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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능어(山川能語)
만약에 산천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풍수가는 산천을 가지고 밥벌이 할수 없다는 말이다.
山 : 뫼 산(山/0)
川 : 내 천(川/0)
能 : 능할 능(月/6)
語 : 말씀 어(言/7)
출전 : 상총서(相冢書)
山川而能語, 葬師食無所,
肺腑而能語, 醫師色如土.
산천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풍수가는 밥벌이할 곳이 없을 것이고, 폐부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의사의 얼굴빛이 흙과 같아지리.
청대 심덕잠(沈德潛)의 고시원(古詩源)에 실려 있는 고대의 속담으로, 원래는 상총서(相冢書)에서 나온 구절이라고 한다.
상총서(相冢書)는 풍수에 관련된 책으로, 전설상의 청오자(靑烏子)가 지은 책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풍수 책에 풍수를 풍자하는 글이 나왔다는 것이다.
사람이 죽어 장례를 치를 때는 풍수가에게 묏자리를 물어야 하고, 사람이 아플 때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산천과 폐부는 말이 없어 보통 사람은 어디가 명당인지, 왜 아픈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산천과 폐부가 말을 한다면 풍수가와 의사는 밥줄을 잃게 될 것이다. 의사는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직업이지만 풍수가는 옛날에 비해서는 찬밥이 되고 말았다.
지금 시대에 맞춰 풍수가 부분을 바꾼다면 “하늘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종교인들은 밥벌이할 곳이 없을 것이다”가 될 것이다.
정말 창조주가 있는지, 윤회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그게 바로 종교가 여전히 흥성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뉴스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종교인들의 비리다. 만약 정치가나 관료였다면 즉각적인 몰락을 의미할 정도로 심각한 비리가 폭로되는 경우에도 철벽같은 신심으로 무죄를 변호하는 신도가 많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알 수 없는 하늘의 뜻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굳이 하늘을 들먹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분간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맹신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하늘의 일에 대해서도 이제는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판단의 유보가 보다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이하는 윤기(尹愭) 무명자집 문고 제10책에서 술법에 대해 논하다(審術)
내가 옳고 남이 그르다 여기는 것은 모든 사람이 벗어날 수 없는 병폐이다. 이 때문에 문인(文人)들이 상대를 가벼이 여기고 술객(術客)들이 서로 깎아내리는 것은 고금이 매한가지이니, 한탄스럽기 짝이 없다.
이제 술객을 예로 들어 말해 보겠다.
의원은 남이 지어준 약처방을 옳다고 여긴 자가 없고, 지관(地官)은 다른 사람이 잡은 땅을 좋다고 말한 자가 없어서 비록 열 명 백 명을 거쳐보아도 똑같이 말하는 자가 없다.
이에 처방을 묻는 환자는 마음에 의심을 품어 여러 의원을 두루 찾아다니고, 여러 약을 함께 먹어 약이 서로 공격하는 우환을 면치 못하고, 묏자리를 구하는 자는 화복의 설에 동요되어 제때에 장례를 지내지 못해 동으로 서로 옮겨 다니는 폐단이 자주 생긴다.
병에 걸려 의원을 찾고 장례에 임하여 터를 가리는 것은 본래 그만둘 수 없는 일이다. 자기에게 진실한 견식이 없고 남들 또한 드러난 기술이 없어, 의원을 부르면 저마다 창공(倉公)과 편작(扁鵲)이고, 지세(地勢)를 논하면 저마다 일행(一行)과 도선(道詵)이다.
갑(甲)의 말을 따르면 을(乙)은 제가 더 고수라 하고, 이쪽을 주로 하면 저쪽은 제가 낫다고 하니, 누가 우열을 판가름할 것이며 누가 취사(取舍)를 결정하겠는가.
