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8 토
아침식사를 마치고 도시락 챙겨 조금 일찍 집을 나선다.
장승삼거리 도착하니 먼저 오신 분들 추위에 커피를 한잔씩 하고 계셔 나도 한잔...
제법 추운 날씨라 인원이 조금 줄긴 했지만 그래도 40여분 가까이 출석하여 단체촬영후 서둘러 출발한다.
오늘의 5구간은 '고개넘어 마령길'이라 하는데 작은 재들을 여러번 넘어야하는 12km 남짓한 짧은 구간이다.
첫번째 고개는 전옥례묘가 자리한 곳인데 진안에 사는 사람들 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이기도 하다. 정국장과 해설사님의 간단한 설명이 이어진다.
전옥례여사님은 동학혁명을 이끌고 농민운동과 민족운동을 하여 녹두장군으로 알려진 선구자 전봉준 장군의 큰 따님이다.
장군이 배신자의 밀고로 교수형을 당하고 2남 2녀의 자녀분들은 모두 신분을 숨기며 지냈는데 여사님은 진안의 고금당이라는 암자에 외숙이 주지승으로 계셔 벙어리 노릇을 하며 숨어지냈으며 1963년에서야 본인의 신분을 알리셨고 1970년에 고인이 되셨다.
이어서 판치재라 하는 작은 고개를 넘어서면 완주-포항간 20번 고속도로가 머리위로 지나가고 그 아래서 잠시 총무님이 준비한 따끈한 어묵으로 추위를 녹인다.
다시 고갯길을 오르면 내동재가 나오는데 햇살이 잘 들고 고원길 벤치가 나란히 두개가 놓여있어 다리쉼을 하기 좋은 곳이다.
뒤를 돌아보면 고속도로 저멀리 마이산이 손톱만하게 보인다.
내동재를 내려서면 신동마을이 나오고 마을회관에서 준비한 시래기된장국으로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풀어 점심식사를 한다.
회관에서 이렇게 편히 따뜻하게 식사를 할수있으니 참 고마운 일이다.
그다음 가리울재를 넘어서 추동마을을 지나 장재마을에 이른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고개이며 가장 높은 고개인 411m의 황소마재를 넘개 되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손가락 하트 모양의 마이산과 주변의 능선들이 이어지는 하늘금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정팀장의 고원길 트럭에는 마조마을 어르신이 직접 만드신 곶감이 기다리고 있어 모두들 한두개씩 맛을 보니 입이 또한 즐겁다.
얼었던 땅이 조금씩 녹으면서 내리막이 살짝 미끄럽기도 하다.
억새와 강아지풀이 만발한 길을 내려서면 오늘의 종착지인 오암마을이 나오고 출발지로 이동할 버스를 기다린다.
장승에서 모두들 작별인사를 나누고 다음주 4구간을 기약한다.
집에 도착하여 대충 배낭을 풀고 백봉오골계 장닭을 하나 잡아 동향면으로 향한다.
닭집에서 4천원 주고 닭을 잡아와 손질을 해둔다.
화덕에 가마솥에 물을 올려 불을 피우고 옻나무, 헛개나무, 엄나무, 황기 등을 씻어 넣고 양파와 마늘을 꺼내 손질한다. (마늘이라도 미리 까둘걸 하며 마음만 바쁘다.)
물이 끓어 손질한 재료와 대추를 듬뿍 넣는다.
구들방에 불을 지피고 화덕과 양쪽을 오가며 불을 살린다.
그새 날은 저물고 거실난로에도 불을 지피고 아내가 도착할 시간이 되어 차부로 마중을 나간다.
아내가 사온 녹두전 재료를 후라이팬에 부쳐 막걸리와 함께 잠시 간식을 하고 닭백숙을 살펴본다. 서너시간은 끓여야 할 모양이니 닭 잡고 재료 손질하고 하려면 넉넉잡고 대략 6시간은 잡아야지 싶다.
워낙 백봉이 작은 닭이라 건져내니 한마리 가지고는 별로 먹을게 없고 국물이 제대로다.
들기름에 할매네손두부 부쳐서 두부김치를 곁들인다.
#2018바이고서10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