생각이 납니다.
와인강님, 서울조님을 비롯한 몇 분들께서 위헌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시위차원에서 단속을 당하려 전용도로를 통행하셨고,
그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고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상태라 알고 있습니다.
애궁... 부끄럽기도 하구 쥐송요~ ㅎㅎ
아까 봉고트럭이 위반 영상을 경찰청에 올려도 요런요런 상황이 증거로 남아있으니 문제 없을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90도의 깍듯한 인사로 감사를 표하고 공원 입구에 바이크를 세우며 저의 재치(?)를 울마한테 자랑하니,
인생을 그렇게 치사하게 살지 말랍니다. 바쁜 경찰 불러서 대체 뭣하는 짓이냐고, 인성이 불량하다네요. 쳇!!
하여간 갖다 붙이는 데는 선수입니다.
사진도 찍고 잼나게 관람하며 몇 시간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첨단 기술의 시대에 사는 라이더로서 맨바리님처럼 투어만 나가면 비 맞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죄악(?)입니다. ㅋ
습관처럼 스마트폰의 강우 레이더영상과 구름의 방향을 조회해봅니다.
경남 산청과 하동, 진주 윗쪽 지방에 강한 소나기 구름이 생겼습니다.
화면에 노랗고 빨간 레이더영상이 나타납니다. 20~30분을 쏟아붓고 도로가 마를려면 1시간 이상이 걸릴 것입니다.
소나기도 피해가란 옛말을 실천(?)하려 출발시간을 지체합니다.
커피 한 잔하면서 울마캉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을 때우고 6시 반이 넘어 출발했습니다.
울마는 제가 얼마나 할리에 미쳤으면 별 걸 다 연구한다고 핀잔을 줍니다.
다시 율촌공단과 광양을 거쳐 하동을 지나니 소나기가 지나가고 다 마른 듯한 시원한 길이 이어집니다.
그 많던 날벌레들도 비가 온 뒤라 쉴드에 부딪혀 자살하려는 마음을 접은 모양입니다.
9시가 지나니 기온은 시원함을 넘어 약간의 소름이 돋게 만들고, 이런 상쾌함을 맛보기 위해 왜 할리를 타는지 답을 줍니다. ㅎㅎ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지하주차장에 들어와 오늘도 잘 달려줘서 고맙다고 정성스레 두둥이를 닦았습니다.
기분 나면 아무 조건이나 불평 없이 타주다, 성질 나만 따발총을 갈기는 울마는 만난지 30년이지만 아직도 알다가도 모를 듯합니다.
하여간 오늘 거의 따발총을 맞진 않았지만 제가 인생을 치사하게 사는 건지 아님 현명하게 사는 건지... 애휴 >.<
두둥이를 닦고 들어오니 12시입니다. 아! 딥니다. 입안에서 단내가...
피곤하면 나타나는 입술포진이 시작된 모양입니다. 연고 바르고 푹 자야겠습니다.
길었지만 잼났던 15시간의 여수 투어였습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첫댓글 주식천사님~ 텐덤 성공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해남 투어를 위한 전지훈련인가요? ㅎㅎㅎ *^^*
밥 먹고 볼일(
부지런히 꼬득여서 해남
먼길 따라나서는 사모님께 박수!!!
앞으로도 두분이 알콩달콩 다니세요~~
생각 같아선 마눌힙에
굳은살이 박히게 태우고 싶지만
보복이 두려워서요.
힘찬 한 주 보내세요.
캬..~~~~~~~~~ 브... ^^
저는 아직은 아날로그 인가봐요... 지도 분석등이..잘..~~ ㅜㅜ
형편되면 해남에 같이 갈까요
맨바리님, 시간 나면 전화 함 때려요. 커피 한 잔에 노하우 전수를...
혹시 여수나 순천, 광양에 사시는 라이더분 계시면 이순신대교에
바이크 통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써글넘들이 어느 순간에 광양쪽에서 금지표지판 붙이더만 또 조금 지나니 여수쪽도 붙였습니다.참고로 광양경찰서 관할입니다.
묘도에서 5분이면 광양가서 일볼수 있는거리입니다.여수까지 나와 일볼려면족히2~3십분거리인데...묘도분들이 민원 제기하면 될텐데...
저희도 하동방면 갈려면 돌아 갑니다.간간히 대기단속 합니다.참고 하십시요.전남 여수^^
@찰리정(정성찬) 그럴 것 같더라구요.
