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 운하와 '러브레터' 촬영지
2017. 12. 26.
산사랑방
아침에 일어나니 호텔앞 도로는 동화속 풍경처럼 하얀 눈으로 덮혔다. 역시 눈의 천국~!!
오늘이 3박 4일 일정의 홋카이도 여행 마지막 날,
비행기 시간이 18:40분이어서 하루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남았다.
예정대로 아침 첫차로 오타루로 가기위해 삿포로역으로 향했다.
오타루로 갈 때는 오른쪽에 앉으면 우측으로
하얀 파도 부서지는 멋진 바다 풍경과 눈덮힌 해안가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첫차는 특급이 아닌 보통열차(우리의 옛날 완행열차와 비슷).
보통열차 06:52 오타루(소준小樽)행 3번홈
객실이 지하철과 비슷한 보통열차는 정차역이 많아서 오타루까지 50여분 걸린다.
오타루로 갈 때, 우측 창가에 앉으면 이러한 겨울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타루역 대합실>
오타루의 명물, 가스등이 대합실의 분위기를 신비롭게 만들어준다.
열차 구간, 거리에 대한 요금표
오타루의 상징 <오타루 운하>
오타루 운하는 도시의 전성기였던 1914년 착공하여 9년 뒤인 1923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그때는 선박들의 화물 하선 작업에 유용하게 사용되었으나 도시가 쇠태의 길을 걸으면서 운하 또한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고 결국 현재의 일부만 남겨지고 나머지는 메워지고 말았다.
야경이 더 멋지다고 하는데 어젯밤 기상악화로 야경을 놓치고 말았다.
<오타루 역>
운하는 역에서 가깝다. 부지런히 걸으면 10분 정도.
어젯밤 눈보라로 인해 오타루시내도 새하얀 눈밭으로 변했다.
<오타루 운하 450m> 이정표
<테미야센 철길공원>
테미야센은 홋카이도 최초의 철도이자 일본에서도 3번째로 만든 노선으로 알려져 있다.
오타루가 근대 항구 도시임을 감안한다면 화물을 운반하는데 철도는 필수적인 교통수단 이었을 것이다.
1880년부터 1985년까지 열차가 운행하던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철길인데
철로는 눈에 묻혀 보이지 않지만 폐선된 철길을 철거하지 않고 철길공원으로 조성했다.
오타루는 이와같이 옛것을 살리고, 메이지시대의 번영을 상징하는 운하와 운치있는 근대 건축물 덕분에
홋카이도의 최고 관광지로서 명성을 얻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본은행 구 오타루 지점> 건물로 지금은 금융자료관으로 쓰이고 있다.
<오타루 우편국과 빨간 우체통>
<영화속 '후지이 이츠키'가 오타루에서 편지를 붙이던 장면 >
영화 속의 '후지이 이츠키'가 편지를 붙이던 빨간 우체통과 너무 닮았다.
무려18년이나 지났는데도 그대로 변함없는 우체통~~!!
그때 영화속 우체통을 보니 오랜만에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벗들에게 '잘 있다.'며 '고맙다 며.'손편지를 보내고 싶다.
지금은 오타루에 있으며 "와다시와 갱기데스." ("난, 잘지내고 있다.")라고...
우편국에서 옆서를 보내고 오타루 운하에 도착했다.
운하의 관광안내소 온도계는 영하 5.1도를 가르킨다. 도시의 따뜻한 기운 때문일까...
춥게 느껴지지 않는 날씨가 고맙기만 하다.
운하와 가스등의 가로등이 멋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스등에 불이 켜지는 오타루 운하의 야경은 또 어떤 모습일까...
낡고 오래된 허름한 벽돌 창고~~!!
차츰 시간이 지날 수록 눈발이 거세게 날린다. 운하를 뒤로하고...
오타루 역앞에서 버스를 타고 '러브레터' 첫 장면 촬영지로 알려진 텐구산(天狗山)으로 향한다.
'러브레터' 하면 한때 일본 열도를 흔들정도로 유행했던 명대사
"오갱기 데스까!"
"와다시와 갱기 데스!!"
눈덮힌 벌판에서 애인이 죽어간 먼 설산을 바라보며 히로코가 외치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텐구산 정류장에는 빈자리가 없다.
어디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걸까?... 흰눈이 자리를 차지하고 소복히 앉았다.
텐구산 스키장과 로프웨이 탑승장 입구
정류장에서 우측으로 조금 올라오니 주차장 표지판이 보인다.
텐구산 스키장에도 거센 눈보라가 휘몰아친다.
눈이1m는 쌓인 듯...
자판기가 눈에 묻힐번했네~`ㅋ
<텐구산 제2주차장>
러브레터 첫 장면은 여기 눈덮힌 주차장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첫 장면 '와타나베 히로코'가 눈밭을 걸어가는 모습
낯익은 저 건물...
물론 18년 전과는 다르겠지. 주변의 나무도 많이 자라고, 새로운 건물과 스키장도 생겼고...
변화는 있지만 영화 속 그때의 장면이 떠올려진다.
뒤돌아온 버스 정류장,
이제 오르골당으로 가기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여전히 눈발이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