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blog/17525D1A4B3DA25478)
가을하늘 파란바람 햇살눈부시어라
첨벙 뛰어들고픈데
눈에 닿는 흰구름 뗏목하나 없다
벌써 추석도 지나갔고 성큼 깊어진 가을
비갠 후
유리창에 비친 빌딩숲 사이
저어 푸르른 호수에
툼벙 망중한 돌팔매
핸드폰에 달아 그려보기도 하였지.
![](https://t1.daumcdn.net/cfile/blog/154CF3184CA8883354)
어느새 시간은 문득 밤깊고
이 맑은 어둠 그저녁
그대로 가을을 산책하노라니
청풍은 살갗에 일고
명월은 가슴달달 시리게 맑고깊다
이토록
이천십년 구월 삼십 나.무.요 일
기다림을 부쳐두고
기대를 불러내며
깊어 오는 가을
낮과 밤을 사박사박 노닐듯 가로질러
춤 새 둥지에 닿았지.
![](https://t1.daumcdn.net/cfile/blog/181CBB194CA8893A53)
쪽진 검은 머리는 깊고정갈한 가을밤
검은머리 틀어감은 하얀구슬꽃매듭은 이 밤 새하얀 달빛
눈동자 가슴가슴 맘을 수놓아가는 시선은 은하수 별빛
하얀 저고리 하얀 치마에 푸르른 두루마기 나래천은
구름을 희롱하는 가을하늘이었으니
아,
이 가을 향
깊고 깊은 새
나뭇가지 흔들 날아오르는
여인 하나 있었지.
소고가 달인가? 달이 소고인가?
둥근달 별빛 휘젓고 두드리며
시간을 녹이는 채
맘과 몸 휘저어 연주하는
춤. 새.
한 여인 날아오르고 있었지.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606154CA88A0641)
어둠과 조명에 반사되어
보라빛 휘장 그림자 하나 없이
걷는 발자국마다 별빛이 반짝인다
휘젓는 선따라 짓는 시는
홀로나 홀로아닌
하얀구름 노니는 파아란 하늘
햇살 한줄기 심심상인 미소
별하나 달하나 구름옷 바람소리
너울너울 춤추는 그대는
저 우주 은한 포석정에 띄워두었던 獨樂이련가
이밤사 맞닿아 예 흐르니
![](https://t1.daumcdn.net/cfile/blog/191CBB194CA8893952)
가을 깊은 밤
하아얀 달빛 세계 빛나는 푸르른 기와
그 어느 한 지붕 아래
소천 춤새
푸른구름이 하얀하늘 바람타고
날아오른다
너도 나도
어깨. 춤. 소리. 사이에.
별빛맑은 눈동자 달 휘영영
가슴 청학 노닐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01606154CA88A0540)
이토록이나 멋진 소천님과 춤새님 그리고 발길 한걸음 찾아든 관객이 모두 풍경과 배경이 되어준 품앗이 둥지콘서트였다
네.^________-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CBB194CA889374B)
처음은
같이 온 일행 그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에겐 시선을 거두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1CBB194CA8893648)
그러다간 점점
춤새님의 공연을 보러왔네라 하였기에
춤새는 알아도 서로는 모르는 서먹한 관.계.의 관.객.들이언데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CBB194CA8893649)
수메루님 그 소소히 맞아주는 붉은 차 한 잔에
밍기적 밍기적 끼여앉아 차 한 잔 나누노라니
![](https://t1.daumcdn.net/cfile/blog/141CBB194CA889384C)
아직 서로의 살갗은 낯설어 조금 비껴 띄엄띄엄 시선은 찻잔에만 맞추었지만
![](https://t1.daumcdn.net/cfile/blog/151CBB194CA889384D)
피어오르는 차향에 스며드는 차맛에
부드러운여자님의 리드에 따라 한분 한분 자기를 소개하오니
![](https://t1.daumcdn.net/cfile/blog/161CBB194CA889384E)
조금씩 조금씩 눈동자를 마주하며 가슴을 열어가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1CBB194CA889374A)
이번 둥지콘서트엔 또다른 풍요의 미학이 있었으니 "십시일반!!!"