옛말에 ‘오장육부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의원은 얼굴이 흙빛이 될 것이고, 산천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지관이 먹고 살 길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古語曰 : 臟腑而能語, 醫師色如土; 山川而能言, 葬師食無所。
저들은 오로지 한때의 명성과 이익을 좇아 말재주로 남의 공격을 막는 자들이므로 사람에게 끼치는 해가 무한하니, 장차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彼專以一時之名與利, 而取辦於口給以禦人者。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양의(良醫)를 골라 약쓰기를 신중히 하면서 경박한 말에 이끌리지 말아야 하고, 선영 아래에 장사 지내어 편히 모시기만을 생각하고 기괴한 말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영양과 조섭의 방도를 먼저 생각하여 약과 침을 가벼이 쓰지 말고, 체백(體魄)을 안온케 할 방법만을 강구하고 널리 명당(明堂)을 찾아다녀선 안 된다.
수명의 장단과 지리의 길흉은 하늘에 달린 것이니, 사생(死生)과 화복(禍福)이 어찌 일개 술사의 사사로운 생각과 작은 지혜로 변혁시킬 수 있는 바이겠는가.
그렇지 않고 저들의 말만 듣고자 한다면, 독한 약을 써서 갑자기 낫고자 하더라도 도리어 다른 증세가 다시 생겨 마침내 손을 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고, 길지를 앉아서 차지하고자 해도 도리어 무한한 낭패를 스스로 초래하여 끝내 실제 재앙을 받는데 이르기도 하니, 비록 후회한들 어쩔 수 있겠는가. 우선 생각나는 대로 써서 세상의 경계로 삼는다.
[註]
● 술법에 대해 논하다 : 저자가 69~70세이던 1809~1810년경에 지은 글이다. 세상에서 일컫는 술객들이 모두 자기가 최고라고 주장하여 사람을 현혹시키므로, 사람들마다 확고한 기준을 세워 장례에는 체백(體魄)을 안정시키고 질병에는 약과 침을 함부로 쓰지 않는 등 독자들의 주의와 반성을 촉구하였다.
● 창공(倉公)과 편작(扁鵲) : 중국 고대의 명의이다. 창공은 한나라 때의 명의 순우의(淳于意)인데, 태창장(太倉長) 벼슬을 했으므로 창공이라 하고, 편작은 전국 시대의 명의인 진월인(秦越人)을 가리킨다.
● 일행(一行)과 도선(道詵) : 중국 당나라 고승 일행 선사(一行禪師)와 그의 제자인 통일신라의 고승 도선 국사(道詵國師)를 가리킨다. 도선 국사가 당나라에 들어가 일행 선사의 지리법(地理法)을 배워 돌아와서 산수를 답사하였는데 신명스러움이 많았다고 한다. (新增東國輿地勝覽 卷35 全羅道靈巖郡)
▶️ 山(메 산)은 ❶상형문자로 산의 봉우리가 뾰족뾰족하게 이어지는 모양을 본떴다. 옛 자형(字形)은 火(화; 불)와 닮아 옛 사람은 산과 불이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山자는 ‘뫼’나 ‘산’, ‘무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山자는 육지에 우뚝 솟은 3개의 봉우리를 그린 것으로 ‘산’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山자를 보면 가파른 능선이 그려져 있어서 한눈에도 이것이 산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山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산의 이름’이나 ‘산의 기세’나 ‘높다’와 같이 ‘산’에서 연상되는 여러 의미로 활용된다. 그래서 山(산)은 (1)둘레의 평평(平平)한 땅보다 우뚝하게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部分). 메 (2)산소(山所) (3)사물이 많이 쌓여 겹치거나, 아주 크거나, 매우 많은 것에 비유한 말, 또는 그것 (4)산이나 들에 절로 나는 것을 뜻하는 말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메(산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뫼 ②산신(山神: 산신령), 산의 신(神) ③무덤, 분묘(墳墓) ④절, 사찰(寺刹) ⑤임금의 상(象) ⑥산처럼 움직이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큰 산 악(岳),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물 수(水)이다. 