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단으로 퍼갈 수 없습니다.* 지리산 자락의 풍경들 글/사진: 이종원
돌담길을 따라 사람의 정은 300년간 이어졌습니다. 그간 못된 사람이 벽을 허물어뜨리고 짓밟아 버렸어도 돌담은 다시 일어섰고 스크럼을 짜듯 너울너울 이어졌습니다. 경북 성주의 한개마을입니다.
대산동 한주종택 정사 툇마루에 앉으면 유연한 풍경화가 펼쳐집니다. 예쁜 그림을 보면 마음이 정갈해지듯 이곳 댓돌에 발을 대고 세상을 보십시요.마음이 평온해질겁니다.
돌담길은 내 오래된 혈육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부뚜막 가마솥의 누룽지를 박박 긁어준 이모의 얼굴입니다. 나중에 시집을 못가서 무척 고생 했지만 그 넉넉한 마음씀씀이가 더욱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돈재 이석문 신도비앞에서....
하늘의 계시를 받고 있네요. 성주 동방사지 7층석탑 주변은 온통 참외 비닐하우스랍니다. 성주 참외가 맛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늘이 내려준 맛 - 성주참외
제일 불쌍한 탑은 박물관 구석에 시선도 받지 못하고 쓸쓸히 주저 앉은 탑이지요. 법수사지 3층석탑은 가슴을 활짝 연 늠름한 탑이랍니다. 가야산 멋진 자락에 터를 잡고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까지 가지고 있답니다. 정작 자신은 돌덩이만 나뒹구는 폐사지에 살고 있음에도 그 당당함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나도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디....
보라색 분꽃이 가야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서로 마주보며 힘이 되주고 있습니다. 높지도 깊지도 않는 산입니다. 이 땅의 사람들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어머니 가슴입니다.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이 높은 곳까지 논이 기어 올라왔어요. 아니 이곳부터 시작해서 아래로 내려갔는지 모릅니다. 어떻게 물을 끌여 들였는지....이 높은 곳까지 어떻게 집이 올라왔는지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물방개 둥짝처럼 생긴 논두렁은 아무 말도 없네요.
세상을 단순하게 살자. 깔끔한 성격의 성철스님 부도답습니다.
쭉 내뻗은 직선이면 세상은 얼마나 무미건조할까요? 부처님 세계로 들어가는 길 역시 그렇습니다. 살짝 꺽이는 어긋남과 틈이 있어야 대중들은 숨쉬며 자신을 돌이켜 보지요. 해인사의 건축은 그걸 반영하고 있더군요.
환하게 웃는 두 여인네를 만났습니다.
여기까지 올라왔건만 ...아직도 갈길은 멀구나. 오르는 것이 능사는 아닐터인데....가끔 내 주변도 둘러 봐야하는디...
순응
해인사 대웅전에서 망주석을 만났습니다. 세호도 기어 올라가고 있네요. 왕릉의 수호물이 이곳에 서있는 이유가 뭘까요? 왕과 가족들의 원찰이었을까요
이 돌의 용도가 궁금합니다. 혹시 김용사에서 본 ...불 밝히는 노주석일까? 아니면 통도사에서 본 봉발탑일까? 궁금증이 내 꼬리를 물고 있네요.^^
들창을 통해 대장경을 훔쳐봅니다. 먼지 들어간 눈을 어머니가 훅 불어내듯 틈새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답니다. 아주 청량한 바람이... 1천년을 견디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네요.
해인사 일주문에서 만난 거북상입니다. 배를 땅에 바짝 붙이고 무거운 탑비를 등에 진 채 가장 겸손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 석물이 거대하고 사실적이었으면... 양감이 뚜렸하고 무서웠으면 저는 다가서기 힘들었을 것이다. 강아지를 쓰다듬듯이 ....거북이를 예쁘게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내 길은 어디일까요? 물론 낮은 곳이겠지요. 하염없이 흘러갑니다. 그리고는 이곳 합천호에서 물을 불립니다.
"아빠 난 이 강아지 안 볼거야. 고추가 자꾸만 보이잖아." 아빠는 아무리 봐도 안보이는데...영암사지 석등의 사자는 강아지처럼 귀엽습니다. 비록 가람은 폐사 되었지만 신령스런 황매산이 뒤를 버티고 있지 않습니까? 부처님은 바로 저 곳에 숨어 있을 겁니다.