일과가 끝나고 원당에서 글쎄요님과 함께 만두 두부 쌀강정 막걸리와 茶를 추진하여 나섰다.
연신내를 돌아나올 제 마음거울님을 픽업하여 김밥 감자떡 바나나를 추가할 수 있었고
헌데 와보니 음식이 이미 푸짐하다
가장 빛나는 거 하나만 꼽자면 5년 냉동 숙성된 곶감
그렇게 귤 떡 빵 튀김 한과 과일쥬스 중국빼갈주
저마다 십시일반 함께 자리를 마련하며 마음을 내어주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1CBB194CA889394F)
시간은 저녁 8시. 올 사람은 오고 안올 사람 안온 가운데 아직 못이른 지각생이 있다 하니
공연이 십분 발휘되고 공연에 십분 젖여들 수 있도록
10분 연장하여 드디어 저녁 8시 10분.
부드러운 여자님께서 조명 무대에 서서 시작을 알리며 오늘의 주인공이신 소천님과 춤새님을 차례 차례 모신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1CBB194CA8893950)
소천님, 차를 들며 서로를 소개할 때는 있는듯 없는듯
그저 사람 속의 사람 일편으로만 자리하고 계셨었는데
무대 중앙 의자에 앉아 기타줄을 타라랑 튕기시며 하시는 멘트와 노랫가락 그 소리가
어찌나 관객의 가슴을 훔쳐드시는지... 그 넘치는 카리스마 무대와 객석의 지배자였어라.
![](https://t1.daumcdn.net/cfile/blog/181CBB194CA8893951)
요즘가요가 아름답지않다거나 그를 탓하려하는 것은 아닌데요...
물론 저도 가요를 즐길 땐 즐기지만요
인스턴트 같아요. 한 달을 불르자면 질려버려요.
좀 더 새롭고 자극적인 신곡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 인기지속 주기가 짧아요.
그러다보니 마약도 하는 이들이 있기도 하지않나 하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191CBB194CA8893A54)
헌데, 우리 민요나 우리 가락은 발효음식 같아요.
한 곡만 제대로 갖고있어도 평생을 불러먹을 수 있으니 신곡에 대한 압박도 없지요.^^
우리 소리 자체가 마약이라 따로 마약을 찾을 필요가 없다 할까요?^^
이 발효라는 것이 참으로 놀라운 것이라
그냥 시간이 오래되었다고 다 발효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잘 못되면 부패되는 것이거든요.
사람들도 이와 같아요. 그냥 나이만 먹었다고 경륜과 경험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지요.
저는 우리의 문화와 미학을 이 발효라는 단어로 함축해봅니다. 아까 마신 차맛처럼.....
그러면서 우리의 열렬한 후렴구 추임새를 곁들여
정선아리랑 이별가 뱃노래 한오백년을 열창하셨지.
그리곤 아리랑을 춤새님과 함께 수놓으시곤 인계하셨지.
![](https://t1.daumcdn.net/cfile/blog/201CBB194CA8893A55)
우리의 가락이나 소리의 양 축을 恨과 신명이라 하였는데...
소천님의 구성진 서도 가락의 흥 속에서 역동적인 신명을 느꼈네라면
춤새님의 흐르는 춤사위와 애잔한 시선에서는 고요하고도 정적인 유장한 애닯픔을 느꼈네라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CBB194CA8893B56)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다리를 꼬아선 기타를 안고 있는 소천님의 정적 모습 위로 흐르는 소릿가락은 역동적으로
온 무대를 누비며 살풀이 너울천을 휘돌리며 떨구고 풀어내는 춤새님의 역동적인 춤사위는 고요한 적정으로
몸의 외연과 내재된 선률이 정반합을 이루며 아주 잘 어울리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1CBB194CA8893B57)
그 한 귀퉁이
조명없는 어둠 객석의 우리네
그저 우두커니 바라보고 듣고있으니
그 몸짓 손짓 얼짓 시선의 고개 따라
무언가 숨막히는 질곡~ 가슴 울컥!!!