용례로는 여러 산악이 잇달아 길게 뻗치어 줄기를 이룬 지대를 산맥(山脈), 들이 적고 산이 많은 지대를 산지(山地), 산과 물으로 자연의 산천을 일컫는 말을 산수(山水), 물건이나 일이 산더미처럼 많이 쌓임을 산적(山積), 산과 숲 또는 산에 있는 수풀을 산림(山林), 크고 작은 모든 산을 산악(山岳), 산 꼭대기를 산정(山頂), 산 위에 쌓은 성을 산성(山城), 무덤을 높이어 이르는 말을 산소(山所), 산 속에 있는 절을 산사(山寺), 산과 산 사이로 골짜기가 많은 산으로 된 땅을 산간(山間), 산의 생긴 형세나 모양을 산세(山勢),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촌(山村), 산에 오름을 등산(登山), 강과 산으로 자연이나 나라의 영토를 강산(江山), 높고 큰 산으로 크고 많음을 가리키는 말을 태산(泰山), 높은 산을 고산(高山),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신령스러운 산을 영산(靈山), 연달아 잇닿은 많은 산을 군산(群山), 조상의 무덤이나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산에 들어감을 입산(入山),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을 청산(靑山), 돌이나 바위가 없이 흙으로만 이루어진 산을 토산(土山), 유용한 광물을 캐어 내는 산을 광산(鑛山), 눈이 쌓인 산을 설산(雪山), 들 가까이에 있는 나지막한 산을 야산(野山),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산에서 흐르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산류천석(山溜穿石), 산에서의 싸움과 물에서의 싸움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난을 다 겪어 세상일에 경험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산전수전(山戰水戰), 산빛이 곱고 강물이 맑다는 뜻으로 산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산자수명(山紫水明), 산과 바다의 산물을 다 갖추어 아주 잘 차린 진귀한 음식이란 뜻으로 온갖 귀한 재료로 만든 맛이나 좋은 음식을 일컫는 말을 산해진미(山海珍味), 경치가 옛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산천의구(山川依舊), 산천과 초목 곧 산과 물과 나무와 풀이라는 뜻으로 자연을 일컫는 말을 산천초목(山川草木), 산이 앞을 가로막고 물줄기는 끓어져 더 나아갈 길이 없다는 뜻으로 막바지에 이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산궁수진(山窮水盡), 산의 초목이 자줏빛으로 선명하고 물은 깨끗하다는 뜻으로 경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산자수려(山紫水麗), 산은 높고 물은 유유히 흐른다는 뜻으로 군자의 덕이 높고 끝없음을 산의 우뚝 솟음과 큰 냇물의 흐름에 비유한 말을 산고수장(山高水長), 예수가 갈릴리 호숫가에 있는 산 위에서 그리스도 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에 관하여 행한 설교를 일컫는 말을 산상수훈(山上垂訓), 산꿩과 들오리라는 뜻으로 성미가 사납고 제 마음대로만 하려고 해 다잡을 수 없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산계야목(山鷄野鶩), 벼슬이나 속세를 떠나 산골이나 시골에 파묻혀 글읽기를 즐기며 지내는 선비를 이르는 말을 산림처사(山林處士), 산이 울면 골이 응한다는 뜻으로 메아리가 산에서 골짜기까지 진동한다는 말을 산명곡응(山鳴谷應), 산 밑에 절구공이가 더 귀하다는 뜻으로 물건이 그 생산지에서 도리어 더 품귀함을 이르는 말을 산저귀저(山底貴杵) 등에 쓰인다.