영암사지에 오면 사자의 돋을새김을 많이 본다고하지만 사자처럼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답니다. 정수 왈 "퍼머한 돼지잖아."
살콤한 매실아이스크림을 음미하며... '세상에 이런 맛이.... '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 세트장입니다. 주렁주렁 매실이 달렸습니다. 그 예쁜 매화꽃은 열매속으로 들어가....상큼한 새악시의 향내를 품어 냅니다. 그래요..순박한 지리산 처녀의 내음입니다.
예쁜 표창이 매달려 있어요.
쌍계사 벚꽃길도 좋았지만 이런 신록이 우거진 도로를 달리는 맛도 그만이지요. 나만이 즐길 수 있는 한적함은 봄의 화려함과 바꿔도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벚꽃길과 신록길..바꿀 사람?
화려하게 치장한 칠불암에 눈길이 가지 않더군요. 대신 주차장에서 절까지 오르는 산길을 오르는데...아련한 풍경들이 자꾸만 내 발목을 잡습니다. 빼곡한 숲속에는 휘어진 오솔길이 그어져 있고 정결한 연못이 패여 있답니다. 가끔 나무사이로 지리산 연봉들을 힐끔 바라보는 맛도 그만이지요.
이런 길 걷고 싶지 않습니까? 실은 아내와 둘이서 걷고 싶었는데...정수란 놈이 불쑥 나타나 폼을 잡고 있더군요.
하동의 지리산 야생차밭입니다. 맛좋은 부스럼(?)처럼 생겼네요.
"할머니 장사 안해요?" 좌판을 벌여놓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는 할머니...그러고 보니 야채를 싱싱하게 보이기 위해 물뿌리개도 준비했네요. 나는 자고나서 삐죽삐죽 머리칼이 치솟을 때 쓰는데... 살금살금 걸었습니다. 할매의 단잠을 깰 수 없잖아요. 하동 화개장터에서...
모든 사람이 전부 동그라미를 그리는데 나만 세모를 그렸다면 이것은 파괴인가 개성인가? 나는 화엄사 사사자 석탑을 볼 때마다 그런 것을 느낀답니다. 어쩜 이런 파격적인 석탑을 만들었까? 기존 석탑에 대한 대단한 반기를 들었던 겁니다. 네 마리의 사자의 제각각 표정도 구경하는 것도 좋습니다. 서 있는 분은 연기조사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어머니를 향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은....하나가 아닌 둘, 둘이 아닌 하나 ^^
내가 만난 수키와 중에 가장 예쁜 열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 아래 사진을 보기 전에 당장 거울보고 이 얼굴처럼 한번 웃기 ^^
사사자 삼층석탑의 명성에 가려서 그러지 대웅전 앞 5층 석탑도 기막힌 명작입니다. 하나는 화려한 조각을 새겼고 다른 하나는 절제미를 보여준답니다. 음과 양의 절묘한 만남....지리산이 수평을 그었다면 석탑은 수직을 그은 것이겠지요.
아무리 숨었어도 내 시선을 피할 수 없습니다. 늘씬한 당간지주에 그만 넋이 빠져 버림
남원에서 바라본 지리산 일출입니다. 밥그릇을 엎어 놓은 산이 보이네요. 지리산의 아침과 함께 저도 새날을 시작합니다.
힘들 때 어머님의 품안을 파고든 것 처럼 저도 지리산 속내로 들어갑니다. 어머님의 품으로 말입니다.
어렵게 구룡폭포를 찾았습니다. 한참을 구르고..오르고...드디어 그를 만났습니다.
왜 이리 되는 일이 없지? 세상이 내 편이 되지 않는 거야.
구례에서 지리산을 향헤 올라갑니다. 노고단 아래 시암재까지 올랐습니다. 꾸불꾸불 달팽이 집을 더듬는 것처럼 조심스레 올라갑니다. 이곳까지 함께 해준 내 애마가 어찌나 고마운지... 슬며시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짜식 기특한 놈...
천은사의 지붕입니다. 하늘의 은혜...하늘은 바로 지리산이겠지요.
천은사 수홍루에 연인이 섰습니다. 언제 보아도 연인의 모습은 보기 좋아요.
생명력
염원
밀레의 이식줍는 사람을...저는 구례에서 만났습니다. 이삭줍는 사람을 위해 밀을 베는 노인.