의견이 분분했는데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근데 여수에 생긴 신설도로는
거의 전용도로였습니다.
쓰레기 매립장에서 한참을 내려왔네요.
감사합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군요.
애쓰셨습니다.
혹시 의도치 않게 위반하게 되시면 저처럼 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분 보기 참 좋습니다 ^^
할리 신사님, 감사합니다.
거운 투어, 안전한 투어 다니시길 바랍니다.
부럽습니다...주식 1004님의 지난번 글에 힘을 얻어 어제 경산까지 왕복 세시간을 텐덤하고 왔더니 등판에 꼬집힌 자국이 수도 없습니다..ㅠㅠ
다 행복한 탠덤의 과정이라 봐야겠지요...
드니로님, 아직까지 핼멧은 안 맞아보셨지요
한 대 맞으면 울리면서 골이 띵한 게 잠 깨기 좋은 수단입니다.
저도 여수 도전할려고 벼르고 있는데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팔라완님, 이순신대교를 언제 통과할 수 있을까요인하느라 눈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진입로 곳곳에 전용도로 안내 팻말이라
주식1004님 텐덤사연 재밌게 보고있습니다..사모님께서 미소가원래 없으신지 아니면 할리가 싫으신건지.....,ㅎ ㅎ
잼난 구경해도 멀기도 멀고, 덥고 하니깐 그런가 봅니다.
아님 신랑이 마음에 안 들던가 하겠지요...
아무래도 후자인 것 같아요.
사모님께서 다시 할리에 오르셨네네요.
축하드립니다. 주식1004님. ㅎ
애궁... 다음 날인 토욜 클럽 형님들과 또 남해 갔다가 입술포진이 어제는 벌초를 따라가고...
심해져 입이 당나발입니다. 몸살 중이래요
근데 하루에 1천 km는 어떻게 탄대요
저는 기록이 3년 전에 강원도 다녀오면서 760 km입니다.
천사님 옆에계신분~~~내무부장관님~~~~미인이십니다....텐덤하셨군요....울마님 몇번하더니 요즘은 나보다 손녀가 좋다고
나랑은 안놀아 주네요...참 부럽습니다....화이팅
미인은 아니지만 당분간 그래도 타주는 울마한테 만족해야지요. 능력도 안 되고 외모도 딸리니 자가용 탈 수밖에 없답니다.
혹시나 이 글을 울마가 보는 날엔 영원히 바이크를 접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떵은 더러버서 피해야 합니다. 가끔은 무섭기도 하고요...
화이팅 / 취침전에 와이프 하고 와인 한잔하고 피곤해도 끝마무리를 하셨나 / ㅋㅋㅋㅋ
글쎄요...
바이크 닦고는 다음 날 큰형님들
모시고 연장으로 투어를 가기에
대충 씻곤 바로 뻗었네요.
여건만 되면 온몸으로 혼을
내줄 텐데요
긴 시간 재미있게 보내셨네요. 천천히 즐거움을 선사하시면 늘 같이 하시리라 생각됩니다~ .
뽀빠이님, 울마는 탠덤 경력 탈수록 잼나는 게 할리잖아요. 단지 해외에서 타고
7년차로 5만 km 이상은 탔답니다.
수도권과 강원도, 제주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몇 번씩을
다녀본 터라, 경력이 좀 되다
보니 싫증이 난 거죠. 저 보고도
안 질리냐고 한 번씩 물어봅니다.
전혀요
싶다는데 제 능력이 미천하여...
감사합니다.
제가 여수엑스포 운영총감독으로 2년여간 여수에 살았었는데... 바이크타고 여수 곳곳을 누비고다닌 기억이 새록새록 ㅋ
엑스포때문에 도로가 새로 쭉쭉 생겼는데 왠만한 도로는 모두 전용도로로 지정이되는 상황이 당시에 참 당황스러웠지요. ㅠㅠ
암튼 덕분에 엑스포장 모습을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워서 댓글 답니다 ㅎ
쇼당맨님, 저는 여수 방문이
네 번째지만 이렇게 헷갈리고
힘들었는데, 처음 가시는 분들은
거의가 전용도로를 탈듯합니다.
이순신대교를 굳이 전용도로로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최소한
1시간에 50 km는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 전남경찰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용도로 위반 사실이 혹시...
아니었습니다. 112에 신고 후 처리 결과와 친절도를 묻는
설문조사였습니다. 100점 + 50점이라 답했습니다.
근데 왜 신설 도로는 전부가 전용도로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