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늦었습니다.
늦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용서해 주시길... ㅠ_ㅠ
#4
다리에 힘이 빠진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보니 편지 한 통이 와있었다.
나의 이름은 프래드 조르딕. 앞으로 이틀후면 지구와 충돌하게될 운석을
처음으로 발견한 NASA(항공우주국)의 직원이다.
편지의 겉봉을 뜯어낼 때만 해도 내 기분은 웬만큼 상쾌한 기분이었고,
컨디션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NASA의 연합부장 마이클 유니버스가 보낸 평범해 보이는 편지.
하지만 그 편지에 담긴 단 한줄의 내용은 내 기분을 최하로 만드는데
전혀 무리가 되지 않았다.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입을 다물어 주게.'
난 옷을 챙겨입고, 나갈 채비를 했다.
오늘은 원래 휴일이지만, 지금 NASA는 비상사태에 휩싸여 있었고,
나 역시 쉴 생각이 없었다. 이 편지의 숨은의미를 알아내기 전 까지는.
난 내 자가용을 몰고 단숨에 NASA본사로 가서 마이클 유니버스를 찾았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마이클 유니버스의 비서가 나를 안으로
안내했고, 난 그곳에 10년산 시가(담배)를 입에 물고 인상을 심하게
찡그리고 있는 마이클 유니버스를 볼 수 있었다.
그의 책상에는 밤새도록 피운 듯. 시가10개피 정도가 책상위 젯더리에
흩어져 있었고, 그의 얼굴이나 안색 역시 한 숨도 못잔 사람답게
매우 창백하고 헬쓱해 보였다.
"이제 왔나?"
"...."
마이클 유니버스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잠시 침묵하고 있다가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왜 왔는지 잘 아시는 모양이시로군요, 그럼 저에게 할 말도 다
생각해 놓으셨다고 생각되는데요.."
"우선 앉게."
"그러죠."
나는 그를 마주보고 자리에 앉았다.
그는 잠시 양손을 깍지끼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며
대뜸 나에게 물었다.
"그게 확실히 운석이 맞았나?"
"네?"
뚱딴지같은 그의 물음에 나는 의문을 표했지만, 그는 혼잣말처럼 무엇
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아니야.. '그건' 분명히 운석이었어.. 작은 소규모 도시하나에 맞먹는
..."
"도대체 무슨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내가 묻자 마이클 유니버스가 날 바라보며 말했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그 어느나라에서도 운석을 관측하지 못했네.
.. 그리고 운석은 어제 우리가 운석을 관측했었던 그 밤, 마치 신기루
처럼 사라져 버렸네.. 우리가 빤히 보고있던 눈 앞에서.."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흥분해서 외쳤다.
나는 마이클유니버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어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작은 별똥별도 아니고, 크기가
한 소규모 도시하나에 필적하는 운석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다니..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는 그 운석을 관측도 하지 못했다니..
"앉게. 사실이 그러하네."
"저를.. 속이시는 겁니까?"
그러자 마이클 유니버스가 인상을 심하게 찌푸리며 말했다.
"지금.. 자네가 보기에는 내가 지금 자네랑 농담따먹기나 하러 자네를
불렀는 줄 아는가..?"
나는 더욱 더 흥분해서 소리쳤다.
"그게 도대체 말이나 됩니까? 어떻게 소규모도시만한 크기의 운석이
하루아침. 아니 한나절도 지나지 않아 사라진단 말입..!!"
"자리에 앉아!!!"
-쾅!!
마이클 유니버스가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나에게 크게 소리질렀다.
난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거짓말이든, 농담이든 뭐든 한번 들어보기로 결심했다. 그의말을.
그가 흥분을 삭히며 나에게 말했다.
"후.. 나도 모르게 흥분했구만.. 미안하네.. 아뭏튼 간에 내 말은 모두가
사실일세.. 자네는 분명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네..
지금 운석에대하여 알고있는것은 자네와 나, 그리고 어제 자리에 있었던
NASA직원들 뿐일세.."
"...."
"나 역시 도무지 믿겨지지가 않네.. 아직도 눈에 선명하네.. 그 운석이
마치 거짓말처럼 내 눈앞에서 사라지던 모습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있던 마이클 유니버스가 다시 고개를 숙이곤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나를 바라보곤 다시 말을 이었다.
"이건.. 알려져서는 안될 일이네.. 알려져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고,
실제로 운석은 우리의 바로 눈앞에서 사라졌네. 괜히 우리가 근거없는
말로 혼란을 자극시킬 필요는 없지않은가.."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어제 에드릭에게 일을 맡기고 너무피곤한 나머지 집에돌아와 쉰 것이
이렇게 큰 상황을 초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때는 마치 내가 꿈을 꾸는것 같았다. 운석충돌이라니, 현실인지
영화인지 매우 헷갈렸다. 후회가 되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밤을새워
서라도 운석을 관측했을 터인데..
마이클 유니버스가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뒤를
돌아 그의 사무실을 빠져나와서 나의 자리를향해 발길을 돌렸다.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서 자리에 서 있을 수 조차 없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미라처럼 헬쓱하게 쪼그라들어버린 이 노인이
그 위풍당당하던 자신의 은인인, 한빈거사가 맞는지 현암은 믿겨지지가
않았다.
"거.. 거사님.. 왜.. 어찌하여 이렇게..."
