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연애
[2]
“진아..”
멀어지는 진을 하늘이 불러본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 안기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보고 싶었다고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고..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이
하늘을 너무나 슬프게 만든다.
혹시나 달려오지 않을까..? 달려와서 보고 싶었다고 말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을
가지고 진은 걸음을 옮겨 보지만, 하늘은 오지 않는다.
정말 마음까지 변해 버린거 같은 하늘의 행동이 진을 너무나 슬프게 만든다.
.........
결국 울어버린 하늘은 새빨게진 눈을 하곤 교실로 들어선다.
언제 수업을 시작한 건지 선생님이 들어와 계시고 하늘은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제빨리 자리에 앉는다.
왜 이렇게 늦었냐는 짝의 물음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남긴 하늘이
힐끗 진의 자리를 향해 시선을 옮겨 보지만 진의 자리에는 있어야할 진이 없다.
수업이 끝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진의 걱정에 하늘은 수업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책상위에 올려져 있는 봉지를 궁금해 하던 짝이 뭐냐고 물으며 봉지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기 시작한다.
별것도 아니라는 말과 함께 과자 먹어도 되냐며 묻는 짝의 물음에 하늘은
고개를 저으며 짝이 꺼내 놓은 과자와 우유 그리고 빵을 다시 봉지에 넣는다.
과자 하나 가지고 치사하게 군다고 궁시렁 거리는 짝의 목소리 조차 들려 오지 않는
하늘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잊지 않고 있었나보다.
바보 같은 황보 진은, 강하늘이 뭘 좋아하는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
쵸코렛 과자, 바나나 우유, 크림빵... 하늘이 삐지곤 하면 봉지가득 사들고 왔던 진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종소리가 울리고 하늘은 봉지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왜?”
“나 옥상 좀 갔다 올게”
“옥상은 왜?”
“선생님한테는 양호실 갔다고 잘 좀 얘기 해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빠르게 옥상으로 달려가기 시작하는 하늘이다.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붙어 있는 옥상 문 앞,
숨을 몰아쉬며 안으로 들어서는 하늘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인다.
혹시나 하고 달려온 옥상에는 하늘이 찾은 진이 아닌 시후의 모습이 보인다.
“어, 강하늘”
반갑다는 듯 시후가 피고 있던 담배를 끄며 하늘에게로 달려온다.
한번만 땡땡이치자고 아무리 애원을 해도 그러면 안돼는 거라며 시후를 타이르곤 했던
하늘이 수업시간에 옥상에 와있으니 시후가 놀랄만도 하다.
“어, 이건 뭐야!!”
봉지를 빼앗아 옥상에 대충 놓여있는 낡은 쇼파위에 털썩 주저 앉은 시후가
얼른 오라는 듯 하늘을 향해 손짓한다.
쵸코렛 과자를 뜯어 먹던 시후가 하늘에게 과자를 건낸다.
“애 같아, 이런 쵸코렛 과자나 좋아하고”
“놀리는 거지?”
“아니, 귀엽다고”
“치..”
과자를 먹지 않은체 만지작 거리는 하늘의 머릿속은 진의 생가으로 가득차 있다.
진도 늘 그랬다. 나이는 먹을만큼 먹어서 쵸코렛 과자나 좋아한다고,
어린아이 같다고, 놀리곤 했었다.
“무슨 생각해?”
“응? 아냐..”
“점심 안먹은거야?”
“어? 어..”
하늘의 대답에 빵을 뜯어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자른 시후가 하늘에게 건내고
하늘이 손으로 받으려는 듯 손을 뻗자 시후가 고개를 젓는다.
아마도 자기가 먹여주고 싶은 모양이다.
여기서 고집 피워봤자 먹히지도 않을거란걸 잘하는 하늘이 입을 벌리자
시후가 살며시 빵을 넣어준다.
자신이 건내 주는 빵을 잘도 받아먹는 하늘이 예쁜 듯 시후가 빤히 하늘을 바라본다.
입가에 크림이 묻은걸 모르는지 하늘은 그런 시후를 향해 어색한 미소를 던진다.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던 시후가 조심스레 하늘을 향해 다가간다.
놀란 하늘이 시후를 피하려는 듯 뒤로 피하고 피하다 결국 쇼파에 누워 버린 꼴이 되어 버렸고
시후는 두 팔로 그런 하늘을 가둬 버린다.
“시후야...”
“예쁘다”
“덥다, 비켜 응?”
시후의 시선이 하늘의 입가에 묻어 있는 크림을 향해 있다.
조심스럽게 점점 하늘에게로 다가간 시후가 하늘의 입가에 묻은 크림을
살며시 자신의 입술로 닦아 낸다.
“크림이 먹고 싶었어”
시후는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하고, 놀란 하늘의 얼굴은 귀까지 새빨개져 있다.
그런 하늘이 예뻐 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하늘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갠다.
하늘은 그런 시후를 밀어내기 위에 아무리 안간힘을 써봐도 시후는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씨발..”
쾅-
누군가의 욕과 발걸음 소리 그리고 신경질 적으로 닫히는 문소리에
그제 서야 시후가 물러나고, 하늘이 몸을 일으켜 세운다.
문 근처로 걸음을 옮긴 시후는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이내 하늘에게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리자 그 곳엔 화가난 듯한 얼굴을 한 하늘이 서있다.
“누가 왔다가 우리 보고 놀래서 그냥 갔나봐”
“박시후”
“화..난거야?”
“아직은.. 아니라고 했잖아..”
시후가 하늘을 잡지만 하늘은 그런 시후의 손을 뿌리치고 옥상을 빠져나간다.
시후는 그제서야 자신이 실수 했다는 걸 깨닫지만 너무나 달콤해서
그렇게 한참을 그 곳에서 움직일 수가 없다.
교실로 걸음을 옮기는 하늘은 옥상에서 들었던 욕이 지워지지 않는다.
너무 익숙한 어투와 목소리가 하늘을 찝찝하게 만든다.
......
어느세 또 한교시가 끝났고, 교실로 돌아온 하늘을 향해 짝이 걱정하 듯 물어온다.
“너 진짜 아퍼? 얼굴이 빨개”
“어? 아... 진이 안왔어?”
“진? 아, 전학생 야, 너 그 전학생이랑 원래 알던 사이야?”
짝의 물음에 하늘이 조금이라는 말을 남기고 진의 자리를 향해 시선을 옮긴다.
어디로 가버린 건지 오지 않는 진 때문에 애가 탄다.
“그래서 그렇게 찾았구나”
“응?”
“못 만났어? 너 어디갔냐고 하길래 옥상... 야!!!”
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늘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교실을 빠져나간다.
그 문소리의 주인공이, 자신을 찝찝하게 만들었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진이 었다는 걸 알아버린 하늘은 무작정 진을 찾기 위해 그렇게 달리기 시작한다.
★
<poppingirl > <니가짱이야> <※더없이하얀> <애루(愛淚)> 님의 예쁜 응원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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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성
미친 연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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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30 00: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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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늘아 달려~~~ㅜㅜ진이를 잡으란말야!!!!빨리 진이랑 하늘이랑 다시 연결시켜주세요...ㅜㅜ
음~~~~~~~진이라는인물이아직까지는잘파악이안디네요~~~근데재미있어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