▶️ 川(내 천)은 ❶상형문자로 양쪽 언덕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시내, 강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시내나 하천을 뜻하는 川자는 갑골문에서 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는 글자이다. 川자는 물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하천을 따라 흐르는 물이 잘 표현되어있다. 사실 ‘물’을 뜻하는 水(물 수)자와 하천을 뜻하는 川자의 갑골문을 보면 모두 물이 흐르는 하천이 그려져 있었다. 다만 水자는 물의 성질이나 특성과 관련된 글자로 쓰이는 반면 川자는 하천의 특징과 관련된 글자에 쓰인다는 것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川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물길’이나 ‘따라 돌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川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巛자로 바뀐다. 그래서 川(천)은 ①내 ②물귀신 ③굴, 깊숙하게 패인 곳 ④들판, 평원(平原) ⑤느릿한 모양 ⑥사천성의 약칭 ⑦계속해서 ⑧끊임없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물 수(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산 악(岳)이다. 용례로는 냇가로 냇물의 주변을 천변(川邊), 내와 골짜기를 천곡(川谷), 냇물의 흐름을 천류(川流), 물의 근원이 가까운 곳에 있는 내를 천거(川渠), 냇물에서 사는 물고기를 천어(川魚), 냇물에서 고기잡이하는 일을 천렵(川獵), 내와 못을 천택(川澤), 늘이나 항상을 상천(常川), 산과 내라는 뜻으로 자연을 일컫는 말을 산천(山川), 강과 시내를 하천(河川), 마른 내를 건천(乾川), 이름난 하천을 명천(名川), 골짜기에 흐르는 시내와 내를 계천(溪川), 바닥이 모래로 된 내를 사천(沙川), 개골창 물이 흘러나가도록 골이 지게 길게 판 내를 개천(開川), 둑을 쌓거나 나무를 심거나 하여 냇물이 넘침을 막음을 방천(防川), 흘러가는 냇물로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아니함을 서천(逝川), 경치가 옛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음을 산천의구(山川依舊), 산천과 초목 곧 산과 물과 나무와 풀이라는 뜻으로 자연을 일컫는 말을 산천초목(山川草木), 이름난 큰 산과 큰 내로 경치 좋고 이름난 산천을 명산대천(名山大川), 내가 흘러 쉬지 아니하니 군자의 행동거지를 말함을 천류불식(川流不息), 산천을 넘고 넘어 아주 멀다는 산천만리(山川萬里), 만물의 변화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로 천상지탄(川上之歎), 하천이 넓어야 큰 고기가 모여든다는 천광자어대(川廣者魚大) 등에 쓰인다.
▶️ 能(능할 능, 견딜 내)은 ❶회의문자로 곰(문자의 왼쪽 부분)과 짐승의 발바닥(문자의 오른쪽 부분)의 모습을 뜻하는 글자로 곰의 재능이 다양하다는 데서 능하다를 뜻한다. 月(월; 肉육)은 살, 마늘모(厶; 나, 사사롭다, 마늘 모양)部는 큰 머리의 모양에서 변한 것으로 머리가 큰 곰 같은 동물의 모습이다. 이 동물은 힘이 세고 고기 맛이 좋기 때문에 이 글자를 빌어 사람의 일이 충분히 된다는 뜻으로도 쓰고, 나중에 곰을 나타내기 위하여는 熊(웅)이란 글자를 따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能자는 '능하다'나 '할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能자는 곰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能자는 본래 '곰'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능력'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곰을 그린 能자가 왜 '재능'이나 '능력'이라는 뜻으로 바뀐 것일까? 곰은 재주가 뛰어나기에 재능을 뜻하게 되었다는 해석이 있다. 신성함을 상징했던 곰은 여러모로 탁월한 능력을 갖췄던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能자가 이렇게 '재능'과 관련된 뜻으로 가차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灬(불 화)자가 더해진 熊(곰 웅)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能(능, 내)은 (1)재능(才能). 기능(機能) (2)능력(能力)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능하다 ②능히 할 수 있다 ③기량(技倆)을 보이다 ④재능(才能)이 있다 ⑤화목하게 지내다 ⑥~할 수 있다 ⑦응당 ~해야 한다 ⑧능력(能力) ⑨재능(才能) ⑩인재(人才) ⑪에너지(energy) ⑫곰(곰과의 포유류) 그리고 ⓐ견디다(=耐)(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능력(能力), 일정한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의 비율을 능률(能率), 제 힘으로 움직임을 능동(能動), 능하고 익숙함을 능숙(能熟), 잘 하는 일을 능사(能事), 익숙하고 솜씨 있음을 능란(能爛), 능하게 잘 하는 말을 능변(能辯), 대상을 포착하여 관찰하는 주관을 능관(能觀), 능히 오거나 가거나 함을 능통(能通), 뛰어난 작품을 능품(能品), 능하고 어진 이를 능인(能仁), 잘 쓴 글씨나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능필(能筆), 넉넉히 감당함을 능당(能當), 유능하다는 평판을 능성(能聲), 뛰어난 재능을 능재(能才), 할 수 있음이나 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어느 기관이 그 기관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능(機能), 기술적인 능력 또는 재능을 기능(技能), 재능이 없음을 무능(無能), 재주와 능력을 재능(才能), 두뇌의 작용으로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능력이 없음을 불능(不能), 어떤 물건이 지닌 성질과 능력 또는 기능을 성능(性能),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임기응변으로 잘 처리해 냄을 이르는 말을 능소능대(能小能大), 능히 보고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말을 능견난사(能見難思), 능력을 개척하여 발전시킴을 일컫는 말을 능력개발(能力開發), 재능이 있는 자는 계책을 숨기고 남에게 알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능사익모(能士匿謀), 인간의 능력은 모든 사물에 다 능할 수 없다는 말을 능불양공(能不兩工), 잘 해치우는 재간과 익숙한 솜씨를 이르는 말을 능수능간(能手能幹) 등에 쓰인다.
