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4월1일에 시작한
2016년 프로야구 경기가 장장 9개월여간의 정규 시즌을
이제 모두 끝내고 오늘부터 포스트시즌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10개
팀 중 4위를 유지하며 승승장구 하던 SK 와이번스 팀이
6위로 내려 앉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마지노 선인 5위도 확보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한 일은 아마추어인 필자의 눈에도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프로 야구경기는 실패 원인을 분석하여 다음 시즌에 심기일전하면 새로운 미래를 기약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여정은 한번 주어진 후반생을 잘 마무리 하지 않으면 비록 전반의
삶이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영원히 역전패의 불운을 감수 할 수밖에 없다.
채근담(菜根譚)에 인생후반과
만년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옛 말에 이르기를 ‘사람을
볼 때에는 그 사람의 후반만 보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명언 이라 할 수 있다.
●군자는 인생의 만년에 백배나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한 장수는 분명한 축복이지만 대다수의 노인들은 장수에 걸 맞는 노년의 삶에 대한 know-how가 부족하여 여생을 바라보는 시각에 기대와 불안이 혼재 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노후준비 대책으로는 돈, 건강, 관계 그리고 소일거리를 꼽고 있다.
재테크와 건강정보는 시중에 넘쳐나기 때문에 본인의 성향과 형편에 맞는 프로그람을 적절히 선택하는 선에서 이 문제는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노후의 탐욕은 재앙의 근원이 될 수 있고 젊을 때와 달라 한번 실패하면 만회할 기회가 좀처럼 다시 오지 않으므로 노년기의 축재와 재산 증식은 자제력을
발휘하여 보수적으로 임하는 것이 정석이 아닌가 싶다.
노후의 삶이 반드시 소유와 축적에 의해서만 좌우 되는 것이 아니고 “관계’에 의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있어 가난한 사람에게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9월4일 바티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주례로 시성식을 가진 고 테레샤 수녀는 생전에 “가장 지독한 가난은 고독감과 소외감”이라는 말씀을 남긴 바 있다. 고독감과 소외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나의
이기심을 죽이고 조건 없이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봉사하고 사랑하는 과정에서 해결책을 구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남녀노소 특히 노년의 가난을 벗어나는 한가지 방법은 사랑 할 줄 아는 능력을 배양하는 일이 첩경이
아닌가 싶다. 나를 낮추고 봉사하며 사랑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과정에서 테레샤 성인이 말한 “지독한 가난인 고독감과 소외감”에서 벗어 날 수 있고 또한 사랑의
교감을 통하여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노년의 삶을 완성 할 수 있는 보람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진실한 사랑의 편린은 논어와 성서를 통하여 접 할 수 있다.
유교의 중심 사상은 충서(忠恕)이며
논어 이인편과 위령공편에 다음과 같이 표현되어 있다:
●이인편 15장: 공자께서 “삼아, 내 도는 하나로 관철되어 있다.”고 말씀하시자, 증자가 “예”하고 대답했다.
공자께서 나가시자 문인이 “무슨 말씀이십니까?”하고
물어, 증자가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일 뿐이다.”고 말했다.
●위령공편 23장: 자공이 “한 마디로써 종신토록 지켜 행할 만한 말이 있습니까?”하고 물으니, 공자 께서 “그것은 서(恕)이니라,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 것이니라.”고 말씀 하셨다.
충서(忠恕)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내 마음속 한 가운데(中心)로 부터 타인과 같이
느끼는 마음(如心)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황금률은 마태복음과 루카복음에 나와 있다:
●마태복음 7장 12절: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루카복음 6장 31절: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노인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사랑할 수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반면에 하지 말아야 할 일도 꽤 많이 있다. 그 중 몇 가지는 아일랜드 출신 작가인
조나단 스위프트(Jonathan Swift) 가 32세때
쓴 A Tale of Tub(실없는 이야기)속에 담긴 “내가 늙으면”이라는 글에 나와 있어 그 내용을 축약해서 소개 하오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절대로 젊은 여인과 결혼하지 않을 것이고 이것을 자랑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모든 생활의 지혜와 생각하는 방식과 시류를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나는 같은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늘어 놓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단정한 몸가짐과 청결을 유지하는데 소홀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지나치게 까다로운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어리석은 짓을 해도 너그러이 이해 할 것이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든 부담감을 줄 정도의 많은 조언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예전의 아름다운 외모나 내가 거둔 성공에 대해서 뽐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몇몇 친구에게 만약 내가 이런 각오들을 소홀히 하거나 지키지
못할 때면 이를 알려 달라고 부탁 할 것이다.
미국 메이저 리그 원로 감독인 요기베라(Yogi Berra)가 말하여
야구경기에서 통용되는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에 비견하는 인생사에 통용되는 아포리즘(aphorism)이
있다. 두보의 시 군불견소혜(君不見簡蘇徯)에 나오는 “개관사시정(蓋棺事始定)”인데 그 의미는“사람의
일은 관 두껑을 덮기 전에는 모른다.”는 뜻이다. 따라서
사람은 죽을 때까지 노력해야 하고 죽은 뒤가 아니면 그 사람의 시비 선악을 평가 할 수 없음을 내포하는 말이다.
이시는 두보가 사천성 동쪽 기주의 깊은 산골에 은거해 있을 때 거기 와서 살며 실의의 나날을 보내던 친구의 아들 소혜(蘇徯)에게 보낸 시에 나온다.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지면
관계로 원문 생략):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길가에 버려진 못을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앞서 꺽어 넘어진 오동 나무를
백 년 뒤에 죽은 나무가 거문고로 쓰이게 되고
한 섬 오랜 물은 교룡을 품기도 했다
장부는 관을 덮어야 비로소 일이 결정 된다(丈夫蓋棺事始定)
그대는 아직 다행히 늙지 않았거늘
어찌 원망하리오, 초췌히 산에 있는 것을
심산궁곡은 살 곳이 못 된다.
벼락과 도깨비와 미친 바람까지 겸했다.
삶의 본질은 “관계”라고
말 할 때 노년의 처신과 공부는 “사랑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일에 집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 사람의 후반생도 각박한 이해관계의 틀에서 벗어나 좀더 관대 해지고 풍요롭고 느긋해 지지 않을 까 싶습니다.
The most terrible poverty is loneliness,
and the feeling of being unloved.-Mother Teresa of Calcutta(1910-1997) 가장 지독한 가난은 외로움과 사랑 받지 못하는 느낌 속에 사는 것이다-마더 테레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