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 보은자영고등학교
울 장남 뚱-한 김군이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코찔찔이도 아닌데 뭔 고등학교 입학식까지 쫓아댕기냐 하시겠지만 여러 해 신경 못쓴 미안함도 있고
이제 괜시리 가슴에 바람부는 나이가 되고보니 이넘의 시야에 알짱거려주는(다 보고있다 이넘아) 서비스가 필요하지 싶어서입니다.
강당에 들어서니 입학식이 진행 중이군요.
시대가 바뀐 건지 실업계만의 분방함인지 암튼 담임선생님 배정에 대놓고 환호하는 아해들의 모습이 발칙하면서도 신기합니다.
울 뚱이 김군이 보입니다. 보은자영고등학교의 교복은 시퍼런 풀빛입니다.
막딩더러 머리 좀 해병대스탈로 깎으라 했더니 애들이 "빡빡"머리라고 놀린다고 난색을 하여 이해가 안 갔었는데
진짜로 스포츠머리인 울 뚱이 헤어스타일이 전교에서 두번째로 짧군요. -_-;
(전교에서 젤 짧은 아그는 반항성 삭발인지 많이 아픈 건지 아무튼 민머리의 상급생 한명)
교장선생님 말씀
김군 뚱이네 교실입니다. 1층에 있죠.
운동장은 인조잔디.
무려 60년 넘게 잘 가꾼 정원은 어줍잖은 대학보다 넓고 아름답습니다.
바로 옆에 이어지는 태봉까지, 이런 환경을 갖춘 학교는 아마 전국에 얼마 안 될 겁니다.
본관 앞을 지키고 섰는 노송.
정원 너머의 온실은 실습포입니다.
학부모회의에 가봤더니 기숙사생의 부모님들이 궁금한 것이 젤 많습니다.
장기간 학생주임을 맡으셨던 샘은 연구주임으로 역할을 바꾸셨는데(여기 동문이심) 체벌이 안되는 만큼 학칙은 엄해졌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 돌아온 뚱이의 소감을 물었더니 원래도 투덜투덜 뚱한 이넘은 불만이 많습니다.
일단 (지역의 실업계학교인 이 곳에 입학하는 학생의 성향이 스스로 막장이라 생각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담배피는 넘들이 많더라는 것,
절친과는 반이 갈리고, 같은 동에 있는 다른 학년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미리 받는군요.
오랫동안 정원을 채우지 못해왔던 이 학교의 위상은 곧 이 나라 농업의 위상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젊은 사람들이 도시의 콘베이어에서 내려와 농촌에서 희망을 찾듯
신자유주의의 그늘에서는 다른 환경변화들과 함께 상대적으로 농업의 위상이 다시 살짝 높아졌습니다.
올해는 자그마치 50여명의 지원자가 탈락을 하는 이변이 발생하자, 여러 해 학교를 위해 노력해오신 선생님들도 놀라신 모습입니다.
그렇게 노력하시는 중에 농축산과에서 알게 된 이영실 선생님은 그만 뚱이와 엇갈려 이번에 충주로 가셨네요 ㅠㅜ
뚱이를 쫓아다니는 길에 , 어쩌면 여길 거들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살인적인 입시로부터 자유로운 이 교육과정은 하기에 따라서는 누리기 어려운 특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문계인 보은고등학교에 가까스로 입학할 수 있는 성적이었던 뚱이는 여러 걸음 뒤쳐져 있으므로
한발 물러서서 크게 바라보며 다른 경쟁력있는 길을 찾을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첫댓글 울옆지기님은 자영고(전에는 농고라했쥬)28회구먼유...
ㅋㅋ 그럼 울 김군의 대선배님 되시는구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