"현암 형.."
"일어나게 현암군."
준후가 현암을 바라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고, 박신부가 나직한
어조로 현암을 바라보며 말했다.
박신부의 손에는 붉게 빛나는 작은 보석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한빈거사의 손에도 하나 들려있었다. 세크메트의 눈 이었다.
"시.. 신부님.."
"일어나게 현암군. 그리고 이리와서 이것을 받게나."
박신부가 현암에게 세크메트의 눈을 내밀었다.
박신부는 현현이로에 의해 이곳에 먼저와서 한빈거사와 많은 대화를
나눈 듯이 보였다.
현암은 조금 머뭇거리다가 박신부의 손에들려있는 세크메트의 눈을
받았다. 순간 한빈거사의 호통소리가 현암의 머리속에 쩌렁쩌렁하도록
울렸다.
-네가 어찌하여 슬퍼하는 것이냐??-
현암은 깜짝놀라서 순간 세크메트의 눈을 놓쳤다가, 가까스로 다시
잡았다. 한빈거사의 호통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사람의 생사는 천명에 달린 것이라고..
그런데도 네놈은 내 앞에서 이런 추태를 보이느냐!!-
그러자 현암은 마음을 다잡고 표정을 굳히곤 한빈거사에게 말을
전달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거사님.. 제가 한 순간의 감정으로 거사님
앞에서 경거망동을 하였습니다. 사죄드립니다.'
그러자 한빈거사는 잠시동안 아무말이 없다가 갑자기 크게 웃어젓히며
현암에게 말을 전달했다.
-하하하핫!! 불초 한빈!! 네놈을 보고 있자니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은 않구나!! 하하하핫!!-
현암은 한빈거사가 이 세상을 떠난다는 말에 머리가 순간 아찔해졌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하핫! 다 알고왔으면서 무엇을 세삼스럽게 묻느냐? 앞으로의 내 생명은
오늘밤을 다 넘기지 못할 것이니.. 지금부터 내가하는 말을 잘 듣거라
이녀석아.-
현암은 한빈거사를 바라보았다.
온통 쪼그라들고 헬쓱해진 얼굴과 몸.. 하지만 빛나는 두 눈빛과
그 위풍당당함 만큼을 잃지않고 현암을 향해 호통을 치고있는
한빈거사를 향해 현암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한빈거사가 현암에게 말했다.
-네 이놈!! 쓸 데 없는 감정은 갖지 말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더냐!!
어차피 맨몸으로 왔다가 맨몸으로 돌아가는 이 세상.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하는 말을 너는 빠짐없이 기억
해야할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다가올 말세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니
..-
'??!!'
현암의 동공이 평소의 3배는 더 커진듯 보였다. 말세라니. 말세라면
3년전. 수많은 사람의 피와 목숨을 치러서 겨우 막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제와서 다시 말세를 거론하는 한빈거사의 말을 현암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 믿을 수가 없겠지.. 하지만 네가막은 것은 진정한 말세가
아니다.. 과거 '홍수'때 처럼 인간의 손에의해 오게 될뻔한 '인간에의한
말세'에 지나지 않는다...-
'.....'
현암은 머리속이 텅 비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 앞으로 네가 막아야 할 말세는 '신'에 의해 오게될 말세..
신부님은 조금이나마 예상을 하고 계셨던 모양이구나..-
'....'
-네 이놈!! 무슨 흐리멍텅한 표정으로 생각을 비우고 있는것이냐!!
내가 내말을 똑바로 들으라 하지 않았더냐!!-
한빈거사가 다시한번 현암에게 호통을 치자 현암은 얼이빠진 듯한
표정을 수습하곤, 한빈거사의 말을 듣기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한빈거사가 말을 이었다.
-잘 들어라. 이번 말세에는 저번 말세와는 다르게 징벌자와 구원자의
의미에 차이가 있다.-
'무슨.. 말씀이신지..'
현암은 사실 머리속이 뒤죽박죽이었다. 말세라니.
믿겨지지않는 사실을 받아들이지도 못했는데 한빈거사의 말이
현암의 귀에 들어올리 만무했다. 그러나 현암은 마음을 다잡고
한빈거사의 말에 다시 집중했다.
-징벌자는.. '신에의한'말세이니 신, 또는 그에 필적하는 '무엇인가'가
될 터이지만.. 구원자는.. 구원자는 '인간'이다. 그리고 그 구원자를
찾아낼 수 있는것은..-
현암은 다음에 이어질 한빈거사의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어진 한빈거사의 말은 현암을 경악 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구원자를 찾아낼 수 있는것은.. 바로 네놈이다. 이 녀석아..-
퇴마록 리로리드[5]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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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리로리드[4]<말세의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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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02 20:08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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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으아악! 왜 이렇게 잘 쓰시는 겁니까아~!!
고마워요.. ㅠ_ㅠ
이론... 너무 잘 써버리시면 경쟁심이 느껴져서 곤란합니다.
잘쓰셨네요~~~ ㅜ_ㅜ
고맙습니다 여러분 쿨쩍..
(울지마 임마 나 너땜시 속 쓰려 쿨럭~ 너땜시 내 인기도 마이나스) 장난이고요. 너무 잘 쓰시네요 그런데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많이 좀 올려주세요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나도 확 소설이나 쓸까부다..ㅠ_ㅠ;;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