![](https://t1.daumcdn.net/cfile/blog/111606154CA88A053F)
스튜디오 밖 벽 하나의 사이에
가끔 부르릉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사람들 기척소리 들리며
일상의 시간은 그대로 흘러가고 있음을 확인하지만
벽 하나 스튜디오 안에서는
숨막히듯 떨려나오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지.
마치 두 개의 세계가
서로 다른 시간을 경주하며
벽 하나의 경계로 흘러가고 있는듯
![](https://t1.daumcdn.net/cfile/blog/201606154CA88A0540)
이윽고 춤의 나래가 접히고 무대조명이 꺼지고
객석과 무대의 경계없이 형광등이 밝혀지니
하나의 세계는 꿈만 같아 홀현히 사라지고
벽 하나 그 안과 밖의 시간도 다시 하나로 같이 흘러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1606154CA88A0644)
자~아, 이젠 각자가 가져온 음식을 나누며 주린 배를 일단 채우시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131606154CA88A0642)
하시며 공연 END 막을 내려주시고 있는 부드러운여자님.
곧 무대는 커다란 상이 되어서 음식이 차려지고 뒷풀이가 시작된다.
관람 소감을 서로서로 도란도란거리며 배를 채우는 것도 좋겠으나
우리 이 공연분위기를 타고
먹을 사람은 먹고 마실 사람은 마시며 속삭일 사람은 속삭이는 가운데
우리도 하나씩의 18번 한자락 노래해보세
불러도 좋고요
읊어도 좋고요
이야기도 좋고요
어깨춤 누벼도 좋으니
이는 맘 따라 시선 시선 나누고 가자구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171606154CA88A0745)
소담님, 송창식씨의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시는 노래 선운사
그 기교없는 설레임 두근거림에 발원한 바이브레이션 목떨림 그 소리~~~
![](https://t1.daumcdn.net/cfile/blog/181606154CA88A0746)
바보온달이라 할려다간 그냥 짧게 바보로만 불릴 것 같아서 온달이라 하였습죠.
허니 평강공주가 따라 나오드라 이거요. 참 재밌더란 말이지요.^^
함석헌님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서정주님의 "푸르른 날"
오랜 손때가 뭍은 수첩을 꺼내을 읊어주시는데.....
![](https://t1.daumcdn.net/cfile/blog/191606154CA88A0747)
그 위에 양희은 못지않은 고운 목소리의 마음거울님,
기다림'이란 가곡으로 공연의 소감을 그윽하게 실어주시었지.
![](https://t1.daumcdn.net/cfile/blog/111606154CA88A0848)
더불어 모두 우리의 이 자리와 인연을 감사하며 이 기쁨을 "만남"이란 노래로 자축하자 제창하는데
어찌 목소리들이 시원치않으니
부드러운여자님, 우렁우렁 목소리를 드높이 선창하시며
분위기를 달구고 이끄는 진행의 카리스마를 날려주신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606154CA88A0849)
그렇게
배우도 관객도 따로없이 너 나 우리는
![](https://t1.daumcdn.net/cfile/blog/111606154CA88A094A)
함께 있어 더욱 흥겹고 향이 나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풍경으로 자리를 함께 가꾸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606154CA88A094B)
문득 돌아보니
이런 공연 다시 만나기 참 어렵겠더라
![](https://t1.daumcdn.net/cfile/blog/131606154CA88A094C)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불빛 하나에 지워지고
시선 하나에 세워지는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606154CA88A0A4D)
배우과 관객, 관객과 관객이
음식 한자리
일어서고 앉아있고에 갈리는
![](https://t1.daumcdn.net/cfile/blog/131606154CA88A0A4E)
각각의 예인과 관객
각각의 사람 사람으로
저마다의 흐름과
저마다의 인연이었건만
이 한마당에
한 인연
한 호흡으로
흘렀어라
담겼어라
이런 사랑방 공연문화 어데있을까?
하니
다시 만나기 어렵겠더라~~~~
춤새님,
그리고 그 둥지 안의 마나님이신 수메루님과 부드러운여자님
더불어 참
즐거웠습니다.
감사하였습니다.
- 차맛어때 산울림 dream -
첫댓글 좋은 자리에 다녀오셨군요~ ^^;;
예, 그렇습니다. 다음에는 님도 함께 하기를......!!!^____~