노고단입니다. 우리 식구 모두 샌달을 신고 여기까지 올라왔어요. ^^ 남녘의 지붕에 올라온 기분이야말로 끝내줍니다.
하늘아래 첫동네...심원마을..계곡따라 속내로 깊숙히 들어가면 지리산 3대 봉우리중에 하나인 반야봉을 만난답니다.
중산리 성모상. 노고단도 그렇고...지리산의 산신은 할머니랍니다. 군림하는 할머니가 아니라 열심히 기도하면 다 들어주는 큰 귀를 가지고 있는 할머니랍니다 새벽에 이 할머니를 만나려고 오르다가.....무녀들을 만났습니다.. 할머니는 인자롭게 생겼는데...이들은 뭔가 쫒기는 표정이었습니다.
중산리에서 바라본 지리산 풍경
에전같지 않은 청학동. 그래도 삼신봉은 변함없었습니다.
청학동에서 바라본 지리산. 너울 너울 춤을 추거라.
삼성궁의 궁문은 굳게 닫혔지요. 징을 치고 기다리면 대문이 열리고....어둑컴컴한 복도를 지나면.....
이렇게 크고 환한 공간이 나온답니다. 극적인 감동을 위한 준비가 밉지 않습니다.
어쩜 돌을 이렇게 멋지게 쌓았을까? 신앙의 힘이 아니었다면 중노동이었을 것입니다. 민족을 향한 염원을 생각하며...한땀 한땀....
꼭대기 정자 봉황이 볼 만합니다.. 봉황이 난간을 깨물고 있어요.
태극문양도 연못이 있고....
돌이 만들어낸 미
절구
산청의 남사예담촌에서 멋드러진 회화나무를 만났습니다. 긴 돌담을 따라...나무 한그루는 돌담사이에 자라고 있습니다. 비켜 갈 수 도 있었는데...돌담과 나무는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 말입니다. 이렇게 멋진 진입로를 가진 집은 얼마나 예쁠까요? 아쉽게도 굳게 문이 닫혀 있습니다. "똑똑"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함양 정여창 고택의 사랑방입니다. 거대한 글씨에 그만 기가 팍 죽어버립니다. 忠義節義 그렇습니다. 정여창은 이 글자를 우리들 가슴에 새겨놓고 죽어갔습니다. 부관참시까지 당하면서 말입니다.
그 강한 정신만은 오늘날까지 살아 있네요.
함양의 안의초등학교 앞마당에서 미륵불을 만납니다. 표식에는 고려시대 장군석이라고 하는데....내 눈에 민초들의 염원이 담긴 미륵불이었습니다. 어째튼 들돌, 다듬이돌, 동자석등 서양의 안델센 동상과 함께 오손도손 살아가고 있습니다. 석물은 정수가 뛰어 노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네요.
석양을 받으며 황석산 아래 농군이 모를 심고 있습니다. 직접 보지 않으면 그릴 수 없는 숭고한 그림입니다.
동호정 나무 계단입니다. 커다란 통나무를 통채로 깍아 만들었지요. 계단만 봐도 그 호방함을 느낄 수 있지요.
겨연정 정자 난갖에 기대어 산을 보고 물을 보면서 시름을 잊습니다. 소나무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이번 3박 4일간 여정을 끝맺습니다. ^^
모놀과 정수 .....여행작가 이종원 홈페이지 *주의 모든 원고와 사진의 저작권은 저작자에 있습니다. 사전동의 없이 무단게재 할 경우 저작권법에 저촉됩니다
Chris Spheeris의 "Carino |
첫댓글 저희 가족도 이대로 한 번 둘러봐야겠습니다.. 멋진 사진과,, 감칠맛 나는 글,, 더불어 잔잔한 음악까지.. 저희 막내 아들과 함께 잘 봤습니다...
너무 감동이네요. 오랫만에 들렀더니 넘무 좋은 여행을 했읍니다. 사진에서도 그리움이 묻어 나네요. 내가 직접가면 그런 감동 못 느낄것 같네요
지금까지 보던중 제일 마음에 쏙 맞는 사진자료입니다. 고마워요. 보고 또 보고 할게요
지도 사진을 보는 내내 시헌한 지리산을 돌아 함양까지 구경 잘 댕겨온 느낌이 팍! 드네요~ ^^*
멋집니다 저도 연휴에 청학동을 다녀 왔는데....언제나 느끼지만 눈썰미는 따를자가 없을듯... 대단하십니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직접 가도 사진속의 풍경만큼 아름답게 볼 수 있을지..... 너무 감사합니다.
