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작은 나라치고는 사투리가 참 많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강원도 동해안에 있는 도시인 삼척, 묵호, 강릉 간의 거리는 얼마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말씨가 달라서 여행이라도 하면 타지에서 온 사람들 말씨가 우습다고 서로 흉보곤 했다. 교통이 불편하고 사람들 간의 교류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니 더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 말씨, 경상도, 전라도…등등 지방의 억양과 단어는 다른 점이 많아도 알아듣는데 그리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마카 일나 밥머가.”(강원도)—“모두 일어나 밥 먹어”
“정구지 좀 주이소”(경상도)---“부추 좀 주셔요”
“아따 잠깐 보장깨로”(전라도)---“잠시 실례합니다”
이와 같이 다들 알아듣고 머리 속에서 표준어로 자동 번역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다.(오, 한국말의 우수성이여. 한국인들 두뇌의 명석함이여. ^ ^)
미국에서는 각 인종간에 억양은 다소 달라도 지역에 따른 언어의 차이는 거의 없다. 남부 지방 사람들이 하는 영어의 억양이 리드미컬(술 취한 사람이 말하는 것 처럼)한 점을 빼고는.
그런데 전국적으로 표준화가 되어 있다고는 하나 미국인들은 발음의 차이는 정말 답답할 정도로 받아 들이지 못한다. 미국에 오래 살면서 터득한 것 두 가지는 R 발음은 화실히 살리고, 굴려야 하며, 뒤에 오는 T 발음은 죽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있다. 액센트의 위치가 달라지면 알아듣질 못하고 ‘오’ 다르고 ‘아’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되어 술 가게에 가서 Heineken 맥주를 달라고 했더니 전혀 알아듣질 못한다. 강원도 지방 출신들은 습관적으로 액센트를 뒤에 두는 버릇이 있어서 하이네켄이라고 했더니 알아듣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직접 찾아서 보여줬더니, 주인녀석이 “오, 하이네큰”이라고 하였다. 미련한 놈 같으니라고 술집에 와서 맥주를 찾으며 비슷하게 발음하면 대충 알아들을 일이지 얘네들이 좀 그렇다. 머리가 답답할 정도로 잘 안 돌아간다.
식품점에 가서 ‘솔트’라고 해도 잘 알아듣질 못한다. ‘솔’이라고 강하게 발음하고 ‘트’는 거의 들리지 않게 발음해야 소금을 손에 쥘 수 있다. ‘Costco’를 ‘코스코’라고 말해도 알아듣질 못하고 반드시 ‘카스코’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질이 나쁜 미국 아이들은 멀쩡히 알아 들으면서도 자기들이 불리하면 눈깔을 똥그랗게 뜨고는, “I am sorry. I cannot understand your English.”라고 말하며 사람 속을 뒤집어 놓기도 한다. 하루 종일 앞뒤 자리에 앉아서 같이 일하고, 같이 밥먹고, 해해거리던 놈이 그럴 땐 정말 미친다. 당해보면 정말 기분 드럽다.
아.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언어 문제여, 원쑤같은 영어여.
첫댓글 나라마다 말이![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라 서로 잘 소통되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다행인지 몰라. 모두 다 한 창조주의 작품이니까...사람들끼리 속닥속닥하여 큰 일 저지를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