▶️ 語(말씀 어)는 ❶형성문자로 语(어)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언(言; 말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吾(오, 어)로 이루어졌다. 吾(오, 어)는 서로 말을 주고 받고 하는 일이, 나중에 吾(오)를 我(아)와 같이 나 또는 자신이란 뜻으로 썼고, 서로 이야기한다는 뜻인 때는 말이란 뜻을 나타내는 言(언)을 붙여 따로 語(어)를 만들었다. ❷형성문자로 語자는 ‘말씀’이나 ‘말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語자는 言(말씀 언)자와 吾(나 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吾자는 ‘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고대 중국에서는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이렇게 ‘나’를 뜻하는 吾자에 言자가 결합한 語자는 ‘나의 말’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본래의 의도를 명확히 알기 어렵지만, 자신이 하는 말을 뜻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語(어)는 명사 아래에 붙어 그것이 어떤 말인가를 나타내는 말로 ①말씀, 말, 이야기 ②새, 벌레의 소리 ③논어(論語)의 약칭(略稱) ④기뻐하는 모양 ⑤말하다, 논란(論難)하다 ⑥알리다, 고(告)하다 ⑦발표(發表)하다 ⑧의논(議論)하다, 모의(謀議)하다 ⑨이야기하다, 담화(談話)하다 ⑩대답(對答)하다 ⑪깨우치다 ⑫가르치다 ⑬설명(說明)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언(言),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이 궁하여 답변할 말이 없음을 어색(語塞), 낱말의 수효 또는 낱말의 전체를 어휘(語彙), 말의 한 토막이나 말의 마디를 어구(語句), 언어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어학(語學), 말의 조직에 관한 법칙을 어법(語法), 말의 가락이나 말하는 투를 어조(語調), 낱말이 생겨나서 이루어진 역사적인 근원을 어원(語源), 한 낱말의 중심이 되는 요소로서 더는 가를 수 없는 부분을 어근(語根), 훌륭한 학자나 지도자들이 한 말을 간추려 모은 기록을 어록(語錄), 말의 뜻을 어의(語義), 글이나 말에서 낱말의 놓인 차례를 어순(語順),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국민 전체가 쓰는 그 나라의 고유한 말을 국어(國語), 사용하는 말을 용어(用語), 같은 음이나 비슷한 음을 가진 단어를 반복적으로 결합한 말을 첩어(疊語), 보통 회화로 쓰는 말을 구어(口語), 문장의 주체가 되는 말을 주어(主語), 글로만 쓰고 말로는 쓰지 않는 말을 문어(文語), 정도에 지나치게 심한 말을 격어(激語), 동아리끼리 저희들만 알도록 특정한 뜻을 숨겨 붙인 말을 은어(隱語), 남이 못 알아듣게 넌지시 하는 말을 밀어(密語), 거리낌 없이 함부로 말을 내놓음 또는 그런 말을 방어(放語), 새로 말을 만들어 냄 또는 그 만든 말을 조어(造語),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어불근리(語不近理), 말을 삼가지 않고 함부로 함을 어불택발(語不擇發), 사람을 부리는 것이 말을 부리듯 노련함을 어언여마(語言如馬), 말이 하나의 일관된 논의로 되지 못함을 어불성설(語不成說), 하는 말이 재미없다는 어언무미(語言無味)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