한참을 심취해 보았습니다......! 낮익은 곳....울컥 그리운 길.....시간을 내어 다녀 와야 겠어요 빈말이 또 될려나요?
감사합니다. 한번도 답사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여행 자료를 보면서 제가 반은 다녀온 것 같고 모놀에 대한 소속감(!)도 갖게 됩니다. 언젠가 같이 할 날이 오겠지요^^
저도 이른봄에 다녀왔지만 지금도 굉장히 멋지네요.좋은 구경 늘 감사합니다.
정수,성수만할때 우리 아이들 데리고 청학동 삼성궁과 노고단에 갔었는데..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여행을 하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것 같습니다. 다녀왔던 곳을 사진으로 보니 더 정감이 갑니다.
산골에 살지만 산과냇물 농사짓는분들 연기...모두 자주 보는 풍경이지만 언제봐도 좋은 모습들입니다..좋다는건 꾸미지 않음이기때문 일껍니다..잘보고 마음 따듯하게 갑니다^^
..........
남편이 어제 청학동에서 삼성궁 이란곳에 다녀 왔다며 담벼락에 절구가 많더라며 시쿤~둥 하길레,그냥 조그만 암자 정도로 생각 했는데 정말 가 보고 싶네요. 데려가라고 할까봐 연극했나봐요 사진 정말 멋있네요.
잘 보았읍니다. 정말 좋은 글과 사진 입니다.
성주에 사는 줌마예요, 한개마을에 갔을 때였어요. 한 고저넉한 정원이 있는- 정갈하게 다듬어진- 어느 고택을 들여다 보면서 이곳에 한 번 살아보고 싶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우리성주의 문화재를 널리 알려 주시니 감사합니다
종원님 덕분에 정말 좋은 구경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장님의 수고롬의 덕분에 여행 잘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가족의 모습 아름답습니다 .건강하시구요 일상중에 항상 다녀가는 곳으로 좋은 느낌이 너무 좋아요
이번사진들..너무 맘에 드는데요...경로도 같이 알려주세요... 글만 가지곤..경로를 모르겠어용...항상 지리산 근처를 다녔지만 세세하게 못 들여다 봤네요...이번엔 다 보고 와야겠어요
구석 구석 모든곳을 보여주는 대장님.... 감사합니다
몇몇 사진은 글과 함께 가슴이 져며오는 느낌입니다. 좋은글과 사진 감동입니다
아~~~ 너무 아름다워요. 참 좋다. 우리나라... 감사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몽땅 뺏겼습니다. 갈수록 더 멋있어지네요...존경시럽습니다. ^^
고맙습니다....영화 한 프로 보는 기분입니다. 저도 이 코스처럼 한번 다녀오고 싶네요~~~
정말 대장님에게 뿅 갔습니다 사진 글 모두 원더풀입니다 그리고 더 많이 생각한 것은 우리 아들녀석들 공부에 찌들게 키우지 말고 이런것을 느끼면서 살게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수의 표정이 저를 깨우네요 항상 고맙습니다
항상 그러하드시.. 정말 맛있는 여행을 즐기 십니다. 가족과 애마!! 좋은 사진....즐감했습니다.
항상 구경만하고 마음만 가지는군요.....
아...............지리산을 내 집처럼 누비던 시절이 생각나네요...좋았을 시간을 마음으로 함께 느낍니다.
역시 대장님은 멋지십니다............ 부럽습니다 ~~~~~~~~~가보고 싶습니다!!!!!!!!
카메라 기종이랑 사양, 사진들의 정보(속성)들이 궁금합니다. 저런 작품을 찍을 수 있는 view가 정말 부럽습니다.
너무 멋있어요,,,좋은 사진 즐감하고 갑니다..
멋진 사진과 재치있는 글 너무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란 생각이 절로듭니다.
화개 장터에 달콤한 잠을 주무시는 할머님 많은걸 느끼게 하네요, 명승고적 참으로 아름답고 가보고 싶네요, 많은걸 보고 배우고, 넘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